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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주)고성신문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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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련한 달빛 아래에서 문둥이의 소고와 큰어미의 불룩한 배가 빛났다.
국가중요무형문화재 제7호 (사)고성오광대보존회는 지난달 29일과 30일, 이틀에 걸쳐 2016고성오광대정기공연 ‘월광무희(月光舞喜)’를 개최했다. 고성오광대 전수교육관에서 탈 고사로 시작된 이번 정기공연은 거류초등학교 농악대가 문을 열었다. 이어 부산무형문화재 제6호 부산농악대의 힘과 신명이 어우러진 흥겨운 무대가 마련돼 탈놀이마당의 분위기를 달구기 시작했다.
일몰과 함께 무대에 오른 문둥이는 이미 한 덩어리가 돼버린 다섯 손가락 때문에 북채도 주워들지 못하고 서럽게 울어댄다. 바닥을 기며 꺽꺽 울던 문둥이는 좌절하지 않고 일어나 천형을 의지로 이겨내고 신명나게 한 판 놀음을 선보였다.
1과장 문둥북춤이 끝나면 2과장에서 오방색의 두루마기를 걸친 양반들이 우아한 춤판을 벌인다. 양반들 가운데에는 멸시받고 천대받던 민초들의 상징, 말뚝이가 양반들의 추악함을 신랄하게 비판하고 조롱하며 채를 휘두르고 양반들을 조롱한다.
3과장이 시작되면 한껏 멋을 부리던 양반들은 모두 사라지고 괴물 비비가 나타나 양반을 놀려대기 시작한다. 온갖 것을 다 먹는 비비도 고조할아버지는 못 먹겠다며 비비과장이 끝나면 4과장에서 속세의 연정을 놓지 못하고 기생의 치마폭에서 놀아나는 파계승이 등장해 장삼을 펄럭이며 승무를 춘다.
마지막 5과장은 고성오광대 탈놀이의 압권이자 절정이고, 백미인 제밀주과장이다. 시골의 양반이 집을 나가 첩을 얻고, 그 첩이 낳은 아들을 작은어미와 큰어미가 서로 시기하고 질투해 뺏으려다 결국 아이는 죽는다. 아기의 죽음을 지켜본 작은어미는 큰어미에게 달려들고 큰어미는 그 기세에 결국 죽음을 맞는 처첩간 비극을 해학적이게 풀어냈다. 이어 큰어미의 상여가 무대를 휘돌아 나가며 관객과 어우러졌다.
고성오광대 이윤석 회장은 “매년 준비하는 정기발표공연이지만 올해는 특별히 이틀간 고성오광대 탈놀이는 물론 다양한 초청공연이 함께 어우러져 무더운 여름밤을 신명으로 채웠다”면서 “이번 공연을 시작으로 고성오광대 정기발표공연이 고성의 새로운 축제의 장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번 고성오광대 정기발표공연은 전수교육관에서 마련된 오광대의 공연 외에도 고성시장 공영주차장에서 손을 대지 않고도 시시각각 가면이 변하며 놀라움을 넘어 관객의 혼을 빼놓는 구본진 씨의 변검 공연, 사는 게 힘든 황 영감과 평생 걸어본 적 없는 앉은뱅이 평산댁의 노년의 눈물겨운 사랑 이야기를 들려준 정지혜 씨의 창작판소리 ‘내 사랑 내 곁에’, 풍자와 신명이 가득한 품바공연과 연희집단 THE광대의 전통연희 마당까지 다양한 공연이 마련돼 지역민과 함께하는 즐거운 놀이 한 판이 펼쳐졌다.
특히 이번 상설공연에는 그동안 고성오광대를 배우는 입장이었던 젊은 이수자들이 주요역할로 대거 출연하면서 이전 세대와는 또 다른 신선한 무대가 마련됐다는 평도 함께 받고 있다.
또 단순한 공연에서만 그치는 것이 아니라 전통주막과 탈 만들기 체험, 고성오광대 의상 체험 등 풍성한 체험거리는 물론 초등학생들이 꾸민 오광대 공연 등 지역민들이 함께 즐길 수 있는 프로그램들로 채워져 한여름밤의 풍성하고 흥겨운 축제로 업그레이드됐다는 평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