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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수남 시인의 애끓는 사모곡

상처 많은 삶 담은 작품집, 어머니에 대한 그리움 노래
최민화 기자 / 입력 : 2016년 09월 30일
ⓒ (주)고성신문사
고독함은 모든 예술가의 숙명이다. 아픔과 상처를 겪을수록 예술은 단단해진다. 단 한 음절의 시어(詩語)에도 우주를 담아야 하는 시인의 삶은, 어쩌면 더욱 그럴지
도 모른다. 
그러나 시인으로 사는 것이 아무리 고단하다 해도, 외롭고 고독하지만 또한 놓을 수 없는 것이 예술이고 문학이다.
손수남, 그녀는 스스로의 삶을 상처 많은 시간이라고 한다. 그리고 그런 그녀의 삶은 그녀가 담담히 써내려가는 시에 고스란히 묻어난다.
그녀의 어머니는 덜컥 병을 만났고, 자신의 병명도 모른 채 지금 그녀의 나이에 세상 소풍을 끝내고 말았다. 그녀 말마따나 찔레꽃 같던 어머니는, 젊은 시절 생떼같은 아들을 잃었고 그 아픔을 가슴 깊이 묻고 살아야 했다.
젊은 나이에야 어찌 그 마음을 다 이해할까. 손수남 시인은 삶의 부침을 겪고 나서야, 그리고 돌아가시던 어머니의 나이가 되어서야 비로소 어머니의 삶과 사랑, 투박하지만 다정했던 그 마음을 알게 됐다. 그래서 그녀의 시에는 담담하지만 절절하고, 통곡보다 더 슬프지만 또한 생각하면 가슴이 뜨끈해지는 어머니에 대한 그리움이 물씬 느껴진다.
오랜만에 통화한 어머니는 일상에 쫓겨 전화 한 통도 쉬 지나친 딸에게 “니는 엄마가 죽어도 모르제”라며 타박한다. 그 말 한 마디는 딸의 가슴에 아프게 박혀있다.
그러다가도 시인은 봇도랑가에, 찔레꽃이 된 어머니를 앉혀놓고 늙은 아버지와 함께 마늘대를 뽑으며 두런두런 이야기를 나누고, 어느 여름에는 아버지에게 에어컨을 사드리고도 좋은 소리 못 듣다가 은근슬쩍 리모콘을 눌러보는 아버지를 보고는 늙은 아기 재롱이라 한다. 
어느 날에는 말 못하는 강아지 삼순이와 함께 별 것 없는 일상을 보내기도 하고, 또 어느 날에는 딸의 임신 소식에 온 세상이 벅차오르기도 한다.
손수남 시인의 작품 ‘오월’은 그녀의 고향 밀양에 잠들어있는 어머니께 바치는 그녀의 사모곡이다. 그래서 그녀는 곧, 그리운 어머니 앞에서 출판기념회 삼아 한바탕 잔치를 하기로 했다.
손수남 시인은 언제나 덤덤한 사람이다. 그녀 가슴 속은 언제나 잠잠한 것만 같다. 그러나 그녀의 마음에는 순수한 아이도 살고, 이따금씩은 폭풍우가 휘몰아치기도 한다. 시인의 숨은 상처는 쉬이 읽히지 않는 법이다. 
다만, 그녀의 글을 천천히 읽어내리다 보면 짧은 한 마디에 16부작 드라마보다 많은 이야기가 담겨있다. 시인의 질곡 많은 삶을 담은 시집, ‘니는 엄마가 죽어도 모르제’는 그녀의 절절한 사모곡이고, 소소한 일기이고 또한 그녀의 삶이다.
최민화 기자 / 입력 : 2016년 09월 30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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