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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누구니
손연식(시인)
넌 누구니
응 난 하늘
너는 누구니
응 나는 바다
존재에 대한 물음
하늘과 바다가 통성명을 하고 있다. 누구니라는 것은 존재에 대한 물음이다.
인간은 더불어 살아가야 하는 존재다. 가족, 이웃, 사회, 국가 나아가 세계, 아니 우주 속의 존재가 사람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람들은 때로 스스로를 유폐시키며 단절된 존재가 되려고도 한다.
속세에서 벌어지는 일과는 아무런 관계도 맺지 않고 초탈하게 지내고자 하는 방외인을 꿈꾸기도 한다. 아예 출가하여 세속과 끊고 한 평생 도를 구하며 토굴 속에서도 지내기도 한다.
어쩌면 그럴수록 더 근원적 존재에 대한 물음, 더 큰 존재에 대한 물음으로 귀결될 것이고, 또한 자신에 대한 물음에서 피할 수도 없을 것이다.
하늘이 바다에게 누구니라고 묻고 바다가 하늘에 누구니라고 묻듯이, 존재에 대한 물음과 탐구를 피할 수는 없다. 존재에 대한 물음이 없이는 한 순간도 살 수 없는, 사유하는 존재가 사람이다.대상이 없으면 독백이라도 해야 하지만, 그러나 독백만큼 쓸쓸한 물음도 없을 것이다.
가끔 정신을 놓친 사람들이 대상 없는 독백으로 무슨 주문처럼 중얼거리는 모습을 볼 때가 있지 않은가. 그건 너라는 존재를 상실했기 때문에 자신도 잃어버린 지경에 처한 것 아닌가. 하늘이 하늘인 것은 바다가 있기 때문이고 바다가 바다인 것은 하늘이 있기 때문이다.
누구니, 라는 물음은 결국 나라는 존재의 올바른 확인에 다름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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