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봉농가에서 본격적인 벌꿀 수확이 한창인 가운데 꿀벌의 전염병이 전국적으로 확산되고 있어 바짝 긴장하고 있다. 봄철 꿀벌농가에 큰 피해를 주는 일명 토종 벌 에이즈라 불리는 낭충봉아부패병(폐사한 유충이 마치 물주머니와 같이 부패하는 질병)을 비롯해 미국부저병 등이 최근 경기도와 전라도 등지에서 발생되고 있기 때문이다.
법정 제2종가축전염병인 낭충봉아부패병은 꿀벌의 애벌레에 발생하는 바이러스성 질병으로 지난 2009년 봄부터 발생하기 시작해 2010년 약 90% 이상의 토종벌을 폐사시킨 무서운 질병이다. 또한 3군 전염병인 부저병은 꿀벌의 애벌레나 번데기를 썩게 하며 한봉, 양봉 가리지 않고 발생하고 있다.
고성군에는 53개 농가에서 약 7천577군의 양봉을 하고 있으며, 양봉농가에서는 미국부저병 확산소식에 바짝 긴장하고 있다. 한 양봉농가는 “미국 부저병이 발생되면 구제역과 같은 가축법정전염병 대상이 아니다 보니 농가 자체적으로 치료와 대책을 마련해야 하는 상황이다”며 “농가에서 흔히 알고 있는 꿀벌 응애나 노제마병과 달리 바이러스는 육안으로 확인할 수 없어 실질적인 전염 차단 방법도 마땅치 않아 걱정이다”고 말했다.
이처럼 낭충봉아부패병과 미국부저병이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지난달 마암면 소재 한 양봉농가에서는 꿀벌이 집단으로 폐사하는 일이 발생됐다. 이 농가에서는 꿀벌의 폐사원인을 몰라 폐사된 벌들을 모아 ‘국립수의검역원꿀벌질병관리센터’에 원인분석을 의뢰 맡겨 놓고 있다. 아직까지 분석결과는 나오지 않았지만 전염병으로 인해 벌이 폐사됐을 경우 피해가 확산되지 않을까 우려되고 있는 실정이다.
군 관계자는 “고성군에는 수년전에 낭충봉아부패병으로 인해 많은 토종벌들이 떼죽음을 당한 적이 있었지만 최근에는 발생된 적이 없다”며 “미국부저병도 아직까지 발생된 농가가 없고 마암면 소재 양봉농가에서 벌이 떼죽음을 당한 원인은 분석결과가 나와 봐야 알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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