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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학과 풍자, 한바탕 오광대 탈놀이에 젊은 열기 후끈

고성오광대 여름 탈놀이 배움터 5주간 진행
8월 13일까지 올 여름 250여 명 수업 예정
오광대 여름 탈놀이 수강생 일주일 엿보기

최민화 기자 / 입력 : 2016년 07월 25일
ⓒ (주)고성신문사
고성오광대 전수교육관이 떠들썩하다.
2016년 고성오광대 여름탈놀이배움터가 지난 10일 시작됐다. 고려대학교 열린패민, 서울여대 한혜움, 성대 탈, 성
여대 휘몰이 등 50명이 참가해 16일까지 전수교육을 받은 1기에 이어 한양대학교, 세한대학교 등 전국 각지의 대학생들은 물론 개인적으로 신청한 사람들까지 오광대의 전통연희를 배우려는 이들의 열기가 뜨겁다.

# 첫날 입소식
나이제한도 없는 전수교육이지만 풋풋함이 가득한 고성오광대 여름 탈놀이 학교의 입소식. 전수교육생들과 고성오광대보존회 예능보유자와 조교 이수자들이 함께 큰절을 하면서 전수가 시작된다. 10일부터 16일까지 교육을 받은 1기에 이어, 17일 입소해 23일까지 고성오광대의 흥과 해학이 가득한 다섯마당을 배우려는 젊은이들의 눈 속에 그 또래 특유의 호기심과 함께 은근한 긴장이 섞여있다. 고성오광대 전수자, 이수자들은 탈놀이학교가 진행되는 동안은 고성오광대 전승자가 아닌, 선생님이다. 

# 아침 6시 기상 및 점호
머리에 까치집을 얹은 건장한 청년들과 밤새 눈썹이 사라진 여대생들이 가득하다. 그래도 젊다는 것 하나만으로 충분히 아름다운 그들은 이른 아침부터 눈을 뜬다. 집에서는 전날 밤새 게임을 하거나 클럽에서 열심히 놀았을지도 모르는 젊은이들이지만, 오광대 입소 첫 아침이라 긴장감이 가시지 않은 얼굴로 전수교육관에 모인 수강생들은 점호로 잠을 쫓는다.

# 8시 아침식사
엄마가 챙겨주는 아침밥은 바쁘다는 핑계로 쳐다도 보지 않았던 젊은이들이지만 아침부터 몸을 움직이려면 아침밥은 필수다. 참여한 이들은 식사당번을 정해 배식 및 정리를 맡아 일사분란하게 움직인다.잔반을 남기면 이윤석 회장이며 강사들의 “농부들 지역민들 땀방울을 버리려느냐”는 불호령이 떨어지니 배가 불러도 식판을 싹싹 비워낸다.

# 월·화요일 오전 10시 기본무
개중에는 동아리 활동 혹은 전통연희를 전공해 이미 기본기를 익힌 사람들도 있지만 절반이 넘는 참가자들은 고성오광대를 통해 탈놀이를 처음 배운 사람들이다. 발이 맞으면 손이 꼬이고, 팔이 맞으면 이번에는 발의 박자가 어긋난다.
이윤석 회장이 직접 나선 기본무 수업은 어르기, 사위 풀어 기본자세, 큰걸음으로 몇 걸음 걷다가 다시 작은 걸음으로 뒤로, 한 번 뛰고 팔 펴고, 가위 뛰기에 학걸음까지, 체력소모가 만만치 않다. 에어컨을 빵빵하게 켜둔 전수교육관 안에서도 땀이 등줄기를 타고 흐를 정도다. 시간음 금세 흘러 점심시간이다.

# 수·목요일 오후 2시 개인무(과장춤)
신세를 한탄하는 문둥이가 북 하나를 들고 씰룩거리며 등장한다. 묘하게 소고를 어르는 폼이 마치 한을 춤사위에 담고 있는 것 같다. 
1과장 문둥북춤(지도강사 이태영)부터 쉽지 않다. 2과장에서는 덧뵈기 장단에 맞춰 말뚝이(지도강사 전광열)와 원양반(지도강사 이호원 남진도)이 나누는 재담과 오방색 도포를 갖춰입은 양반들, 그들을 나무라는 말뚝이의 해학을 몸으로 표현하려니 익숙지도 않은 춤사위가 영 어색하다. 
세상 뭐든 잡아먹지만 그 중에서 양반이 제일 맛있다는 비비가 등장하는 3과장(지도강사 황종욱)은 서민들의 울분을 풀어주는 과장이라 더더욱 해학적이고 풍자적이면서도 힘이 넘쳐야 한다. 장삼을 휘날리며 등장한 스님이 결국 속세의 정을 끊지 못해 기생에게 반해 파계에 이르는 4과장(지도강사 하현갑)을 지나 제5과장(지도강사 이재훈) 제밀주 과장이 고성오광대의 백미에 이르렀다. 큰어미와 작은어미가 영감을 놓고 벌이는 눈치작전이 압권인 제밀주과장에서는 약간의 용기가 필요한 까닭에 여기저기서 웃음이 터진다. 그러나 이내 진지하게 수업에 임하는 모습이다.

# 오후 5시 개인연습
해가 지기 직전까지 이어지는 개인연습은 ‘요즘 젊은이들’이 하는 옛날 춤인데도 꽤 진지하다. 연신 땀방울이 턱까지 흘러내리는데도 닦을 생각은 하지 않고, 각자의 구령에 맞춰 쪼그려 앉았다가 뛰어오르고, 팔을 감았다 풀고, 낮에 배운 과장들의 복습 삼매경이다. 잠시의 쉬는 시간도 없이 저녁밥을 먹을 때까지 개인연습은 이어진다. 토요일 탈과 의상을 입고 마지막 발표회를 갖는다.

# 오후 6시 30분 저녁식사
살을 빼느라, 술자리에서 안주로 대신하느라 도시에서는 빼먹기 일쑤였던 저녁식사지만 오광대 전수교육에 참여하고부터는 저녁밥이 꿀맛이다. 낮동안 흘린 땀을 보충하는 저녁 메뉴들은 비빔밥은 물론이고 삼계탕이며 돈가스 등등 푸짐하면서 맛깔스러운 음식들이 보기만 해도 배가 부르다.낮동안 쓴 열량을 보충하기에 한 번으로는 모자란지, 전수생들 중 몇몇은 두어번을 가져다 먹기도 한다.

# 오후 8시 초청강의 및 자유시간
저녁식사 후에는 고성오광대 전수자들의 특강 혹은 자유시간이다. 방금 저녁을 먹었는데도 강의가 끝나면 수박이며 참외 등등 과일과 바삭거리는 과자들의 유혹을 떨치기 힘든 청춘들이다. 모든 스케줄을 끝낸 수강생들은 생활관 식당에 삼삼오오 모여 야식을 먹으며 수다를 떨기 시작한다. 청춘들의 즐거운 밤은 11시까지 이어진다.

# 저녁 11시 꿈나라
요즘 밤 11시면 초저녁이다. 하지만 오광대 생활관은 밤 11시면 이미 취침이 시작된다. 낮동안 내내 뛴 탓에 밤이면 그야말로 실신 상태다. 치워주는 엄마가 없으니 생활관은 적당히 흐트러져 있지만, 아무려면 어떤가. 다음날 아침이면 활기찬 하루가 다시 시작되고, 오광대 전수교육관은 또다시 젊음의 열기가 넘칠 것이다. 

고성오광대 탈놀이배움터를 찾은 수강생들은 마지막 수업일인 토요일이면 직접 탈놀이 공연을 펼친다. 올여름 5주간 진행되는 탈놀이 배움터는 1969년 처음 시작된 후 벌써 40년을 훌쩍 넘겼다. 고등학생은 물론 전국의 대학생들은 물론 미국, 일본에서까지 전통연희를 배우러 온다. 오랜 세월만큼이나 탈놀이 배움터를 거친 이들도 벌써 4만 명이 넘는다. 춤과 해학, 땀방울과 열정으로 가득한 올 여름 탈놀이 한마당은 8월 13일까지 고성오광대 전수관을 채운다.
최민화 기자 / 입력 : 2016년 07월 25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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