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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북한의 군인들은 바다로 나가는가?

이진만 철성중학교 수석교사
고성신문 기자 / gosnews@hanmail.net입력 : 2015년 11월 28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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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일에 일본 앞바다에서 북한 어선 세 척이 발견되었다. 거기에 10구의 시신이 실려 있어 일본 경찰이 조사에 들어간 모양이다. 그뿐 아니라 최근 한 달 사
에 시신을 실은 북한 선박이 일곱 척이나 발견되어 주변국을 긴장시키고 있다. 세계적으로는 파리 연쇄 테러로, 우리나라에서는 서울 도심 시위 때문에 주의를 끌지 못하는 작은 사건으로 묻히고 있지만 최근 북한의 정세가 심상치 않은 것 같다.알다시피 북한은 세계 최고의 불량 국가 중의 하나이다. 그리고 경제적으로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는 나라이다. 오죽하면 모든 부대에 부업을 할 수 있는 어선들과 외화벌이 부대들이 따로 있을 정도이다. 
이번에 발견된 어선에서도 선체에 '보위부'와 '조선인민군' 등 북한군 소속임을 나타내는 글귀가 적혀 있어 군인 신분으로 고기잡이를 나왔다가 표류했을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북한은 어디로 가고 있을까? 북한 주민들의 인권 침해나 경제적 어려움은, 최근 조국을 버리고 탈출을 하고 있는 시리아 난민이나, 해적질로 겨우 연명하는 소말리아 국민들과 더불어 세계적인 걱정거리가 되고 있다.지난주 칼럼으로 시리아 난민 이야기를 쓰고는 몇 분의 독자에게서 전화를 받았다. 
인간적으로 시리아의 아픔에 대해 공감한다는 이야기였다. 그러면서도 그들을 받아들이는 데에 대해서는 주저하는 분이 대부분이었다. 입장을 바꾸어 생각하면 우리 국민들이 어쩔 수 없는 사정으로 난민이 되었을 경우에도 다른 나라 사람들이 시리아 난민 대하듯 우리를 대할 것이라는 생각에 조국의 중요성을 새삼 느낀다. 우리도 그런 전철을 밟지 않기 위해 좀 더 건강한 나라를 만들어야 한다는 생각을 해 본다.그런데 건강한 나라는 어떻게 만들어질까? 불량 국가의 경우를 반면교사로 보면 될 것이다. 잘라 말하자면 엄연한 조국을 두고도 떠나야 하는 시리아나 세상 바뀌는 줄 모르고 눈뜬 봉사로 살아가야 하는 북한이나 불량 지도자가 있어 국민들이 불행해진 경우이다. 북한 군인들의 외화벌이 소식을 접하며 갑자기 소말리아의 해적이 연상된다. 소말리아도 초기에는 북한과 비슷한 길을 밟았다. 소말리아를 말하자면 굶주림에 앙상하게 뼈만 남은 아이들의 모습과 해적이 떠오른다. 
힘들게 사는 국민들이 있는 나라라는 생각 외에는 특별한 감정이 없다. 그러다가 2011년 ‘삼호 주얼리’호 납치 사건으로 우리와 무관한 나라가 아니라는 것을 실감하게 되었으며, ‘아덴만 여명 작전’으로 ‘석해균’이라는 영웅을 만들어내며 우리 기억 속에 확실하게 ‘해적의 나라’로 인식되었다.소말리아는 세계적으로 골치 아픈 불량 국가이다. 인도양을 지나는 배를 습격하여 재물을 약탈하고 사람을 납치하여 몸값을 요구하는 불량배들을 국가에서 숨겨주고 보호해 주는 나라이다. 그러나 알고 보면 그들에게도 말 못할 사연이 있다. 소말리아 해적들에게도 눈물겨운 사연이 있다면 믿어질까?소말리아는 왜 해적의 나라가 되었을까? 이에 대한 대답은 2013년 하반기에 개봉된 ‘캡틴 필립스’라는 영화에 들어있다. 이 영화는 지난 2009년 4월, 미국의 화물선 머스크 앨라배마 호가 소말리아 해적들에게 납치되고, 선장 한 명이 나머지 선원들을 대신해서 인질로 잡혔던 실화를 영화로 만든 것이다. 미국 역사상 200년 만에 벌어진 해적 납치사건으로 화제가 되었던 이 사건은 결국 소말리아 해적들이 소탕되고, 리차드 필립스 선장이 무사히 귀환함으로서 해피엔딩을 맞이했다.그런데 영화에서 특이한 점은, 해적인 ‘무세’를 악당이 아닌 것으로 묘사하고 있다는 것이다. 
앨라배마 호의 선장 필립스와 소말리아의 해적 무세는 서로 자신의 일에 충실한 사람으로 적이라는 개념을 깨뜨린다. 물론 두 사람은 서로 적일 수밖에 없다. 선장 필립스는 해적에 맞서서 배와 선원을 지켜야 하고, 해적 무세는 배와 선원들을 인질로 미국으로부터 돈을 뜯어내야 한다. 하지만 영화를 보는 사람들은 소말리아 해적들에게 동정심을 느끼게 된다. 그들의 대화 속에서 남의 것을 훔치는 해적이 되어야만 했던 소말리아 사람들의 애환을 알게 된 것이다.무세는 소말리아의 평범한 어부였다. 무세가 해적이 된 사정은 두 사람의 대화에서 드러난다. 무세는 해적이 되고 싶어 된 것이 아니다. 무세를 비롯한 소말리아 해적들은 그들이 보스라고 부르는 군벌의 협박에 의해 반강제적으로 해적이 되었다. 그리고 설사 해적 짓에 성공해서 거액을 받아내어도 무세와 그의 동료들이 받을 수 있는 것은 아무 것도 없다. 돈은 고스란히 군벌의 손으로 넘어간다. 
해적들은 소말리아의 부패한 군벌에 이용당하는 힘없는 희생자일 뿐이다.북한의 주민들도 마찬가지이다. 그들은 군인들까지 반강제적으로 외화벌이에 내몰고 있고 그들이 벌어들인 돈으로 지도층이 호의호식하고 있다. 소말리아 지도층의 뿌리 깊은 부패가 국민들을 기아와 죽음으로 몰고 있듯이, 북한 역시 주민들은 부패한 정권에 이용 당하면서 죽음의 구렁텅이로 내몰리고 있다.불량 국가의 국민들은 불행하다. 시리아가 그렇고, 쿠바가 그렇고, 망국 월남이 그랬다. 북한도 그 뒤를 잇고 있음을 북한 지도자들은 알아야 할 것이다. 아울러 우리나라도 북한의 불행에 대해 팔짱만 끼고 있을 일은 아닌 것 같다. 불량 국가와 이웃을 하고 있는 한 우리나라도 절대 안전 국가가 아니다. 
북한이 도발해 오면 언제든지 함께 무너질 수도 있기 때문이다.북한이 무너지고 있다. 그러나 북한이 쓰러진다고 마냥 좋아할 일이 아니다. 북한 정권의 붕괴 이후에 일어날 혼란이 더 무서운 것이다. 북한 주민들이 대거 한꺼번에 남쪽으로 몰려온다면 어떻게 할 것인가? 시리아 난민을 대하듯이 내동댕이를 칠 것인가? 아니면 그들이 중국으로 가도록 그냥 둘 것인가?북한 정권이 불량한 것이지 북한 주민들이 나쁜 것은 아니다. 비록 해적이지만 소말리아의 국민들에게 동정심을 가지듯이 우리는 불량 정권 밑에서 힘들게 살아가는 북한 주민을 껴안을 마음의 여유를 가지고 있어야 한다. 
무조건적인 반공이나 안보보다는 북한과 더 많은 대화를 통해 공존의 길을 찾아야 한다. 그리고 상호주의만 내세울 것이 아니라 필요하면 통 큰 양보를 통해 어려운 북한을 도와야 한다. 그래야만 지구촌에서 대한민국의 존재가 더욱 돋보이는 건강한 나라로 인정받을 수 있을 것이다.
고성신문 기자 / gosnews@hanmail.net입력 : 2015년 11월 28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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