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나던 운전자 도움으로 아들 목숨 구해
타인의 어려움을 나서서 도와주기란 쉽지 않은 일이지만, 난생 처음 본 사람의 도움으로 목숨을 구 사례가 뒤늦게 밝혀져 화제가 되고 있다.
마산시에 거주하는 신현숙(47·여)씨 가족은 지난 6월 4일 일요일을 맞아 고성을 찾았다.
평소 학교생활에 지친 아들 김화랑(17)군에게 자연을 접할 기회를 주고 싶어 김군의 할아버지 댁이 있는 구만면을 방문한 것이다.
이들은 오전 11시경 광덕리에 있는 밭에서 완두콩을 따고 있던 중 위급한 상황을 겪게 됐다.
김화랑 군이 “어지럽다”고 하더니 갑작스레 발작을 일으키며 그 자리에 쓰러졌다.
신씨가 다급하게 남편 김한식(50)씨를 불렀지만 멀리까지 갔는지 대답이 없었다.
정신을 잃고 입술이 새파래진 채 온몸이 굳어가는 아들을 보며 신씨는 놀란 가운데 인공호흡을 시도했지만 화랑군은 정신을 차리지 못했다.
신씨는 “아이가 죽어가는 느낌이 들어 너무나 당황스러웠다”고 당시의 심정을 밝혔다.
천만다행으로 마침 이때 자동차를 타고 길을 지나던 한 운전자가 이 상황을 목격했다.
30대 정도로 보이는 이 운전자는 한참을 지나서야 차를 멈췄지만, 50m 정도를 후진해 와 차에서 내렸다.
이 사람은 곧 화랑군을 바닥에 눕히고 심장마사지를 시도했고, 함께 차에 타고 있던 부인이 119에 신고를 했다.
신씨는 옆에서 인공호흡을 하며 팔다리를 주물렀고, ‘아이가 살아나는 것’을 느끼면서 말할 수 없는 안도를 느꼈다.
그러던 중 화랑군의 아버지 김한식씨와 119 구급차가 도착했고, 곧장 고성의 한 병원으로 가 치료를 받을 수 있었다.
구급차에 타기 직전 도움을 준 사람에게 연락처를 물었지만 영오면에 산다는 대답만 들을 수 있었다.
신씨는 당시 경황이 없어 연락처를 받지 못했지만, 위급한 상황에서 도움을 준 사람에게 감사의 말을 꼭 전하고 싶다고 말했다.
“30대 초반 정도로 보였고, 부인과 아이가 함께 있었습니다. 오늘 다시 그곳에 가봤지만, 찾을 수가 없네요. 식사라도 꼭 한번 대접하고 싶습니다.”
신씨는 “도움을 준 사람에게는 대단한 일이 아니라도 도움을 받는 쪽은 너무나도 고마운 일이 될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됐다”며 “처음 보는 사람의 도움으로 목숨을 건진 아들도 자라서 누군가가 어려움에 처했을 때 도움을 줄 수 있는 사람이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신현숙씨 가족이 도움을 주신 분을 애타게 찾고 있습니다.
고성신문 편집국(☎674-8377)으로 연락 주시기 바랍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