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 고성신문 | |
모정
쇠사슬 보다 더 질긴 자유와도 바꿀 수 없는 배고픔마저 견디게 하는
-시인 이상윤
모정의 의미를 다시금 떠올려 보게 하는 어미 개의 눈빛이 매우 인상적이다. 저 그윽한 눈빛은 어미라는 이름을 가진 존재에게서만 볼 수 있는 것일 테다. 자신의 몸은 마를 대로 말라가는데, 눈빛은 그만큼 더 깊어지고 있다. 역설이다. 밥그릇 물그릇도 다 비어 있건만 어쩐 일인지, 강아지 여섯 마리는 통통하니 건강하게 보인다. 어미개는 피골이 상접하다. 어미개는 어떤 외적에게서도 여섯 마리의 강아지를 보호할 태세다. 자신의 피와 살을 다 나눠 주어서라도 자신의 새끼를 지킬 결의가 엿보인다.
우리의 어머니들도 다 그러셨다. 지금은 풍요로운 세상이 되었지만, 식량 수탈을 당하던 일제 강점기와 6. 25 전란을 겪을 당시 보릿고개라는 말이 있었다. 가을에 수확한 양식이 바닥이 나고 햇보리가 나올 때까지의 춘궁기에는 풀뿌리, 나무껍질 등으로 연명하며 보릿고개를 넘겼다. 이때에도 어머니는 어떤 방식으로도 자식들을 키워 내었던 것이다. 보릿고개라는 말은 50년대까지만 해도 현실이었다. 흔히 50년대의 보릿고개를 마지막으로 겪으며 태어났던 베이비부머 세대가 지금 한창 직장에서 퇴직한다고들 하지 않는가. 그 베이비부머가 지금의 대한민국을 발전시킨 것은 주지하는 바다. 그 이면에는 자신의 피와 살로 그들을 키웠던 모정이 있었음은 물론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