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 고성신문 | | 고성학당은 3월부터 12월까지 매주 2회씩 읍면 31개소 32개반에서 교육희망자 379명을 대상으로 각 마을 경로당 및 마을회관에서 운영된다. 교육내용은 한글 기초교재와 부교재를 자체 제작해 생활문해, 가족문해 등 다양한 내용을 다룬다.
고성군은 지난해 10월부터 14개소 220명을 대상으로 운영한 고성학당이 참여자들의 만족도가 높아 올해는 전 읍면으로 확대했으며, 문해교육사 양성과 실버놀이지도사 자격과정을 운영했다.
큰 호응을 얻고 있는 고성학당이 연이어 개강을 하고 있다. 영오면 영대마을 경로당을 찾았다. 경로당에는 할머니들이 잘 정리를 해 놓고 기다리고 있다. 얼핏 세어보니 15여명이 넘는다.
조점숙·박명숙 문해교육사가 들어서자 할머니들은 마치 딸들이 찾아온 듯 반갑게 맞는다. 두어달만의 만남이다.
입학식을 겸한 지난 4일 조점숙 문해교육사는 학습목표란에 ‘자신의 이름을 자신있게 말할 수 있다’고 적으며 건강한 모습으로 다시 뵙게 되어 기쁘다고 말한다.
손뼉을 치며 자기 이름을 넣고 “○○○, 최고, 짱”하며 자기 소개를 한다. 할머니들은 박자를 맞추지 못해 머뭇거리더니 이내 신나게 박자를 맞춘다. 가요인 ‘야야야, 내 나이가 어때서’를 한바탕 부르고 ‘꽃밭에는 꽃들이 모여 있고요. 우리들은 영대학당에 모여 있어요’ 노래를 즐겁게 합창한다.
조점숙 문해교육사는 “지난해는 시범운영이고 3개월이라 유치원을 다녔다고 하면 된다. 올해는 매주 한 주에 한 문장씩은 써 보고 자신이 쓰고 싶은 글을 써 볼 계획”이라고 말한다.
몸을 마사지하며 소리내기, 별명 짓기, 자랑거리 발표하기, 반장 부반장 뽑기 등 다양한 놀이와 표현하기가 계속된다.
조점숙 문해교육사는 “고성학당을 통해 이름도 쓰고 농협에서 금액도 적고 하시니 좋지요?”하고 묻자 이덕순 할머니는 “올림픽에서 금메달 딴 것만큼 좋다”고 답한다.
박두선 할머니(79)는 “재미있고 운동도 되어 항상 영대학당이 즐겁다. 집에 있으면 멍하니 있게 되고 몸이 굳는 느낌인데 이곳에 오면 활기차지고 계속 웃음이 난다”며 웃는다.
김미문 할머니(76)는 “이름도 쓸 수 있고 길에서 아는 글자를 보면 기쁘고 새로운 세상을 보는 듯 하다”고 말한다.
조점숙 문해교육사는 “어머니들이 학당에 참여하면서 열성적이고 참여율이 높다. 친자식 대하듯 반갑게 맞아 주시고 학당 참여 후 즐겁고 밝게 웃으시는 모습을 볼 수 있다. 많은 대화를 하고 자신감을 가지시는 모습을 보며 보람차다”고 말한다.
영대학당은 올해 자기가 좋아하는 글과 그림을 그려 시화전을 할 계획이다. 또 5월 영오초등학교 운동회 때 할머니들이 참가해 그동안 갈고닦은 끼와 솜씨를 선보일 예정이다.
찾아가는 문해교실이라는 딱딱한 이름과 어울리지 않다. 고성학당은 어르신들의 교실이자 운동장이며 놀이터다. 노래방이며 나를 표현하는 무대이다. 어르신들의 밝아진 얼굴표정만큼 고성군의 밝은 미래가 보이는 듯 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