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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학여행 길에 침몰 사고로 목숨을 잃은 단원고 학생들의 명복을 빌며

아직도 돌아오지 않은 학생들의 안전과 무사귀환을 간절히 바랍니다
고성신문 기자 / kn-kosung@newsn.com입력 : 2014년 04월 28일
ⓒ 고성신문
박종훈 경남교육감 예비후보의 경남도민들에게 드리는 글


# 슬픔의 힘을 옮겨 부끄럽지 않은 사회 만들기에

나서겠습니다


최근 우리 주변에서 일어난 힘없고 연약한 아이들의 죽음을 지켜보며 온 국민은 안타까움과 분노의 감정을 추스르기 힘들었을 것입니다. 하늘이 무너지는 슬픔을 견디고 계실 부모님은 물론 자식을 가진 모든 부모님들의 참담함과 불안함, 그리고 학교에서 일어난 이 사고를 오롯이 나의 책임으로 돌려야 하는 교사·공무원들의 자괴감, 모두가 힘들고 고통스러운 시간을 보내고 있습니다. 그러나 부끄럽지 않은 이 땅의 어른으로 살기 위해서는 슬픔의 힘을 옮겨 새로운 세상을 향한 길에 다시 나서야겠습니다.


# 슬프고 불안한 학부모님의 마음을 치유해 드리고 싶습니다


‘자식 키우는 마음’이 어느 부모인들 다르겠습니까? 옆집 아이의 울음에도 발길이 멈춰지는 게 부모 마음입니다. 꿈 한 번 제대로 펼치지도 못한 사랑하는 자녀를 떠나보낸 심정을 누가 헤아릴 수 있겠습니까? 원망과 한숨이 가슴을 치고 올라오는 고통의 시간을 보내고 계실 것입니다. 부디 마음과 몸을 추스르시기를 기도합니다. 그리고 가해자로 몰린 자식을 바라보고 있어야 하는 부모님들의 마음 또한 지옥이리라 생각합니다. 가해 학생 또한 온 사회가 품어야 합니다. 아직 많은 것을 경험하며 변화가능성이 무한한 여린 학생입니다. 격리와 배제로 또 다른 폭력을 행사하는 과오를 저질러서는 안 됩니다. 상처 난 마음을 헤아리고 치유해 드려야 합니다.


# 선생님, 자괴감에서 벗어나 흔들림 없이 교단을 지켜주십시오


학교에서 일어난 모든 일과 사회에서 일어난 모든 일은 우선 교사 책임, 공무원 책임이 됩니다. 묵묵히 교단을 지키고 사회를 지키는 교사와 공무원이지만 많은 일에서 원망의 대상이 되고 있습니다. 위로 받는 자리에선 늘 소외되지만 든든하게 사회를 떠받치는 교사·공무원이 우리 사회를 지탱하는 힘임을 잊지 않고 있습니다. 학생들의 올바른 성장을 보람으로 여기며 폭풍업무에 시달리는 수많은 선생님, 봉사정신과 책무성으로 버텨내고 계신 수많은 공무원들의 짐을 덜어주어야 합니다. 이번 일로 더욱 고통스런 생활을 하고 있을 선생님, 흔들리지 말고 꿋꿋하게 교단을 지켜주십시오. 학생들이 의지할 곳은 선생님 어깨입니다.


# 학교폭력은 개인의 문제가 아닙니다


학교폭력은 소통의 부족에서 비롯됩니다. 특히 청소년기의 학생들은 하고 싶은 이야기는 많지만 자신의 이야기를 말 할 곳이 없습니다. 또한 다른 사람의 고민을 듣고 서로의 입장을 이해할 수 있는 여유와 공간이 지극히 부족한 상태입니다. 소통의 부재, 타인에 대한 이해와 배려의 부족, 이것이 폭력으로 관계의 문제를 해결하는 방법이 되어버린 것이라 볼 수 있습니다. 대화 없는 가족, 학대받는 아이, 과잉보호로 기계화된 아이를 길러내는 우리의 가족 문화를 되돌아보아야 합니다. 사람됨의 출발이 되는 가정에서부터 존중받지 못하는 아이는 올바른 가치관이 형성되지 못합니다. 또한 학교와 사회에서 협력과 상호작용보다는 경쟁과 성공 위주의 개별화된 문화에 길들여진 아이들은 타인의 고통을 헤아릴 수가 없습니다. 학교폭력을 학생 개인의 문제로 몰아가서는 안 됩니다. 저는 우리 아이들에게 ‘관심’을 기울여 주시기를 호소합니다. 자세히 보아야 예쁘듯 관심을 가지고 지켜보아야 아이의 마음이 보입니다.


# 폭력의 음성화에 눈을 돌려야 합니다


지난 2013년 전국 17개 시·도 초등 4학년부터 고등학교 2학년까지 약454만명을 대상으로 학교폭력 실태조사를 실시한 교육부의 분석 결과에 따르면 ‘학교폭력은 꾸준히 감소하고 있으나 집단따돌림은 여전’하다며 문화개선과 현장의 노력이 강화되어야 한다고 하였습니다. 그러나 이 결과는 통계수치만으로 정부의 학교폭력대책을 정당화하려는 것에 불과하며 매우 중요한 점을 놓치고 있습니다.
우선 조사 참여율 89.4%는 학습권을 침해하며 익명성이 보장되지 않은 상태에서 공개적으로 실시된 결과이며, 처벌 강화로 눈에 보이는 물리적인 폭력 행위가 줄어들었을 뿐 눈에 보이지 않는 폭력 행위가 높게 나타나고 있는 현상에 대해선 입체적인 분석이 되지 않았음을 알 수 있습니다.
언어폭력, 집단따돌림, 사이버 괴롭힘 등의 비중은 높아지고 있다는 것은 폭력이 점점 음성화 되고 있음을 말하고 있습니다. 이는 물리적 폭력 못지않게 피해 학생들에게 정서적 고통을 가중시키고 있는 심리적 폭력이 심각한 수준이며 학교폭력에 대한 새로운 진단과 대책을 세워야 한다는 점을 말해줍니다. 처벌과 규제 위주의 해결책은 근본적이 대안이 될 수 없음을 의미합니다.


# 개별화를 극복하고 관계 회복을 중심에 두는 협력적인 문화를 만들겠습니다


‘만남은 교육에 선행한다’는 말처럼 교육현장은 교사와 학생, 학생과 학생의 인격적인 만남의 장이어야 합니다. 협력을 강화하는 학습으로 개별화된 관계를 회복하는 교육활동이 강화되어야 합니다. 학부모:학생:교사의 입체적 상담부터 동아리 활동 활성화, 생활상담 강화 등으로 대화가 가능한 학교문화를 만들어 가겠습니다.
학교폭력승진가산점제도를 폐지하겠습니다. 이 제도는 학교폭력을 예방하고 근절하기보다 교사들의 점수를 위한 도구로 전락하고 있습니다. 형식적인 제도를 폐지하고 학교폭력 예방을 위한 교사들의 자발적인 대안과 학생들의 주체적인 문화 만들기를 위해 노력하겠습니다.
그린마일리지 제도를 폐지하겠습니다. 학생들의 생활을 벌점과 상점으로 나누고 이를 감시하게 만드는 비교육적인 제도는 협력적인 학교를 만드는 데 오히려 방해가 될 뿐입니다. 눈에 보이는 점수가 아니라 칭찬과 믿음으로 학생들의 행동 변화를 이끌어 내는 교육적인 방법으로 전환하겠습니다.


학교폭력 예방을 위한 민관협력의 “무지개 센터”를 운영하겠습니다. 지역 교육청에서 운영하고 있는 wee센터를 접근성이 쉬운 곳으로 옮기고, 학생의 생활지도와 심리상담 등을 전문으로 하는 곳으로 운영하겠습니다. 부모와 자녀 사이에 대화가 가능한 공간, 사소한 이야기를 터놓고 말 할 수 있는 공간을 만들어 치유와 소통의 장소로 자리잡도록 추진하겠습니다.
언제부터인가 학교폭력이 사회 문제로 부각되었습니다. 학교폭력의 문제는 단기간에 시스템 하나로 해결되지는 않습니다. ‘나와 너’의 관계회복을 시작으로 구성원들의 관계를 회복하려는 합의를 통한 뼈를 깎는 노력만이 해결할 수 있습니다. 이제 학교에서부터 시작하도록 하겠습니다.

고성신문 기자 / kn-kosung@newsn.com입력 : 2014년 04월 28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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