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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계 사육도 스마트 시대, 안방에서 농장 관리

현대화시설로 개선 노동력 절감시킨 산청 늘푸른농장
닭 폐사율 줄이고 출하시기도 앞당겨 소득 증대 기여

황영호 기자 / gosnews@hanmail.net입력 : 2016년 08월 26일
ⓒ (주)고성신문사
더위에 약한 닭은 한여름 폭염이 지속되면 폐사율이 급증해 양계농가에서는 이로 인해 계사에서 한시라도 눈을 때면 큰 피해를 입을 수 있다.
특히 올해는 기록적인 폭염이 이어지면서 전국양계농가에서는 하루가 멀다하고 닭 폐사 소식이 각종 매체 등을 통해 보도되고 양계농가에서는 온도를 낮추기 위해 더위와 사투를 벌이고 있다.
낮 최고기온이 37℃까지 올라갔던 지난 12일 경남에서 육계사육의 선진농가로 알려진 박수만(61) 대표가 운영하고 있는 산청군 단성면의 늘푸른농장을 찾았다.
여느 양계농장처럼 계사의 온도유지 때문에 바쁜 시간을 보낼 것이라는 예상과는 달리 박수만 대표는 집안에서 시원한 에어컨 바람을 쐬며 TV를 시청하면서 여유로운 시간을 보내고 있었다.
환한 얼굴로 기자를 맞이하는 박수만 대표는 기온이 높은데 닭 폐사 때문에 걱정이 되지 않느냐는 질문에 “2013년에 농장을 현대화 시설로 개선하면서 계사마다 CCTV를 설치해 계사를 24시간 컴퓨터와 스마트 폰으로 모니터링하고 온·습도도 조정할 수 있기 때문에 굳이 농장을 둘러 볼 필요가 없다”고 웃는다.
현대화 시설을 갖춘 덕분에 늘푸른농장에서는 올해처럼 폭염이 지속되는 날씨에도 계사에 설치된 환풍기만으로도 닭이 생활할 수 있는 최적의 온도를 유지할 수 있어 닭의 폐사율은 평소와 크게 차이가 나지 않는다고 한다.
늘푸른농장에는 현재 10만 마리에 달하는 육계가 사육되고 있으며, 이 많은 닭은 박수만 대표와 그의 아내 이재순(58) 씨 부부 둘이서만 사육을 하고 있다.
현대화 시설로 개선하기 이전에는 일하는 사람도 있었지만 이제는 부부의 인력으로도 별 어려움 없이 운영이 가능하다고 한다. 

ⓒ (주)고성신문사
# 전기기술자에서 양계농가 대표로
박수만 대표는 젊은 시절 전기기술자로 중동 붐이 한창이던 7, 80년대에 사우디아라비아, 요르단, 바레인 등에서 일했다. 전기배선 작업 중에 강선에 눈을 다쳐 한쪽 눈의 시력이 떨어졌고, 장시간 일하기가 어려워 5년간의 해외근무를 그만두고 창원과 창녕에서 세탁 관련 대리점을 운영해왔다.
그때까지만 해도 박 대표는 육계사육과는 전혀 거리가 먼 상태였지만 절친한 친구가 수시로 육계사육은 자신이 열심히 한만큼 소득을 올릴 수 있다면서 사업을 권유했다.
오랫동안 심사숙고 한 끝에 육계사육을 하기로 마음먹고 2005년부터 현재의 농장을 인수해 육계사육에 뛰어들었다. 당시 늘푸른농장은 유창계사 시설로 6만~7만 마리 가량 육계를 사육했다. 초반에는 친구의 조언 덕분에 농장운영에 큰 어려움은 없었지만 2012년 여름, 올해처럼 무더운 날씨에 농장관리를 소홀히 하는 바람에 3천 마리의 닭이 폐사되면서 큰 손해를 입었다.
이후 박 대표는 고민 끝에 시설을 현대화해야겠다는 결심을 하고 20여억 원이 넘는 사업비를 들여 2013년 농장을 증축 리모델링했다. 
ⓒ (주)고성신문사

# 현대화로 노동력 감소, 생산성 향상
늘푸른농장은 1만7천490㎡부지에 계사면적 4천620㎡규모로 2010년 10월부터 단계적으로 계사를 리모델링하면서 현재 6동의 무창계사에서 육계를 사육하고 있다.
현대화시설로 리모델링하면서 닭 사육 마리수도 10만 마리까지 늘렸다. 또한 보통 육계농가에서는 연간 4~5회전하는 것에 비해 늘푸른농장에서는 연간 6~7회전을 하면서 수익을 향상시키고 있다.
여기에다 현대화시설 이전에는 노동력도 많이 소요됐지만 지금은 첨단장비와 시설을 갖추면서 노동력과 닭 폐사율을 줄이는 한편 생육기간을 단축해 생산성도 20~30% 향상시켰다.
특히 전 계사 바닥에 온수난방장치가 설치되어 있고 약품과 첨가제 등은 투약기로 음수투약하고 있다. 계사마다 CCTV를 설치해 24시간 계사를 모니터링하고 온·습도를 제어하고 있으며, 미네랄을 생성시키는 음수장비도 들여놨다. 또한 대형보일러를 갖추고, 계분을 땔감으로 사용해 유류비용도 줄이고 있다.
일반 양계농가의 닭들은 올여름 더위에 지쳐 거의 움직이지 않는 것에 비하면 이러한 시설을 갖춘 늘푸른농장의 닭들은 움직임이 활발하다.
이는 계사 안의 온도를 적절하게 유지하면서 온도가 올라가면 환풍기를 하나씩 더 가동시켜 온도를 낮추기 때문이다.
폭염에도 환풍기를 전체를 돌린 것은 딱 한 번 뿐이고 대부분 2~3개 정도는 가동을 하지 않고 있다. 닭들이 좋은 환경에서 자라기 때문에 품질도 아주 좋은 축에 속하면서 계열회사에서도 좋아한다고 한다.
각종 첨단시설을 갖춘 농장이지만 박 대표는 새벽마다 계사를 둘러보면서 사료와 시설들을 꼼꼼히 체크한다. 
“아무리 현대화된 시설을 갖췄다고는 하지만 사람이 해야 하는 일이 있기 때문에 매일 같이 계사를 직접 눈으로 확인합니다. 또 전국 어디서나 컴퓨터와 스마트폰으로 계사를 체크하고 온·습도를 제어할 수는 있지만 문제가 발생하면 사람이 직접 해결을 해야 하기 때문에 닭이 입식되어 있을 때에는 부부동반으로 멀리 가지는 못합니다.”

# 철저한 방역관리로 AI 차단 
늘푸른농장에 들어서기 전에는 차량차단기가 입구를 막고 있다. 보통 농가에서는 차량차단기 시설을 해놓는 곳이 거의 없지만 박 대표는 AI 때문에 아무 차량이나 들어오지 못하도록 설치했다.
“농장으로 들어오는 차량의 경우 집에서 CCTV를 통해 어떤 차량이 진입하는지 확인하고 차량과 사람을 각각 방역을 하고 나서 차단기를 올려 농장 안으로 들여보냅니다.”
산청군에는 아직까지 한번도 AI가 발생한 적은 없지만 박 대표는 AI가 한 번 발생하면 그 피해가 막심하기 때문에 방역에 신중을 기한다.
“여름에는 온도가 높기 때문에 AI가 발생할 확률이 적지만 겨울에는 조금만 방심해도 큰 피해가 있을 수 있기 때문에 마음을 놓을 수가 없습니다. 그래서 외지인들은 농가방문을 자제하도록 하고 꼭 방문을 하더라도 계사에는 들어가지 못하도록 막고 있습니다.”
이밖에도 늘푸른농장의 특징은 농장에 들어서더라도 닭을 사육하는 농장이라고는 믿기지 않을 만큼 전혀 냄새가 나지 않는다.
이는 무창시설로 인해 냄새가 밖으로 나오지 않는 것도 한 몫을 하지만 박 대표가 직접 만든 생균제를 사료와 함께 닭에게 먹이면서 악취를 줄였다.
박수만 대표 부부는 계사 옆에 집을 짓고 생활을 하고 있지만 계사에서 악취가 발생하지 않기 때문에 생활하는데 전혀 불편을 느끼지 못한다.
또 계사를 관리하면서도 여가시간을 활용해 농사도 지으면서 여유로운 농촌생활을 즐기고 있다.
박 대표는 “육계사육은 큰 힘을 들이지 않고도 할 수 있는 일이기 때문에 노후를 생각하고 사업에 뛰어들 수 있다”면서 “이제는 삶이 끝나는 날까지 닭과 함께 할 것 같다”고 환한 웃음을 짓는다.
대부분 어려움을 겪고 있는 양계농가에서 새로운 시도를 통해 자신의 삶에 만족하며 살고 있는 박수만 대표부부를 보면서 앞으로 고성의 양계농가에서도 이들처럼 즐겁고 행복하게 생활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

ⓒ (주)고성신문사
“육계사육도 이제는 새로운 시도가 필요합니다”
박수만·이재순 늘푸른농장 대표 (산청군)

“옛날 시설에서 육계사육을 고수한다면 장기적으로 시장경제에서 양계농가는 살아남기가 힘들 것으로 보입니다. 앞으로는 예산이 많이 들더라도 양계농가도 변화를 통해 시설을 현대화하고 규모화해 경쟁력을 높여야 합니다.”
3년 전 계사를 현대화 시설로 리모델링한 박수만 대표는 유창계사에서 닭을 사육해오면서 한계를 느꼈다.
처음 농장을 인수할 때에는 그전의 농장에서 운영해오던 방식으로 닭을 사육하면서 큰 문제를 느끼지 못했지만 육계사육에 대한 지식이 쌓여가고 경험이 늘어나면서 유창계사시설의 문제점을 하나 둘씩 인식하게 됐다.
“처음에는 다른 사람들도 유창계상에서 육계사육을 해오고 있었기 때문에 별 다른 생각 없이 농장을 운영해왔습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유창계사에는 노동력이 많이 들고 여름에는 폐사랑이 급격히 늘어나는 등 한계를 느끼게 됐고 결국 2012년 여름 잠깐의 실수로 3천여 마리의 닭이 집단폐사하면서 이대로는 농장운영이 어렵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이후 박 대표는 현대화시설로 계사를 리모델링하고 시설에 벌어들인 수익을 또 다시 재투자하는 방식으로 지금의 농장을 만들어왔다.
“지금 생각해보면 예전에는 지금보다 훨씬 수익이 떨어지는데도 왜 그렇게 힘들게 육계를 사육해 왔는지 모르겠습니다. 비록 시설을 개선하는데 많은 돈이 들어갔지만 수익성을 보면 투자비용을 회수하는데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을 것으로 보이고 일도 더욱 손쉽게 할 수 있게 돼 매우 만족하고 있습니다.”
자신이 내린 결정에 만족하고 있는 박 대표는 주위에 유창시설에서 육계를 사육하고 있는 농가에도 현대화 시설을 권유하고 있지만 다른 농가에서는 관심을 가지지 않는다고 한다.
“주위에서 육계농장을 하는 사람들에게 시설 현대화를 권유하고 있지만 초기 비용이 많이 든다는 이유로 대부분의 농가에서는 시도조차 하지 않으려고 합니다. 지금은 당장 아무런 문제가 없을지 모르지만 장기적으로 볼 때 시설을 현대화하지 않으면 경쟁에서 살아남기가 힘들 것입니다.”
박수만 대표는 “지금도 양계농가에서는 폭염으로 인해 폐사가 급증하면서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이러한 어려움을 겪지 않기 위해서는 기존의 방식을 고수하는 것보다는 새로운 변화를 모색하고 농가경쟁력을 향상시키기 위해 노력해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이 취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황영호 기자 / gosnews@hanmail.net입력 : 2016년 08월 26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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