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도 고성군의 벼농사의 작황이 양호해 평년작 이상일 것으로 예상되지만 쌀 가격은 떨어질 것으로 보여 농민들의 얼굴에는 근심이 가득하다.
농민들은 지금 상태에서 태풍이나 집중호우 등 이상기상에 따른 재해가 없는 한 올해도 풍년일 것으로 예측했다.
그러나 올해 햅쌀용 조생종 벼를 농협에 수매한 농민들은 지난해보다 훨씬 내려간 가격 때문에 울상이다.
허태호(거류면) 씨는 “지난해 조생종 벼를 수확해 가마당 5만1천 원에 농협에 수매했는데 올해는 4만2천 원밖에 되지 않는다. 1년 사이 9천 원이나 가격이 떨어졌다”면서 “농민 입장에서 볼 때 가마당 1천 원이 내려가는 것도 엄청난 손실인데 9천 원이나 가격이 내려가니 소득차이가 엄청나다”고 말했다.
또 “햅쌀용 쌀 가격이 이정도 내렸으면 추후 수매 시에도 가격이 내려갈 것이 불 보듯 뻔해 걱정”이라면서 “농사를 짓는 데 필요한 경비는 매년 상승하는데 쌀값은 계속 떨어지고 있어 속이 터진다”고 한탄했다.
농민들은 현재 쌀 가격으로 볼 때 올해 가마당 4만 원 이하로 내려갈 경우 올해 기록적인 폭염에도 피땀 흘려 농사를 지은 것이 헛수고가 될 수 도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여기에다 자신의 농경지에서 벼를 재배하는 농민들은 덜하지만 농경지를 대여해 농사를 짓는 사람들은 인건비조차 남기기 어려운 실정이다.
농민들도 어렵지만 농협도 어렵기는 마찬가지다. 몇 년째 이어지는 풍년 때문에 쌀 재고량이 증가하면서 판로에 어려움을 겪고 있기 때문이다.
고성농협연합RPC에서는 시장 쌀 가격이 내려가고 있기 때문에 지난해와 같은 가격으로는 도저히 판매를 할 수가 없어 지난달까지 햅쌀용 벼 수매가격을 가마당 4만2천 원으로 수매를 했으며, 이달부터는 수매한 벼는 추후 가격을 협상해 농민들에게 지급한다는 방침이다.
고성농협연합RPC 관계자는 “전라도에는 햅쌀용 벼도 4만 원 이하로 수매하는 곳도 많고 경남에서도 4만 원선에서 대부분 벼를 수매하고 있다”면서 “이처럼 햅쌀용 벼 수매가격이 떨어진 것은 쌀 가격이 떨어진 것도 있지만 농민들이 지난해 쌀 가격이 떨어진 것을 감안해 보다 높은 가격을 받을 수 있는 조생종 벼를 많이 심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농협 관계자들도 추후 가격 협상이 어떻게 이뤄질지는 모르겠지만 현재 상태에서는 가격 하락은 기정사실이나 다름없는 것으로 보고 있다.
농민들은 쌀값 하락은 내년까지 이어질 것으로 우려하면서 정부차원에서 쌀 재고량을 줄이고 쌀 가격을 하락을 막을 수 있도록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며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