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축산 농민들이 지난 5일 한우가격폭락과 한미 FTA로 인한 한우농가 피해대책 마련 요구를 위 해 서울에서 시위를 전개하려 했지만 경찰의 저지로 무산됐다. 이날 전국한우협회 소속 10개 시도지회를 비롯한 136개 지부는 수백대의 차량에 한우 2~3천마리를 싣고 청와대와 기획재정부에 한우반납운동을 전개하려 했다. 이번 집회에는 전국한우협회 고성지회 이희대 지회장을 비롯한 회원 6명도 차량에 소를 싣고 서울로 상경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경찰이 곤지암IC, 안성IC, 천안IC 등 전국 IC 10곳에서 농민들과 한우의 이동을 차단하면서 소는 한 마리도 서울에 진입하지 못했다. 결국 청와대 인근에 위치한 서울 종로구 청운동주민센터 앞에서는 전국한우협회 소속 주요 협회장들 10여명만이 모인 채 기자회견을 열었다. 남호경 전국한우협회장은 “정부는 한미 FTA에서 현재 40%인 미국산 쇠고기 관세를 단계적으로 철폐하기로 했지만 협상이 진행되는 4년반 동안 제대로된 농가 대책은 내놓지 못했다”며 FTA에서 가장 피해 품목인 농축산을 외면하는 정부는 각성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윤경 전국축협노조위원장도 “군인에게 하루에 40g 지급되는 소고기를 수입산에서 한우로 대체하겠다는 게 정부 대안의 전부”라며 정부는 근본적인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한우농가에서는 “우리 축산업은 2011년 발생한 구제역의 악몽이 가시기도 전에 축산업에 대한 각종규제로 농민들의 시름은 깊어가고 사료값 폭등과 소값 폭락으로 빚에 허덕이다 삶을 비관하여 자살을 생각하기에 이르고 있다”고 입을 모았다.
또 “지금 한우산업은 FTA대책은 둘째 치더라도 당장 반토막 난 소 값 하락으로 소를 키울수록 생산비를 못 건져 빚을 져야한다”며 당장 발등의 불을 끄지 못해 도산하고 있는 것이 지역 농가의 현실이라고 주장했다. 실제로 지난해 12월 한우 암소 송아지 가격은 92만1천원을 기록, 전년 평균가격 217만4천원 대비 57%나 하락했으며, 600㎏ 큰소(수소)는 전년 평균가격 533만7천원 대비 40% 하락, 319만3천원까지 떨어졌다.
한우농가에서는 이번 시위를 통해 △한우산업 안정을 위한 적극적인 수매와 도태유도 장려금을 확대 △농가의 경영안정을 위한 사료자금 지원확대와 사료구매자금 상환을 연장 △비육우 가격 안정제도를 즉각 도입 △송아지 생산 안정제 보전금액을 확대 △정부의 예산지원과 보조정책을 추진 △미국산 쇠고기 수입위생조건이 한미FTA 빅딜 대상 결사반대 △정부와 농협의 한우소비 촉진을 위한 과감하고 적극적인 예산집행과 할인행사 실시 등을 요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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