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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쌍둥이 자매 공무원이 고성군에서 공직생활을 시작해 화제가 되고 있다. 사진 오른쪽부터 첫째 장서은, 둘째 서연, 막내 서진 씨 |
ⓒ (주)고성신문사 |
| 힐끔 봐도 누구든 자매라는 것을 알아차릴 정도다 싶었는데, 알고 보니 세쌍둥이다. 엇비슷한 생김생김들이 오목조목 예뻐서도 눈길이 가는데, 이 세쌍둥이 자매들이 모두 같은 길을 걷는다니 전국적으로도 이런 일이 흔하지 않다.
장서은(22·부경대 3학년)·서연(22·창원대 3학년)·서진(22·창원대 3학년) 씨 자매는 고성군청 소속 행정9급 공무원들이다.
“어머니 뱃속에서부터 같이 있었고 어린 시절부터 꿈도 똑같았던 우리 세쌍둥이가 이제 어머니의 고향 고성에서 꿈을 펼치려고 합니다. 세쌍둥이의 막강파워를 보여드릴 거예요.”
둘째 서연 씨는 지난해 10월 임용 후 하일면사무소에 근무 중인, 세쌍둥이 중 공무원 선배다. 그리고 뒤이어 지난 20일, 언니 서은 씨와 동생 서진 씨가 고성군청에 신규 임용되면서 엄마 뱃속에서부터 같이 출발한 세쌍둥이는 나란히 한 직장에서 근무하게 됐다.
생긴 것도, 똑부러진 성격도 똑닮은 세쌍둥이는 초등학교부터 고등학교까지 모두 붙어다녔다. 어딜 가나 시선이 집중되는 것은 마찬가지였다. 대학 재학 당시 맏이 서은 씨가 부산으로 진학하면서 잠시 떨어져있었던 세쌍둥이는 사회에 나와 다시 합체했다.
“사실 막내 서진이는 지난해 국가세무직 공무원으로 합격했어요. 그런데 아무리 생각해봐도 지방행정직이 더 하고 싶어서 다시 시험을 쳤고, 1년만에 꿈을 이뤘어요. 세상에 태어나기 전부터 꽁꽁 뭉쳐있던 우리 세쌍둥이가 사회생활까지 같은 직장에서 시작하니 부모님과 할머니가 제일 기뻐하시네요.”
창원 출신인 세쌍둥이 중 둘째 서연 씨는 공무원 생활을 시작하면서부터 고성읍 기월리 외할머니댁에서 출퇴근하고 있었다. 그러다 20일부터 첫째 서은 씨와 막내 서진 씨가 합류하면서 기월리는 왁자한 활기가 넘친다.
“집안이 넉넉하진 않았어요. 아버지는 버스기사를 하시고 어머니는 소일거리를 찾으셨습니다. 그래서 방학이면 늘 오빠와 함께 외할머니댁에서 사촌들과 함께 지냈어요. 어린 시절부터 외삼촌을 보면서 막연하게 공무원을 꿈꿨는데, 셋 모두 그 꿈을 이뤘으니 이보다 행복할 수 없네요.”
세쌍둥이의 외삼촌 진동수 씨는 현재 경남도청 국제통상과 일본 도쿄사무소장이다. 외삼촌을 보며 세 자매는 헌신하고 봉사하는 삶을 사는 공무원을 천직으로 여겼다. 자매는 2014년 7월부터 함께 공무원 시험을 준비했다.
공무원 공부가 쉽지만은 않았다. 슬럼프도 찾아왔다. 그럴 때면 세쌍둥이는 어린 시절의 추억이 고스란히 남아있는 고성의 외할머니댁에서 쉬기도 하고 공부하기도 했다.
“하루도 빠짐없이 매일 아침 6시부터 공부를 시작했어요. 쉬는 동안에도 셋이서 물어보고 답하는 형식으로, 공부를 놀이처럼 즐겼더니 슬럼프는 사라지더라고요. 부모님께도 감사하지만 늘 넉넉한 마음으로 지켜봐주신 외할머니께도 감사합니다.”
세쌍둥이의 외할머니 주금순 씨(고성읍, 69세)는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을 세 손녀들이 어쩌면 이렇게 예쁜 짓만 하는지 모르겠다”며 “합격도 자랑스럽고 대견하지만 앞으로 손녀들이 청렴하고 당당한 고성군 공무원으로 새로운 길을 걸을 생각을 하니 벌써부터 가슴이 벅차다”며 손녀들의 미래를 축하했다.
첫째 서은 씨는 영오면, 막내 서진 씨는 영현면에 근무한다. 제일 선배인 둘째 서연 씨는 벌써부터 각오가 대단하다. 밤마다 언니와 동생을 가르치겠다는 열정이 불탄다.
“중간에 끼어있지만 제가 공무원 선배잖아요. 밤마다 민원인 응대법과 좋은 공무원의 길을 가르칠 거예요. 절대 봐주지 않을 겁니다.”
삶의 시작과 과정, 꿈이 같았고 이제 가는 길까지 같은 세쌍둥이 자매들. 20대 초반의 넘치는 열정과 세쌍둥이 특유의 생기발랄한 에너지가 고성군청을 채운다.“의지하고 격려하며 지내온 저희 세 자매, 앞으로도 힘들 때면 의지하고, 나약해지면 서로 채찍질하며 행복한 미소를 전하겠습니다.”/최민화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