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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보다 중요한 건 양심이에요”

120만 원 든 지갑 주인 찾아준 고성중앙고 1학년 김태의 군
최민화 기자 / 입력 : 2016년 12월 09일
ⓒ (주)고성신문사
11월 마지막 주말의 이른 아침 등굣길. 직장인들의 출근시간대와 겹쳐 많은 이들이 오고가는 길이지만 토요일이어서 그런지 거리는 한산했다. 더조은병원 앞에
서 두툼한 지갑 하나가 고성중앙고등학교 1학년 김태의(사진) 군의 시야에 들어왔다. 
주워들고 보니 현금 120만 원, 아이에게는 거금이 들어있는 주인 없는 지갑이었다. 태의는 그 길로 주운 지갑을 아버지에게 맡기고 학교로 향했다.
“열어보니까 신분증이 들어있어서 경찰서에 가져가면 주인을 찾아줄 수 있겠다 싶었습니다. 너무 큰 돈이 들어있어서 오히려 욕심나지 않았어요. 주인을 찾을 때까지 제가 가지고 있는 것보다 어른들이 가지고 계신 게 나을 것 같아서 아버지께 드렸어요.”
주변에 아무도 없었다니 그냥 가져도 모를 일이었다. 하지만 17살 소년에게 120만 원은 그냥 갖기에는 무서운 금액이기도 했고, 부모님이 늘 말씀하시던 “남의 것을 탐하지 말라”는 가르침이 떠올랐다. 더는 고민할 것도 없었다.
태의 아버지 김진효 씨는 아들에게서 전해 받은 지갑을 고성경찰서에 맡겼다. 태의가 주운 지갑의 주인은 서울에 있었다. 아마도 근처 병원에서 근무하던 의사가 걸음을 재촉하다 흘린 것 같았다.
“만약에 친구들이랑 있다가 지갑을 주웠고 친구들이 쓰자고 했더라도 금액이 너무 많으니까 저는 겁이 났을 거예요. 하지만 주운 금액이 적었다면 쓰고 싶다는 유혹에 흔들렸을지도 몰라요.”
그 또래의 남자아이들이 하고 싶은 것, 사고 싶은 것이 얼마나 많을까. 게다가 아이들이 하고 싶은 것들에는 늘 돈이 필요하다. 그러니까 어차피 주인이 잃어버린 돈, 혼자만 눈 감고 펑펑 쓰면 그만일 텐데 태의는 양심 없는 어른들보다 훨씬 낫다.
“지갑을 가져다 드리니까 아버지께서는 잘했다고 칭찬하셨어요. 지갑 주인을 만나 뵙지는 못했지만 그 분이 그냥 고맙다고 한 마디 해주신다면 그게 제일 기쁠 거예요.”
태의 아버지 김진효 씨는 늘 아이 같이 철없는 줄로만 알았던 막내아들이 어찌 보면 일종의 유혹이었을 텐데 흔들리지 않고 의연하게, 의젓하게 자라는 것이 눈에 보여 대견하다.
“제 아들이어서가 아니라 태의가 그 또래 보통의 남자아이들처럼 좀 산만하긴 해도 착하긴 해요. 태의가 마냥 어린 아이인 줄만 알았습니다. 공부를 아주 잘하거나 대단한 재능보다 저는 양심적이고 착한 우리 아들의 모습이 훨씬 자랑스럽습니다.”
아버지의 자랑이고 자부심인 태의는 역사나 체육 교사가 되고 싶다. 지식도 중요하겠지만 누군가를 가르치기 위해서는 바른 심성 또한 중요한 자격이다. 그렇게 본다면 태의는 심성만큼은 이미 타고났다.
“또 그런 일이 있다고 해도 똑같이 했을 거예요. 돈을 떠나서 제 양심을 버리지 않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최민화 기자 / 입력 : 2016년 12월 09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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