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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보다 더 좋을 순 없다”
어쩌다 한 번쯤 일상을 뒤로하고 한적한 산골이나 인적이 드문 바닷가, 예술작품을 감상할 수 있는 갤리에 들러 나만의 시간을 갖고 싶은 충동은 누구나 다 경험해 보았을 것이다.
하지만 어디를 떠난다는 것이 마음만큼 그리 쉽지만은 않은 것이 현실이다.
그러나 굳이 먼 곳으로 나가지 않더라도 고성에서도 조금만 관심을 갖고 주변을 둘러보면 이 세가지를 한꺼번에 다 누릴 수 있는 기막힌(?) 곳이 있다.
고성읍 신월리의 관아랑 전시장.
이 집 주인도 첫눈에 이 땅에 반해 집을 짓게 되었다는 관아랑 전시장은 뒤로는 야트막한 산속에 감싸여 있고 앞으로는 늘 한결같으면서도 하루도 같은 모습을 보여 주지 않는 고성만이 시원스럽게 펼쳐져 있다.
마치 어머니 품속같은 이 곳. 여기에다 집 주인 오정숙씨의 도조작품을 마음껏 감상할 수 있는 곳이다.
담장도 울타리도 없는 관아랑은 지역 예술인들 뿐만 아니라 전국의 문화 예술인들이 하루가 멀다 하고 찾아와 고성의 아름다운 자연풍광을 마음껏 즐기는 쉼터로도 인기를 얻고 있다.
“이제 손님 맞이가 일상생활이 돼 버렸다”는 그녀는 “이곳은 항상 열려 있는 공간으로 누구든지 찾아와 감상할 수 있으며, 아름다운 추억과 생활의 재충전을 하고 가는 것 만으로도 보람을 느낀다”고 말한다.
요즘에는 정원은 물론 온 사방에서 앞 다퉈 고개를 내미는 잡초들과 한창 전쟁 중이다.
“뽑아도 뽑아도 끝이 없다”는 잡초는 제초제를 치면 금방 잦아들어 손쉽겠지만 환경을 생각하고 자연의 소중함을 먼저 생각하는 그녀기에 어림도 없는 발상이다.
부산에서 우연히 낯선 고성까지 오게 돼 그만 고성이란 곳에 마음을 뺏기게 된 그녀는 오는 사람마다, 만나는 사람마다 고성자랑이 앞선다고.
5년 전 이곳에다 비둘기 집 같은 2층 집을 짓고 도조작품 활동을 해 오면서 2년 전에는 야외 도조전을 열기도 했다.
도조는 고성지역에서는 다소 생소한 작품활동으로 흙으로 빚어 조각한 다음 가마에 구워내는 작품을 말한다.
바깥경치도 아름답지만 집안으로 들어서면 통나무로 된 천정과 훤히 뚫려있는 2층, 눈길 가는 곳마다 전시된 도조작품들로 인해 더욱 편안함을 느낀다.
내년 봄께 그녀는 이곳에서 두 번째 야외 작품전을 가질 계획이다.
그리고 앞으로 이 아름다움을 더 많은 사람들과 공유하기 위해 이곳에다 도조공원을 만드는 것이 그녀의 꿈이다.
이제 그녀는 더 이상 낯선 이방인이 아니다. 누구보다도 고성을 아끼고 사랑하는 그녀.
“혼자서 누리기에는 너무 아까워 도조공원을 만들겠다”는 그녀는 비가 땅속으로 스며들듯 어느덧 그녀 자신도 고성인으로 거듭나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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