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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고성군지’를 보고

강홍우 전 고성향토사연구회 사무국장 / 전 철성초등학교장
고성신문 기자 / gosnews@hanmail.net입력 : 2016년 11월 18일
ⓒ (주)고성신문사
새 ‘고성군지 (固城郡誌)’가 발간되었다. 1995년 6월 30일 고성군지편찬위원회에서 발간된 후 20여년 만에 새로 발간이 된 것이다. 그 때는 고성군지편찬위
회에서 발간을 하였으나, 새 고성군지는 고성문화원에서 편집하여 발간을 했다. 그동안 고성군지 발간을 위해 노고를 아끼지 않은 편찬위원과 집필위원 여러분께 이 지면을 빌려 깊은 경의를 표한다.
지난 10월 중순경 고성도서관에 갔다. 열람을 위해 컴퓨터에서 책명으로 ‘고성군지’를 입력하니 1995년도 판이 안내되었다. 직원에게 문의해서 뒤편 서가에 보관 중 아직 등록도 되지 않은 새 고성군지를 넘겨받았다. 책을 꺼내보니 모두 3권으로 짜여졌고 책 표지는 컬러판으로 전면에는 고성읍 전경, 뒷면에는 고성만을 배경으로 여러 명소들을 배열해 놓아 한마디로 화려했다. 
우선 1권을 뽑아 읽어 봤다. 먼저 발간사와 축사, 그리고 고성문화원장의 ‘발간에 즈음하여’가 이어졌다. 이어 고성군 현황을 비롯하여 고지도 및 화보를 29쪽이나 펼쳐 놓았다. 다음은 고성군지편찬위원회 위원명단과 고성군지 집필위원명단을 실었고 그 뒤에 총목차가 기록되어 있었다. 
제1편 제1장 ‘고성은 어떤 도시인가.’라며 정해룡 소설 ‘조선의 잔다르크 월이’에서 발췌한 내용을 4쪽에 걸쳐 기록해 놓았고, 제2장에서부터 연혁이 시작되었다. 참고로 전 고성군지의 편제를 보면 먼저 고성군 현황과 고성군의 상징 고성군 행정지도, 군수 발간사와 군의장의 축사 이어 목차, 제1편 총론, 제1장 고성군의 연혁 등으로 짜여져 있다. 
각 지방지(誌)는 그 지역의 역사서이다. 그렇다면 역사적인 사실(事實)을 중심으로 만들어져야한다. 그런데 새 고성군지에서는 오류가 좀 많은 것 같아 몇 가지 문제점을 지적하고자 한다. 
먼저 고성의 옛 이름인 소가야를 ‘쇠가야’로 바꿔 놓았다. 참으로 소(牛)가 웃을 일이다. 왜 소가야가 ‘쇠가야’ 인가? 고성지역의 고대국명에서 고성지역을 소가야라고 불렀던 이유를 알 수 없다면서, 어떤 사람의 의견을 들어 ‘쇠가야’가 잘못 전해진 것으로 추정한단다. 그 이유는 고성과 철성이라는 지명은 ‘쇠처럼 단단한 성’이란 의미이며, 또 다른 이유로는 동외동 패총에서 발굴된 야철지와 청동장식을 들고 있다. 
우리나라에 쇠와 관련된 지명은 많다. 이는 쇠처럼 단단하고 굳건하다는 의미는 맞지만, 그렇다고 철성이 쇠로 만든 성도 아니고, 야철지 또한 곳곳에서 발견되기도 했다. 또 고성이 가야시대에 철의 주산지가 아니며, 삼국지 동이전에는 금관가야와 대가야에서 철이 많이 생산되어 왜와 주변나라에서 사갔다고 기록되어있다. 제시된 청동유물은 그 명칭이 ‘조문청동기(鳥文靑銅器)’로서 큰새 두 마리를 중심으로 모두 42마리의 새가 조각되어 있으며, 그 외에도 여러 문양이 새겨져 있다. 이 유물은 삼국시대 작품인 것으로 보고 있으며, 이와 유사한 청동기는 대전에서도 출토된바 있다. 이 유물은 쇠로 만든 것이 아니며 청동으로 만든 작품인데 어찌 쇠와 연결을 지웠을까? 
쇠와 청동은 엄연히 그 성질이 다르고. 역사 시대별로도 청동기시대와 철기시대는 구분된다. 청동장식이 발굴 되었다고 해서 ‘쇠가야’라고 하는 것은 청동기문화와 철기문화의 역사 인식을 제대로 못하는데서 온 오류이다. 
우리 고성에서는 조문청동기도 출토되었고 근세에는 삼산면에서 구리도 많이 생산되었으니 차라리 ‘쇠가야’라 하지 말고 ‘구리가야’ 즉 동(銅)가야로 함이 어떻겠는가? 어찌 이런 허무맹랑한 구실로 삼국유사 이후 각종 지리지에 전승해온 이름을 누구 맘대로 이렇게 조작을 하는가? 
얼마 전 고성문화원에서 실시한 문화유적 순례 중에서도 고성향토사연구소 임원이라는 사람이 “이제는 소가야가 아니고 쇠가야입니다” 라고 했었는데, 참으로 어이가 없었다. 
이는 역사왜곡을 넘어 역사조작에 이른다. 고성군민은 제발 이런 조작에휩쓸리지 말고 앞으로는 ‘쇠가야’라는 이름을 입 밖에 내어서는 안 될 것이다. 이어진 글에서 소가야 대신 고자국이나. 고사포국이라 부르는 것이 어떻겠느냐? 고도 했는데 이들 이름의 근원을 잘 살펴보기 바란다.
다음으로 새 고성군지 서두에 ‘고성이란 어떤 도시인가.’라는 글이 실렸는데 한마디로 ‘역사개관’인 셈이다. 이 글은 정해룡의 소설 ‘조선의 잔다르크 월이’에서 인용한 것으로 소개 되어있다. 
어째서 고성군지의 연혁에 앞서 개관이랍시고 소설을 인용해 실었을까? 소설은 소설일 뿐 역사서가 아니다. 소설은 그 특징 중 하나가 허구성이다. 어떤 사건을 전재로 역사소설을 썼더라도 흥미위주로 꾸며낸 이야기인 것이다. 이게 어찌 개관일 수 있겠는가? 비록 고성지역의 역사를 소개한 내용일지라도 역사서에 소설내용을 그대로 옮겨 실을 수는 없는 일이다. 이로 하여 이번에 발간된 고성군지는 소설의 홍보 책자로 전락하고 말았다. 꼭 고성군의 개관을 적고 싶었다면, 편집위원들이 지혜를 모아 한눈으로 고성의 역사를 파악할 수 있게 요약해 실었어야 할 것이다.
이어 편제 부분에서 살펴보면 역사서는 화보나 앨범이 아니다. 전면 29쪽이나 할애하여 각종 사진들을 나열할 필요가 없으며, 꼭 소중한 사료라면 별도 부록으로 엮어야 할 것이다. 또 편찬위원회 위원 명단이나 집필위원 명단은 앞에 드러낼 필요가 없다. 
아마 이 책을 만듦에 있어 그 책임성을 강조하기 위해 명단을 앞세웠는지는 모르겠으나, 누가 봐도 유세를 떠는 즉 명예를 앞세우기 위한 행위로 밖에 볼 수 없다. 참고로 전 군지에서는 고성군지편찬위원회 명단과 집필위원 명단이 뒷부분에 실려 있다. 
이 밖에도 여러 가지 문제점이 발견되었으나, 지면 관계상 줄인다. 전체적으로 새 고성군지가 전 군지보다 퇴보된 느낌이 드는 까닭은 웬일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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