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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의 눈물
- 시인 변종태
꽃은 용광로다.
한낮의 분노를 녹여
밤새도록 제 안의 슬픔 녹여
향기가 강할수록
투명해지는 아침 눈물.
존재의 심연
꽃은 마냥 행복하고, 기쁨이고 축복이라서 슬픔이나 분노는 없는 것으로 여겨진다. 그러나 그것은 겉으로 보는 것이고, 관습적인 생각이다. 이 세상에 존재하는 모든 것은 희로애락이 있다. 그것은 꽃도 결코 예외가 아니다.
겉으로 드러난 현상은 본질이 아니다. 사람의 오관이라는 것도 얼마나 불완전한 것이지 모른다. 시각, 청각, 후각, 미각, 촉각으로 외부의 사물을 감각적으로 제대로 인식한다고 생각하기 쉬우나, 그것들은 정말, 수박 겉핥기식이다.
나이가 들수록 감각기관은 더 믿을 만한 것이 못 된다. 요즘 나는 당장, 돋보기의 도움이 없이는 글을 읽을 수도 없다. 맨눈으로 보는 것이 진실인지, 돋보기를 쓰고 보는 것이 진실인지... 어릴 때는 눈으로 보는 것, 손으로 만지는 것만이 진실인 줄 알았다. 어찌 불완전한 오관으로 제대로 사물을 판단할 수 있겠는가.
오관에 의해 사물을 판단하는 것은 겉사람의 영역일 뿐이다. 시인은 존재의 심연을 보려고 하며, 이데아를 추구하려 한다. 시인만큼 보이지 않는 것을 보고, 들리지 않는 것을 들으려 하며 보다 근원에 관한 관심을 가지는 존재는 없을 것이다.
그런 점에서도 시인은 특별한 존재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