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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산공원 산책기> 고성의 나폴리 같은 곳 남산공원


강홍우(전고성문협회장) 기자 / 입력 : 2006년 04월 01일
ⓒ 고성신문

“요즘 남산공원에 올라 가 봤나?


 


 “아! 글쎄. 우리 아버지 이름이 새겨져 있다고 그런 게 아니라니까.


 


지난 음력 정월 열 사흘, 우연한 기회로 고성 남산공원을 산책하게 되었다. 입구 왼쪽에 세워져 있는 역대 부사, 현령, 군수들의 공적 비며 계단 우측의 시비, 노래 비는 56년 전에 본 그대로였다.


 


첫 계단을 오라서 보니 좀 색달랐다. 보현사 입구 담장이 없어졌고 맨땅이었던 광장 바닥에는 보도블록이 말끔히 깔려있다. 큰 느티나무 둘레에는 원형 벤치가 설치되어 있고 광장 주변에도 여러 개의 벤치가 놓여 있다.


 


충혼탑을 지나니 중앙분리대가 있는 계단이 말끔하다.


 


계단을 올라서면 체력단련장으로 전에는 운동 기구도 적었고 관리가 제대로 안됐는데 이제는 운동 기구도 늘고 잘 정돈되어 있다. 시간이 있으면 한번 매달려 보고 싶다. 그 옆에는 발 지압 시설물도 설치되어 있어 그 위를 걷는 사람도 있다.


 


정동 마을에서 곧장 올라오는 찻길이 생겨났고 주차장도 설치되어 있어, 노약자는 여기까지 자동차로 올라와서 산책을 즐겨도 되겠다.


 


그 위에는 ‘호국참전용사 기념비’가 우뚝 서 있다.


 


돌 거북 등에 큰 비석이 세워져 있고 비문이 시 형식으로 새겨져 있다. 문을 읽어보고 뒤편에 병풍처럼 돌 판에 새겨져 있는 호국용사들의 명단을 살펴봤다.


 


각 읍면별로 6.25전쟁 때 참전한 분들의 명단과 순직자 이름들이 새겨져 있다. 그 다음에는 월남 참전용사의 명단도 있고, 추가 명단에 우리 아버지 이름도 있다. 그 외벽에는 6.25전쟁 때의 기록 사진들이 전시 되어있다.


 


정상으로 향했다. 전에는 흙바닥에 잡초가 무성하던 길이 이제는 보도블록과 잔 자갈길이어서 걷기에 편하다.


 


곳곳에 마련된 쉼터와 4각 정자 밑에는 벤치가 놓여있다.


 


주변의 소나무들은 전정을 잘 해 놓아 시원스럽다.


 


8각 정자는 재건축을 하고 있었는데, 이것이 완성되면 더 한층 아름다운 전망을 구경 할 수 있을 것이다.


 


정상에서 사방을 바라보았다. 저 멀리 벽방산의 서북쪽에는 눈이 덮여있어 서구의 어느 관광 사진을 보는 듯 하다. 해거름 때가 되어 구름 사이로 내비치는 햇살은 파도 위에서 사금파리를 흩어 뿌린 듯 찬란하다.


 


옅은 구름으로 하여 사량도는 보이지 않고 도산면 수월리 뒷산이 누에처럼 엎드려 있다.


 


고성만의 크고 작은 10여 개의 섬들이 어쩌면 이다지도 조화로운가! 어느 뛰어난 디자이너라고 한들 이렇게 꾸밀 수가 있으랴. 오랜 세월 파도에 시달려 머리털은 다 빠지고 온통 대머리만 남은 섬, 아기섬 어른섬 모양도 갖가지다. 섬과 섬 사이로 쾌속 질주하는 작은 배가 가르는 물살이 유성처럼 흐른다.


 


남서쪽으로는 올망졸망한 산봉우리들이 가까이는 진초록에서 멀리는 회색을 띠고 있다. 그 너머에서 불어오는 세찬 바람은 아직 갯내는 싣지 않았지만 분명 봄기운이 실려 있다.


 


일흔 일곱 계단을 내려서니 남산교다. 총 길이 76m에 폭 4.3m의 아치형 다리이다. 다리 난간에는 태양, 갈매기, 파도, 하늘을 형상화 한 무늬로 꾸며져 있다.


 


다리 아래 왕복 4차선 도로에는 자동차들이 내달린다.


다리 입구 의자에 앉아 동행인과 함께 심심초를 한 개비 물었다. 이런 아름다운 곳에서 속 시원히 빨아들이는 한 모금쯤이야 ‘설마! 그렇게 해로우랴’ 싶다. 속이 후련하다.


 


곳곳에 남·사·모(남산공원을 사랑하는 사람들의 모임)회원들이 설치해 놓은 안내판에는 「서로 인사 나눕시다. 안녕하십니까?」라는 표어와 공룡 마스코트가 새겨져 있지만 지나치는 산책인 그 누가 인사하는 사람은 없다.


 


솟대 길로 접어들었다. 3~4m의 가느다란 솟대들이 거센 바람에도 늠름하다. 상체만 조금 흔들릴 뿐 고성 사람 기상이다.


 


내려오면서 고성 시가지를 바라보니 완연한 도시형이다.


고층 아파트며 외곽으로 쭉 뻗어있는 우회도로, 차들이 쉴새 없이 줄을 잇는 고속도로…


 


저 멀리 천황산 능선에는 잔설이 흐르고 꼭대기가 장엄하다


수호초 팻말이 박혀있는 화단에는 새싹이 돋아나고 메마른 억새는 이제 새움을 잉태하는지 서걱거리지도 않는다.


 


나는 오늘 이 기분을 오래도록 간직하고 싶어 찬바람을 그대로 쐰다.


대보름날 아침에 또다시 남산을 찾았다. 그저께 가 보지 못한 곳을 둘러보기 위해서다.


 


이른 해가 남산교의 아치 반원 속에서 서성일 때 차에서 내렸다. 안전 줄이 둘러져 있는 계단을 세며 올라 바다 쪽으로 내려섰다. 좌우에는 곰솔이 태반인데 간혹 적송이 꽃술처럼 섞여 서 있다. 전정이 잘 된 소나무 다리 사이로 내려다보이는 바다는 쌓인 스트레스를 확 풀리게 한다.


 


‘동뫼’라 부르는 섬 같은 동산에 올랐다. 남쪽으로는 절벽인데 만조여서 인지 벼랑 발끝까지 물이 닿아있다. 봄이 오는 길목이라 바다 속이 연둣빛이다.


 


갈매기가 떼를 지워 타원으로 선회를 한다. 바다를 바라보도록 설치 해 놓은 벤치에 앉았다. 그 아래에는 10m 절벽인데도 안전 시설이 없다. 자생하는 노송이 안전 시설 구실을 할 뿐이다. 하기야 이 아름다운 곳에서 생의 끈을 놓아버리는 사람이 있겠는가.


 


이제는 남산공원을 완전 일주 한 셈이다.


 


그 동안 남산공원이 이처럼 변모되었으리라고는 상상도 못했다. 얼마 전 남산을 산책하는 사람들이 “남산이 정말 좋아졌다”고들 했으나 ‘흥! 남산이 좋아졌으면 얼마나? 마땅히 갈 곳이 없으니 그렇겠지’ 생각했는데 ‘百聞이 不如一見’임에 틀림없다.


 


지금까지 우리 고성 지역의 자랑거리라면 대체로 당항포, 상족암, 옥천사, 등을 들었는데, 나는 이제 자신 있게 남산공원을 앞세울 수 있다.


 


남산공원을 다 돌아보고 나니 욕심이 생긴다. 곳곳에 문화 예술 코너를 더 조성했으면 싶다. 이를테면 문학, 미술, 민속 등의 코너 말이다.


 


우리 고성의 진산(鎭山)인 남산공원이여 영원하리.

강홍우(전고성문협회장) 기자 / 입력 : 2006년 04월 01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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