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뼈 빠지게 농사지어서 일본에 수출해봐야 남는 건 하나도 없습니다. 내년부터는 다른 품목으로 재 를 하던지 해야지 이대로는 먹고 살기도 힘든 실정입니다.” 일본의 내수경기 부진과 엔화 환율하락으로 농산물 대일 수출이 악화일로를 걷고 있다. 특히 고성의 농산물 수출실적을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파프리카 등은 수출을 해도 잘해야 본전이기 때문에 수출농가에서는 근심걱정이 가득하다.
고성군에서는 지난해 파프리카와 방울토마토, 꽈리고추, 딸기, 양란 등을 농산물을 수출해 597만불의 수출실적을 올렸다. 이 중 일본에 수출하는 파프리카와 방울토마토, 꽈리고추의 수출실적은 473만불로 전체의 약 79%를 차지하고 있다. 하지만 일본의 엔화가 떨어지면서 고성군 전체 수출액 감소에도 큰 영향을 끼칠 것으로 보인다. 특히 파프리카를 재배하고 있는 농가에서는 일본수출 가격이 지난해 대비 절반가량 떨어져 남는 것이 없지만 국내에서 판매를 해도 가격이 좋지 않아 울며 겨자 먹기로 일본에 수출을 하고 있는 실정이다.
마암면수출농단 김경환 단장은 “올해 엔화 환율이 급격히 떨어지면서 지난해 1상자(5㎏)당 2만원에 수출되던 파프리카가 올해는 1만2천원에 수출되고 있다”며 “이 가격에는 수출해도 남는 것이 없다”고 말했다. 그는 “수출가격이 떨어져 국내로 판매를 하려고 해도 국내 가격도 비슷해 땀 흘려 농사를 지은 보람은 없다”며 “내년에는 품목을 변경하던지 해야지 이렇게는 먹고 살기도 어렵다”고 하소연했다.
파프리카뿐만 아니라 예전에는 수출이 많았던 방울토마토 수출농가도 어렵기는 마찬가지다. 한 방울토마토 수출농가는 “해마다 일본으로 수출하는 방울토마토의 양은 줄어들고 가격도 내려 이제는 수출을 포기해야 되자 않나 생각한다”며 “가뜩이나 농산물 가격하락과 운영비 인상으로 어려운데 앞으로는 어떻게 농사를 짓고 살아야 될지 막막한 심정이다”고 푸념했다. 엔화하락으로 농산물을 일본에 수출하는 농가에서는 시름이 깊어가고 있어 대책마련이 시급한 실정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