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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상수 경남지체장애인협회 고성군지회장 |
ⓒ (주)고성신문사 |
| “장애는 몸이 조금 불편한 것일 뿐”이라는 흔한 말이 아니어도, 그들을 보면 몸의 장애가 삶에서의 장애는 되지 않는다는 것쯤 한 눈에 알 수 있다. 지난 20일 제9회 경상남지사기 장애인게이트볼대회에서 우승을 차지한 고성군 고룡이 게이트볼 팀 이야기다.
“국내에 게이트볼이 들어온지 이제 겨우 35년 남짓입니다. 고성에는 10년을 조금 넘겼을 뿐인데 이렇게 좋은 성적을 거둘 수 있었던 것은 회원들의 노력 덕분이지요.”
고성군지체장애인 사무실 한쪽 벽면은 30여개의 우승컵들이 천장까지 빼곡히 메우고 있다. 우승기를 세워둘 데가 없어 다 꺼내지 못했다 하니, 그 성적은 짐작하고도 남는다.
고성군 게이트볼 팀은 장애인과 노인들로 구성돼있다. 몇 년 전만 해도 100명이 넘는 회원들로 게이트볼장이 북적였지만 지금은 많이 줄어 70~80명 정도의 회원이 활동하고 있다. 한 번 경기에 출전하면 15명 정도의 팀원으로 한 팀을 구성한다. 김상수 회장도 선수로 뛰고 있다.
“군에서 우리 게이트볼 팀에 지원하는 1년 예산은 160만 원 정도입니다. 경기에 출전하려면 차량 비용이나 부식비 등으로 이 금액은 턱없이 모자라지요. 그러니 매번 회원들의 사비로 비용을 충당하고, 회원들은 생활이 어려우니 회비를 내기 힘들어 단체에서 점점 사라지게 되는 겁니다. 악순환이에요.”
고성군에는 7개의 게이트볼 분회가 있다. 또한 각 읍면에 게이트볼 구장이 모두 갖춰져있다. 시설이나 단체에 비해 회원들의 수가 적은 것은 ‘꼭 필요한 것’이 아니어서다. 더구나 1년에 6만 원 정도인 회비까지 부담해야 하니 회원들은 갈수록 줄어드는 것이다.
“장애인과 노인들에게 가장 중요한 것이 운동입니다. 근육과 관절이 굳지 않도록 늘 조금씩이라도 움직여야 하지만 그렇다고 무리해선 안 돼요. 그런 면에서 게이트볼만큼 좋은 운동도 없습니다. 그러려면 행정에서 뒷받침을 해줘야 하는데 쉽지가 않아요.”
행정의 뒷받침은 예산을 더 달라는 것이 아니다. 이를 테면, 군민체육대회에서 게이트볼 경기를 개최하는 것에 그칠 것이 아니라 일정 점수를 배분해 경쟁할 수 있도록 하자는 것이다. 그러면 각 읍면에서는 선수단을 선발해 연습하게 될 것이고, 그러면 자연스럽게 게이트볼 인구가 늘어난다는 것이 김상수 회장의 계산이다.
“게이트볼의 활성화는 회원들과 행정이 얼마나 열과 성을 보이느냐가 관건이라고 봅니다. 그리고 회원들의 화합과 단합이 우승의 조건입니다. 우리 회원들 모두, 몸은 조금 불편할지 몰라도 누구보다 열정적으로 다음 대회를 위해 뛸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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