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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39년 3월 11일 설립된 대흥초등학교 전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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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도내에서 가장 아름다운 학교로 선정된 현재의 대흥초등학교 전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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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제의 서슬 퍼런 시절이 미처 다 끝나기 전, 독이 바짝 오른 1939년 이른 봄. 제2공립 심상소학교라는 이름으로, 면 소재지에 학교가 들어섰다. 5년 후에야 1회 졸업생 37명을 배출한 시골 소학교는 77년이 지난 지금, 경남에서 가장 아름다운 학교로 이름난 대흥초등학교다.
흙먼지 풀풀 날리던 교정이어도 친구들과 함께 뛰며 마냥 즐겁던 시절이 있었고, 운동회 한 번 하려 치면 학교가 있는 유흥리는 물론이고 송계에서도 갈천에서도 머리 보글보글한 아지매 할매들, 시원한 모시 바지에 백구두 신고 중절모 쓴 멋쟁이 할배들까지 다 모여서 장애물 달리기 한 바퀴 하고 소쿠리도 받아가고 빨랫비누도 받아갔더랬다. 그때는 학교 행사라면 온 동네 잔치였다.
면 소재지라 그랬던지 그때는 학생 수도 제법 많았다. 가까운 송계초등학교, 양지초등학교의 학생 수가 줄어들면서 두 학교와 합치기도 했다. 그땐 학교가 와글와글했다.
그러다 어느 순간 아이들의 울음소리가 사라졌다. 젊은이들은 농사 대신 화이트칼라를 꿈꾸며 도시로 나갔고, 평생을 흙 일구며 고생해 자식들이 펜대 잡는 것이 농사꾼보다 좋았던 부모들은 그런 자식들을 붙들지 않았다. 그러니 학교는 조용해져갔다.
세월이 또 흘렀다. 대흥초등학교는 또 한 번의 터닝 포인트를 맞이했다. 작은 학교의 교육환경이 오히려 주목받기 시작한 것이다. 학생 한 명 한 명을 과외하듯 혹은 부모가 아이를 키우듯 소중하게 길러내는 작지만 알찬 학교라고 알려졌다.
그리고 도자기를 빚으며 아이들 마음의 그릇을 더 크게 빚은 덕분이기도 하고, 아기자기한 조경과 봄이면 흐드러지는 벚꽃으로, 경남에서 가장 아름다운 학교로 선정돼 입소문난 덕도 있겠다. 그래서 대흥초등학교는 도시학교에서 유학을 오는 학교가 됐다.
이제 곧 4월이 오고, 대흥초등학교 교정에는 팝콘 같고 안개 같은 연분홍빛의 꽃잎이 춤출 것이다. 그러면 대처에 나가 성공한 이야기들을 가득 안은 선배들이 잔디밭을 메우고 이야기꽃을 피우는 동창회도 열릴 것이고, 이제 막 학교생활에 적응한 신입생들의 재잘거리는 이야기들도 교정을 채울 것이다.1939년 바로 오늘, 3월 11일에 시작된 대흥초등학교의 역사는 수많은 이야기를 만들어왔고 앞으로 더 많은 이야기들을 쌓아가게 될 것이다. 대흥초등학교는 이제 작지만 여전히 큰 학교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