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이은 폭염과 가뭄으로 가축·물고기들의 폐사에 이어 농작물 피해가 커지고 있는 가운데 고성의회 의원들이 유럽 해외연수를 떠나 빈축을 사고 있다.
고성군의회에 따르면 지난 25일부터 내달 2일까지 7박9일 일정으로 유럽 해외연수에 나섰다고 밝혔다. 이번 고성군의회 해외연수에는 황보길 의장과 최상림, 최을석, 박덕해, 이쌍자 의원 등 5명과 의회사무국 직원 4명이 동행한 것으로 나타났다.
의회사무과에서는 이번 연수의 목적을 우수한 해외 시설과 운영 실태 견학을 통해 국제적인 안목을 높여 지역실정에 맞게 접목 가능한 정책을 벤치마킹하고 시청사 및 시의회 방문으로 지방자치와 의회의 역할 등 지방의회 발전 방안에 대한 정보와 의견교류를 위해 실시한다고 밝히고 있다.
하지만 연수 일정에는 정작 해당지역 지자체 의원들과의 미팅이나 회의는 전혀 없고 9일 간의 일정 중 체코 국회의사당을 방문해 동영상을 감상하고 사무처 직원들과 질의 답변을 하는 시간 외에는 대부분의 일정이 관광이나 다를 것이 없는 것으로 계획됐다.
오스트리아에서는 모차르트 생가, 잘츠부르크성, 할슈타트 호수를, 헝가리에서는 쿤트하우스 외에 왕궁과 성당, 요새, 체코에서도 성당과 교회, 시청사, 독일에서는 베를린장벽과 유대인 학살 추모공원을 방문하고 둘러보는 것이 전부다.
특히 고성군 의원들은 해외연수를 가면서 감사 대상 단체인 민주평화통일협의회 고성군지부의 자문위원 해외연수팀과 동행하는 것으로 알려져 더욱 거센 비난이 일고 있다.
의원들은 이번 연수에서 1인당 250만 원을 지원받고 50만 원을 자부담한 것으로 나타났으며, 군은 민주평통자문회의 고성군지부에 2천만 원을 지원한 것으로 알려져 경비부분도 군민들의 입에 오르내리고 있다.
일부 군민들은 “지속되는 폭염과 가뭄, 고수온으로 고성군민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농축수산업에 종사하는 사람들이 어려움에 처해 이를 극복하기 위해 발버둥을 치고 있는 현실에서 고성군의회 의원들은 한가롭게 군민의 혈세로 해외여행을 다니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 “고성군의회에서 해마다 해외연수를 떠나고 있지만 다녀와서 실제로 무엇을 배워오는지 그리고 고성군에 접목한 것이 있는지 모르겠다”면서 “이번 해외연수 일정도 그렇듯이 명분만 해외연수지 사실상 놀러가는 것과 무엇이 다른지 모르겠다”고 비판했다.
한편 당초에는 공점식 부의장과 박용삼 의원도 함께 해외연수에 참여하기로 했지만 개인사정으로 인해 이번 해외연수에는 불참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