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철 대표작물로 농가소득에 효자노릇을 하던 시금치가 올해는 그 역할을 하지 못했다.
동부농협에 따르면 지난해 7월 시금치 첫 경매 이후 지난 24일까 총202만1천150단에 32억2천38만원의 매출액을 달성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2012년 10월 1일부터 2013년 4월 12일까지 시금치 수확시기 때 판매량 116만8천225단, 판매액 31억5천320만원보다 판매량은 두 배 가량 늘었지만 총 매출액은 비슷한 수준이다. 이에 1단당 평균 단가도 2천700원에서 1천600원으로 폭락했다.
첫 경매가 시작된 지난해 7월에는 1단당 1천26원의 헐값에 거래됐으며, 8월에는 1천836원으로 가격이 조금 올랐다.
9월에는 1단당 1천75원으로 또 가격이 하락했다가 본격적인 시금치 철로 접어든 10월에 1단당 2천692원으로 가격이 예년 수준을 찾았다.
그러나 11월 들어 다른 지역에서도 시금치 물량이 쏟아지면서 1단당 1천842원, 12월 1천547원, 올해 1월 1천503원, 2월 1천382원, 3월 1천526원으로 가격이 급격히 떨어졌다.
이는 최근 고성과 남해, 통영 등에서 시금치 재배 면적이 20% 가까이 늘어난데다 올해 작황도 좋아 생산량이 지난해보다 2배 이상 많아졌기 때문이다.
시금치 가격이 급격히 떨어지자 농민들은 올해도 시금치재배를 해야 될지 고민이 많다.
한 농민은 “식구들이 함께 시금치를 수확하고 있는데 시금치를 캐서 팔아봐야 돈이 안되니까 이걸 올해도 재배를 해야 될지 말아야 될지 고민”이라며 “몇 년간 시금치 재배로 농한기에 짭짤한 수입을 올렸지만 이제는 너나 나나 할 것 없이 다 시금치를 재배하니까 앞으로는 재미를 못 볼 것 같다”고 푸념했다.
이처럼 시금치 재배면적은 늘어나고 가격은 계속 떨어지고 있지만 가격하락을 막을 마땅한 대책이 없어 앞으로 시금치가 겨울철 농가소득원으로 효자노릇을 할지 골칫덩이로 남을지 몰라 농민들의 고민은 깊어져 가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