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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의 새로운 르네상스를 꿈꾼다

김왕노 시인 디카시집 ‘게릴라’ 출간
최민화 기자 / 입력 : 2016년 06월 26일
ⓒ (주)고성신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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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야말로 촌철살인이다. 딱 하나의 단어로도 사진과 감정을 고스란히 설명하는 것을 보면, 진부한 표현이지만, 무릎을 절로 탁 치게 만든다. 김왕노(얼굴 사진) 시인의 디카시가 그렇다.
최근 펴낸 디카시집 ‘게릴라’의 서문에서 김왕노 시인은 “문학은 우리를 정서적으로 안주케 하거나 삶을 풍요롭게 한다. 그러나 문학이 변화되는 것을 세상은 싫어한다”고 말한다. 
디카시는 시조에 그 출발을 두고 있다. 음수를 시조처럼 정형화하고 있지는 않지만 자연을 소재로, 일상을 노래하는 시조의 모습을 디카시는 그대로 담고 있다. 
김왕노 시인은 지금이야 디카시에 빠져있지만 처음 디카시라는 말이 나왔을 때 전통시의 형식에 갇혀있던 사람으로서 쉬이 납득이 되거나 적응할 수가 없었다고 한다. 
디카시가 처음 등장한 10여년 전만 해도 시는 문자로만 이루어진 것이며, 사진은 그저 거들 뿐이었기 때문이다. 지금은 세월도, 생각도, 그의 문학관도 달라졌다. 
김왕노 시인은 다섯갈래의 길을 마주하고 시의 여정을 시작한다. 
얼금얼금한 인도를 앞에 두고는 아프리카 초원을 내달리는 기린을 떠올리고, 흔해빠진 등나무 넝쿨을 보고는 우레로도 태풍으로도 끊어낼 수 없는 길고 긴 혈육의 끈끈함을 노래한다.
1부에서는 ‘길’을 말했던 김왕노 시인은 2부에서는 동물과 식물, 자연의 언어를 담는다. ‘직시’라는 제목의 시에서 김 시인은 쓰레기통을 뒤지다가 귀와 눈, 꼬리만 내놓고 시인을 감시하는 길고양이 한 마리를 보고 “쓰레기통 뒤지지 않아도 우리가 쓰레기 중 쓰레기라는 걸 너는 아는 눈치다”라며, 인간의 이면을 통렬하게 비판한다.
‘나체족’이라 이름 붙인 3부에서는 자연은 물론이고, 그 자연에서 인간이 생겨나 죽음에 이르기까지의 다양한 인간군상의 모습들을 단 한 마디로 꼬집어내기도, 위로하기도 한다. 웬만한 필력이라면 한 줄에 삶을 다 담아내기도 힘들 텐데, 시인은 고민을 했건 어찌 했건, 사진 한 장과 글 한 마디로 삶을 읊는다.
3부까지가 치열한 삶의 현장과 태어남과 죽음을 말한다면 마지막 4부에서는 대자연의 웅장하지만 잔잔한 사진 그리고 자연과 도시의 문명이 어우러진 절묘한 사진들과 함께 담담한 어조로 때로는 강력한 한 줄로 독자들의 마음을 사로잡는다. 
김왕노 시인은 말한다. 모든 사람들이 디카시를 읽고 시집이나 소설집을 옆구리에 끼고 다니는 문학의 르네상스 시대가 이땅에 다시 돌아오기를 꿈꾼다고. 어쩌면 디카시라는 새로운 문학장르의 탄생으로 르네상스 시대는 이미 다시 시작됐는지도 모른다.
최민화 기자 / 입력 : 2016년 06월 26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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