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다가 해지거나 몸에 맞지 않으면 언제든지 가져오세요. 새 옷처럼 깔끔하게 고쳐드릴께요.”
30여 년간 옷 수선일을 해 온 김성심(55)씨는 이제 손님이 가져오는 옷만 봐도 어디를 어떻게 수선해야 할지 대충은 짐작한다고.
고성읍 송학리에서 청탑의상실을 운영하는 그녀는 근래 들어 기성복이 많이 공급돼 옷 수선이 전문일감이 됐지만 사실상 그 이전에는 아가씨와 부인들을 대상으로 하는 양장 맞춤 디자이너로 일해 왔다.
처녀 때 서울서 미싱과 재단을 가르치는 양재학원을 다닌 그녀가 고성에서 디자인 해내는 옷들은 단연 여성들의 인기를 독차지 했다.
차츰 양장이 사양길로 접어들자 의상실을 접게 된 그녀는 자구책으로 옷수선을 하게 된 것이다.
고성에서 그녀의 솜씨가 어느 정도 인정을 받고 있던터라 옷 수선은 오히려 그녀에게 전화위복의 계기가 됐다.
그녀의 손이 한 번 지나간 옷은 옷 수선이라기보다 색다른 디자인의 새 옷으로 다시 태어나 손님들을 흡족하게 했기 때문이다.
몇몇 손님들은 다른 곳에서 수선을 하다가 맘에 들지 않아 버리려고 마음먹었던 옷을 우연히 그녀의 수선집을 찾았다가 마음에 쏙 들게 고쳐가는 경우가 허다하다.
이것이 입소문이 되어 너도나도 유행이 지나거나 몸에 맞지 않는 옷들을 챙겨와 그녀에게 맡기게 됐다.
남들이 어려워하는 일감들이 오히려 그녀에게 실력과 능력을 인정 받게 만들었다.
“솜씨도 좋지만 열심히 사는 모습이 보기 좋아 정이 들게 됐다”는 박정애(72) 할머니는 20년이 넘게 지금도 그녀의 의상실을 찾는 언제나 변치 않는 단골 고객이다.
주위 사람들의 얘기처럼 그녀는 옷 수선을 하면서 6남매의 자녀들을 모두 착하고 바르게 키워 놓았다. 그것이 그녀에게는 가장 큰 보람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