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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옥천사에 환수된 나한상. 현재 성보박물관 수장고에 봉안돼있다. |
ⓒ (주)고성신문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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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7년 도난 후 행방을 알 수 없는 옥천사 영산회상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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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0여 년 전 도난당한 옥천사의 나한상 2구가 최근 다시 옥천사로 돌아오면서 도난 문화재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옥천사 성보박물관장 원명스님에 따르면 도난당했던 나한상 7구 중 2구를 보관하고 있던 소장자가 기증의사를 밝히면서 지난달 12일, 나한상을 되돌려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환수된 나한상은 지난 6월 열린 동북아불교미술연구소가 개최한 옥천사 학술대회에서 김희경 한국고미술감정연구소장, 최선일 문화재청 문화재감정위원이 도난된 나한상에 대해 발제하면서 공개한 사진을 통해 환수까지 이른 것으로 밝혀졌다.
학술대회 당시 김 소장과 최 위원은 1980년대 안귀숙 박사가 연구를 위해 전국을 다니며 촬영했던 불교미술작품 사진 중 일부를 공개했다. 이 중 옥천사 나한상이 제주 본태박물관의 전시회를 통해 일반에 선보인 것을 확인, 소장자가 기증의사를 밝혀 한국불교역사문화기념관으로 이운했다.
이후 조계종 총무원 문화부와 함께 나한상의 보존상태 등을 확인한 후 옥천사로 이운, 현재 성보박물관 수장고에 봉안돼있다.
원명스님은 “원본사진도 없는 상황이라 나한상을 찾을 길이 없었는데 정말 우연히도 옥천사와 불교미술연구소가 함께 마련한 학술대회를 통해 진귀한 원본 사진이 공개되면서 많은 분들의 노력 끝에 귀중한 보물을 되찾을 수 있었다”고 말했다.
조선후기 최고의 조각승인 색난스님이 제작한 것으로 보이는 옥천사 나한상은 모두 16구였다. 그러나 1988년 1월 30일 7구가 권속상 2구와 함께 도난당했으며, 이후 2014년 도난문화재를 은닉한 사립박물관장이 검거된 후 2구는 환수됐으나 나머지 5구의 행방은 묘연한 상황이었다.
이번에 되찾은 2구의 나한상은 시간이 지나면서 눈썹 등의 색이 바랬으나 상태는 양호하며, 보존처리 후 대중법회를 통해 공개될 것으로 보인다.
원명스님은 “이번에 환수된 2구의 나한상은 문화재청에 문화재 지정신청을 할 계획이며, 필요 시 예산을 신청해 보존처리를 진행하게 되기 때문에 공개까지는 시간이 조금 걸릴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원명스님은 또한 “고성에서 도난 문화재와 관련된 학술대회 등이 마련된다면 이번 나한상을 되찾은 것처럼 하나의 기회가 될 수도 있으니 군에서 관심을 갖고 추진해본다면 어떨까 생각한다”면서 “학술대회에 들어가는 예산에 비해 몇 배의 가치를 얻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현재 도난당해 행방을 알 수 없는 군내 지정·비지정문화재는 모두 10여종으로 옥천사 나한상과 권속상 7점과 청련암 동종, 시왕도 2폭과 삼장보살도 3폭, 1997년 도난 당한 영산회상도 등 옥천사 보유 미술품만 10점이 넘는다. 이 중 영산회상도는 이미 문화재로 지정된 이후 도난당한 상황이다.
또한 운흥사 팔상탱화, 석마리 위계서원의 교창, 수림서원의 문짝, 호암사 내의 현판과 고문서는 물론 마암면 석마리 지명의 유래가 된 석마도 도난당한 후 종적을 감춘 상태다.
군민들은 “옥천사 나한상이 우연한 기회를 통해 다시 군민의 품으로 돌아올 수 있었던 것처럼 군민과 군 관계자들이 관심을 기울인다면 나머지 문화재들도 되찾을 수 있을 것”이라며, 도난문화재를 되찾기 위해 군민들의 힘을 모아야 한다는 의견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