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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영래의 디카시 <산중일기>
마음 속의 늑대 승냥이는 북적이는 도시에서 산속까지 따라왔네
오랫동안 야위어버린 아직은 죽지 않은 착한 마음에게 젖을 주었네
-시인 조영래
인간은 중간적 존재로 천사도 될 수 있고 악마도 될 수 있다. 마음속의 선한 것들을 키워내면 천사가 되고, 반대로 악한 것들을 키워 내면 악마가 된다. 최근 1995년 충북대 철학과 교수직을 스스로 던지고 전북 변산에 내려가 농촌공동체를 일구며 농부가 된 윤구병 선생의 근황이 신문 인터뷰 형식으로 소개되어 있어, 그의 특별한 삶이 큰 반향을 일으킨다. 윤구병 선생은 대학에서 15년 동안 철학과 교수로서 학생을 가르쳤지만 전혀 즐겁지 않았다. 그래서 진정한 삶의 의미를 찾아 주변의 반대를 무릅쓰고 쉰이 넘어 자신의 행복을 찾아 농부가 되었다. 그는 농부로서 보리출판사와 변산교육공동체학교 대표 등 더 많은 일들을 해왔다. 그런 그가 지난봄 말기암 선고를 받았다고 하는데, 이에 대해서도 담담하게 말한다. “인간 칠십 고래희(古來稀)다. 이 정도 산 것도 드문 일이다. 징글맞게 오래 살았다. 병원 치료는 받지 않고 있다. 병이든 교통사고든 이 나이에 죽으면 다 자연사다. 무슨 염치로 더 살겠다고 약을 먹고 주사를 맞겠나. 지난 40여년 우리 세대는 큰 잘못을 저질렀다. 후손이 살아야 할 기본자산, 물과 공기와 땅을 산업화라는 이름으로 더럽혀왔다. 일흔이 넘으면 죽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윤구병은 대학교수직을 버리고, 농부가 됨으로써 오히려 우리 시대 보기 드문 큰 스승이 되셨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