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불거리는 시골길을 따라 달린다. 나름 도시로 변해가는 고성읍에서 10분 남짓 들어갔을 뿐인데 전형적인 어촌이기도 했다가, 조선소 모습도 멀리 보이고, 또 어떤 곳은 관광지 느낌이 물씬 풍기기도 한다.
군령포로 향하는 길 초입에서 내리막으로 들어서면, 바다를 끼고 달리는 방파제길이다. 마을 안쪽으로는 지은 지 얼마 되지 않은 듯한 전원주택들이 마치 잡지에 나올 법한 모습으로 바다를 바라보고 있다. 삼산면의 풍광에 반한 젊은 사람들의 귀어귀촌이 늘고 있다더니, 이 동네가 그런가,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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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국 캠퍼들이 주목하는 다이노캠핑장
옆으로는 군령포를 끼고, 뒤로는 논왈리와 산을 두르고 있어 풍경이 아름답기로는 고성 최고인 장지마을은 최근 몇 년 사이 가장 큰 변화를 겪은 동네다. 어업을 주로 하던 이전과는 달리 최근 들어서는 캠퍼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 캠핑명소로 거듭났다.
4천200여 평의 넓은 대지 위에 텐트를 이고 있는 차량들이 즐비하다. 예약은 하늘의 별따기, 주말과 휴가철에는 말 그대로 입추의 여지가 없다. 오토캠핑장은 100면이 운영된다. 사설 캠핑장이라고 해서 뉴스에 오르내리는 부실한 시설이 아니다. 개수대와 샤워시설이 완벽하게 갖춰졌고, 어린이들을 위한 놀이방에, 수영장까지 있는 풀 빌라 부럽지 않은 시설이다. 게다가 바로 앞은 푸른 물결이 넘실대는 다도해가 펼쳐지니 이만하면 최고의 캠핑장이다.
그런데 이게 끝이 아니다. 주방과 침실이 따로 있는 데다 낭만적인 캠핑을 즐길 수 있어 요즘 인기 최고라는 글램핑, 침대와 식탁, 조리대, 욕실까지 모두 갖춰 4인 가족이 불편함 없이 이용할 수 있는 카라반도 준비돼있다. 게다가 파티보트까지 운행된다 하니 이만하면 전국 캠퍼들의 관심이 집중될 만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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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국적 풍경이 눈길을 사로잡는 블루웨일
캠핑장 바다 끝에서 보면 푸른 고래 한 마리가 바다 위에 둥둥 떠있다. 그런데 알고 보면 찜질방이라니, 희한한 일이다. 내리막길 꼭대기에서 내려다보면 고래 옆으로 자리잡은 컨테이너 펜션 하우스와 글램핑장이 마치 동화 속의 작은 마을을 보는 듯 알록달록한 모습이 귀엽고 정겹다. 자란만과 접한 바다를 보며 즐기는 글램핑은 물론이고, 족구장 등 다양한 편의시설이 있으니 단체여행객들에게도 그만이다. 족구 한 판 시원하게 하고 나면 고래 뱃속으로 들어가 해수 찜질을 즐기는 것도 좋겠다.
한쪽에는 하얗고 빨간 컨테이너가 쌓여있다. 뭔가 싶어 들여다보면 조리시설과 욕실, 침실, 바비큐시설까지 갖춘 펜션이다. 컨테이너 펜션의 침실에서는 모두 바다가 조망 가능하니, 밤바다를 보며 잠들고, 눈을 뜨면 시원한 바다풍경으로 아침을 맞는다.
펜션 옆으로는 아이들에게 최고 인기인 워터파크도 마련돼 있고, 워터파크 주변으로는 태국이나 필리핀의 휴양지에서나 볼 법한 하얀 천 휘날리는 캐노피가 있어 연인과 가족 모두가 여름의 낭만을 즐길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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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돔하우스단지로 군령포의 변화를 꿈꾸다
오르락내리락하는 길을 따라 마을 끝으로 간다. 그리고 그 길 끝에는 흙먼지가 인다. 동그란 밥공기를 엎어놓은 것 같은 조형물들이 드문드문 보이기 시작한다. 바다에서부터 다랭이논마냥 층층이 단이 만들어져있고, 어떤 층에는 엎은 밥공기가 있고 어떤 층에는 한창 뭔가를 쌓아올리는 공사가 진행 중이다.
9천 평의 대지에 돔하우스 50여 동 정도의 단지가 들어설 예정이다. 가족단위는 물론 단체관광객들을 위한 족구장 등 편의시설도 마련된다. 아직까지는 터를 닦고 다지는 정도지만 내년 말이면 군령포 일대는 거대한 관광단지로 변신할 것이다.
어촌이라도 해도 요즘 어촌은 어업과 양식만으로는 살아남을 수 없다. 천혜의 자원을 묵혀둘 것이 아니라 개발해 타지의 관광객들이 유입되고 이를 통해 어가 소득을 증대할 수 있다면 그만큼 좋은 일이 또 있을까. 군령포 일대 갯마을에도 이제 곧 새로운 바람이 불어올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