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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통예절과 국기의 존엄성


김화홍논설위원 기자 / 입력 : 2006년 08월 18일
ⓒ 고성신문

인간은 그 누구나 고향을 아끼고 그리워한다. 왜 그럴까. 그 곳에는 어릴 때 뛰놀던 변치 않은 산천

이 있고 조상의 혼이 서렸으며, 죽마고우가 있고, 인간으로 살아갈 수 있도록 키워준 순박한 정서와 전통예절이 듬뿍 담겨 있기 때문이다.


 


고성을 칭하여 충절의 고장이라 한다. ()은 자신을 대아(大我)로 연마하여 국가에 헌신하자는 것이고 절의(節義)는 절개와 기개로서 올바른 삶의 도리와 정신을 일컫는다.


 


사람이 왜 사는가를 물으면 크게 두 가지로 답할 수 있다. 그 하나는 다음 세대를 이어갈 종족의 보존이고 다른 하나는 그 민족의 특수성에 내재된 값진 창조의 문화유산이다.


 


우리 향토의 수호사를 보면 나라가 위기에 처했을 때 몸을 날려 향토를 수호한 만고의 충신이 많았고, 학문의 숭상으로 후진의 마음과 눈을 밝게 한 석학이 있었고, 부모님이 살아서는 물론 죽었어도 그 무덤 곁에 베옷을 입고 삼년상을 지내며 못다 한 효도를 다하였으며, 남편과 아내는 사랑을 영글면서 그 자식들의 교육을 위한 애틋한 사랑의 봇물이 넘쳐흘렀다.


 


또한 오늘의 조국을 생각해 보자. 숱한 내란과 외환 속에서 가난의 오명을 벗고 세계 속에 활기찬 발전을 하는 것은 그 모두가 땀과 노력의 반석 위에 애국의 실천으로 작은 나를 큰 우리라는 뭉치 속에 하나의 단합된 저력의 실행이라고 단언할 수 있다.


 


그런데 요즈음 전무후무한 풍요 속에 배불러 살다 보니 역동적인 힘의 원천인 충()과 효(), 사랑의 정신이 피상적 민주주의의 가면을 쓴 둔갑된 이데올로기 장난판으로 휩쓸려 그 근간이 흔들린 지 오래다.


 


이순신의 忠의 예시문에서 “바다에 가을이 저무니 기러기떼 높이 날아간다. 밤새워 나라걱정으로 뒤척이니 새벽달이 활과 칼을 비추고 있네.(水國秋光幕驚寒雁陳高, 憂心輾轉夜殘月照弓刀)”라고 애국심을 불태웠다.


 


또한 남녀의 애틋한 사랑을 노래하는 옛님의 글에서 “임 가실 때 달뜨면 온다더니 달이 떠도 임은 오지 않네. 아마도 임이 계신 곳은 산이 높아 달이 늦게 뜨는가 보다.(郞云月出來 月出郞不來 想應君在處 山高月出遲)”라고 느긋하고 깊은 믿음의 사랑을 노래했다.


 


뿐만 아니고 뜻있는 어른들은 젊은이들에게 “세월을 허송하지 마라. 청춘은 두 번 오지 않는다. 꽃은 두 번 피는 날이 있지만 사람은 다시 소년이 될 수 없다.(白日莫虛送靑春不再來 花有重開日 人無更再來)”라는 깊은 의미의 교훈을 일깨워 주었다.


 


효도의 사친시(事親詩)에서는 “나무가 조용히 있고 싶으나 바람이 끊이지 아니하고, 자식이 양친을 봉양하고 싶은데 부모는 기다려 주지 않더라(樹欲靜而 風不之 子欲養而 親不待)”는 효심을 다음세대에 심었다.


 


이상과 같이 우리의 전통사상은 충과 사랑, 교육과 효심이 연면하여 오늘의 국맥을 강화하고 있다. 그런데 우리가 사는 고성의 저변은 물론 한국의 사회전체를 조망해 볼 때 충효와 사랑의 진의가 망가진 도덕적 타락행위가 마치 종이 위의 물감처럼 급속히 번져 재생 불가능의 위험한 수준을 넘고 있다. 충효는 도덕의 근본이며 국력의 융합적 요소인 애국심도 기본은 충절의 전통에 있다는 것을 알아야 하겠다.


 


지난 7 25일자 신문(코리아타임즈)에 “전통에 저당 잡힌 애국심”이란 명제아래 열린우리당 홍미영 의원을 비롯한 25명의 국회의원들이 충절을 담보로 한 국기맹세의 파기를 들고 나와 다가오는 9월 총회에 상정할 것이라고 한다.


 


이들의 주장은 국기에 대한 존엄성은 과욕적인 민주주의 및 군국주의 사상이 강하게 내포되어 있고, 특히 60~70년대 박정희 정권의 독재적 사상이 강하게 내포되어 있어 국기에 관한 법률자체를 개정해야 한다고 들고 나왔다.


 


국기(國旗)란 바로 주권 국가의 표상이며 독립국가의 상징이다. 특히나 우리나라의 국기는 일제 35년의 암울한 식민지 통치에서 애국지사를 비롯한 민족 모두가 단합된 피의 대가로 얻어진 것이기에 그 어느 나라 국기보다도 더더욱 존경스럽고 가치로운 것이다.


 


그래서 우리나라 형법 105조와 106조에서까지 국기를 모독하는 죄와 국기를 헐뜯거나 비기(誹譏)하는 죄목까지 넣어 국가 모독죄로 다스리고 있다. 뿐만 아니고 국가기관 및 각종 행사 때는 국기에 대한 경례와 함께 진정 이 나라 국민 된 자로서 선현의 애국충정을 계승하여 오늘과 미래의 조국을 튼튼히 세울 것을 약속하는 국기에 대한 맹세를 다음과 같이 외친다.


 


“나는 자랑스러운 태극기 앞에 조국과 민족의 무궁한 영광을 위하여 몸과 마음을 바쳐 충성을 다할 것을 맹세합니다.” 라고 국민 된 책무감을 선서한다. 이 같은 애국심의 정서마저 파기시켰다는 뜻이며, 국기의 모독죄는 어떻게 할지 심히 안타깝다. 국기를 경시하는 것은 바로 국가 자체를 모독하는 일이다.


 


나는 할 일 없는 이들 국회의원들에게 묻고 싶다. 지금 관공서에 게양되는 국기가 비바람 폭우에도 헝겊처럼 나부끼고 밤낮없이 국기대에 처박혀 있는 실태라도 아는지, 물론 국회의사당에 게양된 국기도 사시사철 그대로 방치된 것을 보지도 느끼지도 못한 사람들이라고 본다.


 


정부자체도 국기를 방치하고 있다. 과거에는 국기의 게양 및 강하식 때는 길가던 걸음도 멈추고 국기가 있는 쪽을 향하여 가슴에 손을 얹고 애국가가 끝날 때까지 국기의 존엄을 표했다. 국기의 존엄은 바로 전통적 예절이며 애국사상의 표출이고 민족과 국가사랑의 내재적 잠재력을 키워주는 국민적 표상이다.


 


이제는 정권이 바뀔 때마다 퇴색되어 국기의 게양 및 강하식은 없어진 지 오래며, 국기도 헌 누더기가 되어 밤낮으로 목매달려 있는 실태다. 그리고 의식 때 한번이라도 자주독립의 국민된 자로 뿌듯이 자랑스런 태극기 앞에 국민 된 도리를 다해보자고 외치는 것까지 없앤다면 이후로는 국기가 제기능을 발휘치 못하는 국기 없는 국가로 추락하고 말 것이 아닌가. 정말로 한심한 작태다.


 


국기의 제 기능을 마비시키는 국기에 대한 새로운 법률이 나온다니 선현이 흘린 애국의 피흘림 앞에 통곡할 일만 남았다. 나는 단호히 민족의 충효와 문화전통의 애국적 습속을 없애려는 자격 없는 국회의원과 교단에서 국기교육을 강제로 망가뜨리는 일부 교사의 비교육적 작태를 국민 앞에 단호히 고발하여 법의 개정을 막고 민족정기를 바로 세우는 계기로 삼아야 한다.


 


그리고 우리가 몸담아 살아가는 충절의 고장 고성에서는 각 기관마다 국기의 소중함을 생활화하고 주민들은 국경일에 국기를 게양하는 일등국민이 되어야 하겠고 학교에서도 국기교육을 강화시켜야 한다.


 


국혼이 담긴 전통은 지역의 유구한 습속에 맞는 창의적인 예절교육과 함께 향토사랑, 나라사랑의 큰 길로 세대를 이어 나아가야 하겠다. 옛말에 충신은 구효문(忠臣求孝門)이라 했다.


 


, 나라의 충신은 효도와 예절을 다하는 가문에서 구하라는 뜻이다. 전통과 충효는 나의 뿌리임을 알고 현실에 맞게 승화시켜 고성문화의 근본을 삼아야 한다.


 


아무리 세계화가 되더라도 그 민족 신원의 민족주의와 전통은 있는 법, 이것이 바로 우리의 얼굴이며 생명선임을 알고 우리만의 것을 더욱 승화시켜 나가자.

김화홍논설위원 기자 / 입력 : 2006년 08월 18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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