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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자욱
달꽃
물오른 그 날의
뜨겁던 기억 자욱
꽃보다 붉은 단풍
느닷없이 시인 두목(杜牧)의 ̒상엽홍어이월화(霜葉紅於二月花) 787;라는 시구가 떠오른다. 두목은 당나라 말기의 낭만 시인으로 작은 두보, ‘소두(小杜)’라고 일컬어질 만큼 뛰어난 시인이다. 그의 <山行>이라는 시는 이렇다.
“遠上寒山石徑斜 白雲生處有人家 停車坐愛楓林晩 霜葉紅於二月花”
풀이해 보면, 차가운 가을 산의 비탈진 구불굴불한 돌길을 올라가니, 구름이 피어나던 곳에 인가가 있어, 수레를 멈추고 저녁나절의 단풍 숲의 아름다움을 감상하고 있으니, 서리 맞은 단풍잎이 2월의 꽃보다 붉다는 뜻이다.두목은 이미 청년 시절에 <아방궁부(阿房宮賦)〉같은 시를 썼다. 이 시는 진시황이 지은 아방궁의 웅장함과 화려함, 성대한 모습을 묘사하고서는 진시황의 교만과 사치로 백성들이 혹사한 것을 비판하며 포악한 군주는 반드시 무너진다는 경각심을 고취한 것으로 널리 알려져 있다.
두목은 그의 시만큼 빼어난 미남자였다. 그와 관련한 ‘취과양주귤만거(醉過楊州橘滿車)’라는 일화가 인구에 회자한다. 두목이 술에 취해 양주 거리를 지날 때면 두목을 흠모하던 기생들이 그에게 잘 보이려고 귤을 던졌다. 얼마나 많은 기생들이 귤을 던졌든지, 그렇게 던져진 귤이 수레를 가득 채웠다고 하니, 당시 두목의 인기가 대단했음을 웅변한다. 수려한 외모만큼 빼어난 감성으로 霜葉紅於二月花 같은 명구를 남겼으니, 소두라는 칭송을 받고도 남을 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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