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물음
김인애
지축이 흔들리자 지상의 마음들이 어두워졌다
마지막 빛의 시간을 구름이 온 몸으로 흩어 놓았다
그 사이로 천둥처럼 들려오는
사람아, 네가 어디 있느냐?
사람아 네가 어디 있느냐
요즘 중국에서 거주하지만 한국의 지진 소식을 들어 잘 알고 있다. 그간 지진에 대해서는 안전지대로 알았던 한국에서 예상하지 못한 큰 지진이 일어나 큰 공포를 불러일으키고 있다. 경제나 정치 등 여러 면에서 걱정이 많은데, 지진까지 수시로 발생하니 더욱 힘든 국면이다.
거대한 우주 속에 작은 공처럼 떠 있는 지구에 사는 인간이란 도대체 어떤 존재인가. 지축이 한 번 흔들리니까, 꿈도 비전도 한 순간 모두 흩어져버리고, 목숨 하나 어디서 숨어 살아낼 수 있을까, 하고 전전긍긍할 즈음, 천둥처럼 들려오는 “사람아, 네가 어디 있느냐?”라는 신의 음성에 귀기울이지 않을 수 없다.
지축이 흔들리면 지상의 모든 것은 뿌리째 흔들릴 수밖에 없다. 지상에서 땅을 딛고 사는 인간에게 있어, 땅 자체가 요동치면 제아무리 중심을 잡는다고 해도 도무지 지탱은 불가능하다.
이것이 인간의 실존이다. 인간은 스스로 설 수 없는 존재다. 땅을 딛고 서야 하고, 하늘이 또 열려 있어야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인간은 무한한 우주를 향한 도전을 이미 시작했다.
엊그제 신문 보도에 의하면 민간우주항공업체인 스페이스 엑스와 전기차 업체 테슬라의 최고경영자(CEO)인 엘론 머스크가 화성에 ‘자체적으로 유지할 수 있는 인간 식민지(a self-sustaining human colony)’를 건설하고 우주여행도 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미래 비전을 발표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