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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성사람이라는 긍지, 여전히 현역입니다!

김영균 전 법제처장
영현면, 상리초 거쳐 육군 법무관 출신
육군본부 법무실 2층 김영균도서실 개관

최민화 기자 / 입력 : 2016년 05월 27일
ⓒ (주)고성신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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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 크지 않은 체구에, 노령에도 불구하고 참 단단해 보인다. 군인출신답게 눈매가 매섭다. 장군다운 위엄도 느껴진다. 그 이력을 보자면 육사와 서울대 법대를 거쳐 육군고등군법회의 검찰관, 육군법무감 게다가 법제처장까지 지냈다. 화려하기 짝이 없는 이 사람, 김영균 전 법제처장이다.
김영균 전 법제처장은 1929년 영현면 추계리에서 태어나 어린 시절을 고성읍에서 보냈다. 그가 상리초등학교에 다니던 때는 일제의 서슬 퍼런 시절이었다. “30년대에 초등학교를 다녔습니다. 일제는 인고단련을 한다며 한겨울에 버선 한 짝 신지 못하고 맨발로 학교에 다니게 했지요. 얼마나 서러웠는지 모릅니다. 추억도 많아요. 한 교실에서 60명이 함께 공부했는데 동급생이라도 여학생과는 놀이는 물론이고 눈도 마주치면 안 되는 줄 알았던 순진한 시절입니다.”
초등학교를 졸업한 김영균 전 법제처장은 얼마간을 더 고성에서 지내다가 마산으로 이사해 철이 들 때까지 살았다. 멋진 제복을 입고 나라를 지키며 천하를 호령하는 군인이 세상에서 가장 멋져 보였다. 1950년대 육군사관학교는 인생의 탄탄대로를 보장했다. 당연하게 선택한 육사에 합격했고 누구보다 열심히 공부했다. 그러다 보니 ‘법을 제대로 알아야 이 나라에서 내 몫을 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또 한 번 당연하게도 법대에 들어갔다. 남들은 결심조차도 쉽지 않은 일인데, 그의 집념은 대단했다. 소년 김영균은 육군 법무장교가 됐다.
“1970년대 초반 육군 법무장교 시절에는 체력단련 시간에 미8군 법무장교들과 상호교환방문으로 친선테니스대회를 했던 것이 큰 즐거움이었어요. 법제처장으로 있을 때는 법령 유권해석권을 법무부에서 법제처로 환원시킨 일, 법령안에 대해 국민과 유관 기관 및 단체의 의견을 반영하기 위한 입법예고제를 시행한 일 등등이 아직도 보람으로 남았습니다.”
사실 그가 법제처장으로 임명됐을 때 법제처는 발칵 뒤집어지다시피 했다. 육군 법무감 출신이 과연 정부 법제업무를 총괄할 수 있을까, 하는 의구심 때문이었을 것이다. 그러나 그는 행정심판법 제정, 유권해석권한의 이관, 법제조정실 신설 등 법제처의 굵직굵직한 사안들을 해결했다. 5년 후, 누구도 그의 실력을 의심하는 사람은 없었다.
“법무장교 시절 창고로 쓰이던 공간이 있었어요. 그게 너무 아까워서 군사재판에 임하는 법무 장병들이 이용할 수 있는 법서와 판례집을 포함해 선배나 지인들에게서 기증받은 책들을 채워넣어 도서실로 이용하기 시작했습니다. 아마도 그게 김영균도서실의 출발이 아니었나 싶어요. 제 이름을 딴 도서실이라…참 영광스러운 일이지요.”
육군 준장으로 법무감 재직 중이던 1974년이다. 법무병과에 남은 공간을 이용해 작은 도서실을 만들어 활용했던 것이 지금껏 이어지면서 후배들이 김영균도서실로 명명했다. 출발은 창고였지만 지금은 육군본부 법무실 건물 2층의 제법 널찍한 공간에 3만 권의 장서가 들어차있다. 5월 18일에는 명패도 달았다. 법무감, 법제처장을 지낸 그의 이름을 땄으니 당연한 일이겠지만, 다양한 서적 중에서도 유독 법률, 사법 관련 서적이 제일 많단다.
“공직 생활을 마친 1987년부터 시작한 변호사 업무도 3년 전에 정리하고, 지금은 건강 유지를 위한 가벼운 운동과 지인들과의 바둑 등 취미 생활을 즐기며, 가벼운 독서와 근거리 여행 등으로 소일하고 있습니다. 평범한 할아버지로 살고 있어요.”
말은 평범한 할아버지라지만 곧 구순을 바라보는 나이에도 그는 여전히 손에서 책을 놓지 않고, 세상 돌아가는 일에 관심을 끊지 않는다. 고향 일에도 여전히 큰 관심을 쏟고 있다. 고향 인구가 자꾸만 줄어드는 것도 섭섭한데, 얼마 전에는 고성신문에 났던 모교, 상리초등학교 입학생이 거의 없다는 소식에 안타깝기 짝이 없다 한다. 공룡엑스포의 성공 소식에 누구보다 반갑고, 한강에서 불어오는 따스한 바람에 고성의 봄이 그리운 것을 보면 그는 분명 고성 사람이다.
“고향 고성을 떠난 분들께 고향을 잊지 말고 시간 내 찾아보라고 권하고 싶습니다. 지금은 교통이 편리하여 하루이틀이면 전국 어디나 다녀올 수 있으니 얼마나 좋습니까. 고성은 안온하고 평화로운 곳입니다. 고향에서 발간되는 언론매체를 통해 고향 소식을 접하시면서, 애향심을 잃지 마십시오. 늘 현역이라는 생각으로, 늘 고성사람이라는 자부심으로 긍지를 갖고 지낼 것입니다.”
최민화 기자 / 입력 : 2016년 05월 27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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