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 고성신문 | |
내 고향 月坪里는
마당에 달이 뜨고 지는 고장
벽방산 산자락 잡고
흙의 옛 이야기로 이어 사는 마을
영롱한 이슬 방울엔
우리 할배 할매 손잡은 영상이 떠가고
소담스런 기침 하나로
여명을 깨운다.
매실이 익어가는 자갈 들판은
황소의 억센 의지로 하루를 따는 마을.
홍류골 거운지 매수의 밭 들녘
율대리 물꼬 따라 용산의 무논들판
진종일 땅심과 땀을 따는 사람 사람들
오늘도 굽은 혼이 달을 줍는다.
철따라 오곡 거두며 자연에 심은 심혼(心魂)
낮이면 계곡물에 보름달을 씻고
밤이면 햇볕 데워 혼불 지피는 토가(土家)여.
어머니 향불 밝히는 초가 청마루
은하삼경의 고향 밤 하늘만이
그리움 달빛 젖어 가슴에 잠든다.
위 시의 내용대로 월평리는 자연경관이 빼어나 시와 수필의 고장이며, 논들과 밭 들녘이 기름져 오곡을 거두고, 시금치 마늘 등의 야채를 심어 경향 각지에 풍성한 먹거리를 공급하고 있다.
또한 월평, 신월리 앞바다는 청정수역으로 철따라 신선한 고기류는 물론, 해초류와 바다의 우유인 굴의 생산으로 윤택한 삶의 보금자리를 태고 때부터 이루어 왔다.
작년(2005년) 한 해에 월평리 들녘에서 주민들이 땀 흘려 벌어 들인 야채값이 무려 12억원이 넘었으며, 여름과 가을철에는 먹음직한 노오란 옥수수로 손님들의 구미를 맞추면서 노력한 만큼의 짭짤한 수익을 올리는 고장이다.
이와 같이 월평리는 순수무궁한 자연과의 친화력으로 주민과 상생하는 불가분의 관계에서 세월을 포개고 있다.
그런데 작년부터 월평리 다수 주민의 의견수렴을 무시 한 채 관계자와 업자와의 결탁으로 이곳의 산야에 골프장 설치를 위한 작태가 노골적으로 드러났다. 뒤늦게 위 사실을 알게 된 주민들은 지난 3월 17일 군수와의 면담에서 골프장 설치를 하지 않겠다는 약속을 받아 내었다.
군 행정당국이 한번 내린 결정 내용이 지속되기를 바라면서 이곳에 골프장 설치를 결사반대하는 성명을 싣는다.
첫 번째, 마을을 에워 싸고 있는 산야를 무려 10만여 평이나 벌목을 하고 나면 산은 바로 황폐화가 되어 영원히 되돌릴 수 없는 황무지가 된다.
그 여파는 너무나 커서 야생동물들은 물론 초목도 존재할 수 없을 것이며, 환경의 급변화로 이곳에 삶의 정서와 리듬이 깨어져 상주하던 주민이 살수 없게 된다.
그리고 골프장을 유지키 위해 뿌려대는 독성이 강한 제초제나 살충제는 여름철의 홍수에 씻겨 논밭으로 스며들 것이며, 독물에 민감한 바다 생물은 죽어 문자 그대로 들녘과 바다가 함께 죽어 생태계의 돌이킬 수 없는 참변을 당하게 된다.
자연은 한 번 가면 돌이킬 수 없는 것이기에 돈 몇 푼의 얄팍한 수작에 우를 범하지 말자.
둘째는 골프장과 흙을 파먹는 농민 서민층과는 아무런 상관관계가 없는 것이다.
골프를 치는 사람의 상류층은 돈과 시간이 많아 생활에 여유를 가지는 사람층이며 이런 사람일수록 농민의 어려운 삶과 자연훼손과는 정말로 거리가 먼 사람들이다.
때로는 골프장의 잡일로써 마을사람 일부를 고용하겠지만 주민 모두가 야채 및 농사에 매달려 그들의 생명줄을 잇는 익숙한 토박이 사람들에게 별 도움이 되지 않는 것이다. 오히려 열심히 살아가는 농심을 이환시킬 염려가 크다고 볼 것이다.
셋째는, 이곳의 골프장은 고성읍을 지나 통영과거제의 길목에 있는 만큼 먹고 마시고 즐기는 것은 통영과 거제가 차지하고 고성은 그들이 배출하는 각종 쓰레기만 고스란히 떠안게 될 것이다.
따라서 고성지역 경기에는 큰 보탬이 되지 않을 것이 뻔하다. 또 골프장 건립을 반대하는 이곳 주민들은 대를 이어 고향을 지키며 살아왔고, 그들의 조상들은 바로 이곳에 혼과 뼈를 묻어왔다.
바꿔놓고 생각해 보자. 골프장 건립을 강행하려는 사람들은 자기 조상의 뼈를 조수의 밥이 되게 흩어 놓겠는가.
월평리 산하에 골프장 건립을 들고 나오는 관계자나 관련 관청에서는 세수확보나 인구증가 정책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진단하지만 과연 잃는 것보다 얻는 것이 있다고 할 수 있을까.
‘자연과 환경’이라는 너무나 큰 것을 잃기에 그 무엇으로도 변명이나 해명은 결코 있을 수 없는 것이다. 그것은 바로 자손대대로 물려줄 자연을 훼손하고 평화의 서정 속에 자급자족으로 풍요를 노래하며 삶을 영위하는 월평, 신월 주민의 목줄을 당기면서까지 강행할 필요가 있을까.
아무리 생각해도 그곳에 골프장을 개설하여 얻는 것이라고는 황폐뿐이다.
골프장을 강행하는 그들의 저의를 묻고 싶다. 농심이 노하면 세상이 개벽을 한다는 이치를 알아야 할 것이다. |
04/05 05:07 삭제
04/02 06:39 삭제
03/22 02:55 삭제
03/18 05:48 삭제
03/14 09:53 삭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