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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후광
시인 임창연
세상 대부분의 것들은
홀로 빛나지 않는다
그 빛남의 실상들은
대체로 타의적 존재로부터 오는 것이다
타인을 빛나게 하는 것
백미러에 비친 풍광이 참 아름답다. 왜 그럴까.
화가가 그린 혹은 사진작가가 찍은 예술품이라 해도 좋다. 이 세상에 현실만 존재하고 그 현실을 모방한 예술이 없다면 얼마나 삭막할까. 아마, 인간의 삶이라고는 할 수 없을 것이다.
인간과 동물의 차이를 여러 가지로 말할 수 있겠지만, 인간만이 유일한 예술적 동물이라는 것이야말로 가장 탁월하게 인간적 특징을 잘 드러낸 말이 아닌가. 인간이 인간다워지는 가장 최상의 코드가 예술이다.
예술이라는 말은 다양하게 쓰인다. 예술 자체만이 아닌, 비유적으로도 쓰인다.
‘후광’이라는 말도 극히 예술적 비유이다. 직광이 아닌 후광이라는 말 참 멋지지 않은가. 직접 비추는 것이 아니라 뒤에서 아무도 모르게 빛나게 해주는 것이 후광이라면, 누군가의 후광이 되어주는 것만큼 세상에 판타스틱한 일이 또 있을까.
“그 빛남의 실상들은/ 대체로 타의적 존재로부터 오는 것이다”라는 진술처럼 내가 빛나는 것은 너라는 후광이 있기 때문이다. 신만이 스스로 빛날 수 있을 뿐, 인간은 그 누구도 스스로 빛나지는 못한다.
부모, 선생님, 친구...라는 후광 없이 어찌 오늘의 나로 존재할 수 있었을까. 자신을 드러내지 않고 타인을 빛나게 하는 것만큼 예술적인 게 또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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