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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를 하자니 극구 사양한다. 대단한 일을 한 것도 아닌데 어쩌다 보니 받은 장관상이라며, 끝까지 손사래를 친다. 무작정 들이닥쳤더니 생각했던 이미지 다르다. 고성경찰서 상리파출소 임선진 경사는 엊그제 제66주년 경찰의 날, 행정안전부 장관상을 받은 열혈 경찰이다.
“제가 경찰생활을 시작할 때까지만 해도 딱딱하고 권위주의적인, 전형적인 경찰의 모습을 보며 일을 배웠습니다. 지금은 그럴 수가 없지요. 상리는 어르신들이 대다수이기 때문에 권위적인 경찰상은 전혀 어울리지 않습니다.”
임선진 경사는 1987년 통영에서 처음 경찰공무원으로 임용된 후 고성경찰서로 옮겨왔다. 20년이 넘는 경찰생활 중에 교통사망사고 예방, 절도예방, 대국민 만족도 향상, 직무성실수행 등으로 경남경찰청장상도 받고, 주민들의 칭찬도 숱하게 들었다. 그러나 언제나 겸손한 사람이다. 경찰로서의 직분을 다했을 뿐이라고 말하는 임선진 경사다.
모든 공직생활이 그렇겠지만, 특히 경찰은 투철한 사명감과 국가관이 없이는 할 수 없는 일이다. 때때로 목숨을 내걸어야하는 위험에 처하기도 하고, 며칠씩 집에도 갈 수 없이 현장에서 잠복해야하는 경우도 허다하다. 그런데 이 남자는, 그 생활이 재미나기만 하다.
“사실 경찰만큼 서민들에게 다가가기 쉬운 공직도, 또 믿음을 줄 수 있는 공직도 없는 것 아닙니까. 요즘 경찰은 옛날 경찰과 달라져야 합니다. 예전에야 사건해결과 범인검거를 주목적으로 했지만, 지금은 대민봉사가 경찰의 할 일입니다.”
그는 면민에게 더욱 가까이 다가서는 경찰이 되겠다는 뚝심을 갖고 있다. 그래서 상리면에 어울리는 치안서비스 제공이 가장 큰 목표라고 말한다. 노령의 농민이 많은 지역 특성상 농산물 절도사건이 빈번하고 무단횡단도 많다. 절도사건을 막기 위해 잠복근무도 하고, 무단횡단하는 어르신들께 안내하기도 하는 것이 그의 일이다. 설핏 보면 무슨 경찰이 단속은 하지 않고 홍보만 하느냐 할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주민들을 계몽하는 것도 경찰의 업무임을 생각하면 그처럼 열혈경찰이 또 있을까 싶다.
“2000년대 초반 큰 태풍이 왔을 때가 있었지요. 그때는 고성서에 있었는데, 기월리에 노부부가 매몰돼있다는 신고가 들어왔습니다. 대민봉사. 그것이 지금 경찰의 모토이니 당연히 구출해야 했지요. 노부부를 구조한 후 그 성취감과 보람은 10여년이 지나도 아직 고스란히 떠오릅니다.”
그뿐만이 아니다. 교통사고 조사를 오래 하다 보니 안타까운 죽음도 많이 본다. 그리고 농축산물 도난사고도 많고, 막 가을걷이가 끝나가는 지역의 특성상 야간근무를 할 때는 축사와 논밭에서 잠복근무를 하기도 한다. 그 덕분에 그가 일하는 상리면에는 절도사건이 0건이다.
“아무래도 면 단위에는 독거노인들이 많습니다. 그 분들을 부모처럼 살피는 것도 경찰의 대민치안서비스 중 하나라고 생각합니다. 다가가는 치안서비스로 주민들께 더 가까운 경찰, 격이 없이 쉽게 찾는 경찰이 되는 것이 목표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