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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공원에서
이화
오랜 기다림.
기다림의 이데아
본지에 디카시를 연재한 지도 꽤 오래 되었다. 벌써 109회째다. 매 연재 글은 수요일 저녁에 서 메일로 보낸다.
오늘은 좀 특별한 곳에서 특별한 시간에 이 글을 쓴다. 중국 상해 푸동공항에서 그것도 새벽 2시가 넘어 물론, 노트북으로 쓴다. 11월 26일 하동 이병주문학관에서 열리는 디카시 심포지엄에 참석하기 위해 한국으로 가는 중이다. 중국 정주에서 상해 홍차오공항으로 와서 다시 푸동공항을 경유하여 부산공항으로 가는 항공편인데, 방금 상해 홍차오공항에서 택시로 푸동공항에 막 도착했다.
심야에는 지하철도 공항버스도 없어 택시를 탈 수밖에 없어, 미터요금으로 왔는데, 요금폭탄을 맞았다.
살다 보면, 종종 폭탄을 맞는다. 폭탄은 꼭 나쁜 것만은 아니다. 영감도 때론 폭탄처럼 찾아온다.
이번 연재는 잡설이 길다. 푸동공항이라는 특별한 공간, 그것도 새벽녘에 쓰는 글이라 그런가 보다.이번 디카시는 좀 특별하다.
내가 알기로는 디카시 중에서 가장 짧은 작품이 아닌가 한다. 디카시는 영상과 문자가 하나의 텍스트로 말하는 것이기 때문에 문자시와는 다르다. 영상이 있기 때문에 문자시의 언술 방식과는 다르다. “오랜 기다림”이라는 짧은 언술이 큰 울림을 주고 있다. 기다리다 지쳐서 다른 이들은 모두 떠나버리고 빈 의자만 남아 있는데, 유독 혼자만 망부석 같은 이미지의 조각상으로 남았다. 한 치의 흐트러짐도 없이 꼿꼿하기만 하다.
디카시는 이렇게 짧은 언술로도 얼마든지 가능하다. 하이쿠보다 더 짧은 이런 디카시를 많이 볼 수 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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