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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사람이 백 사람을 이끌 수 있는 비결은 무엇인가?
한 사람이 백 사람으로 하여금 자기 명령을 따르게 만드는 능력은 과연 어디에서 오는 것일까?
그 해답은 바로 리더십에 있을 것이다.
「히틀러와 처칠, 리더십의 비밀」이라는 책은 제2차 세계대전의 두 주역 처칠과 히틀러의 리더십을 재조명해주고 오늘날 우리가 필요로 하는 리더십의 자질은 무엇인지 생각해 보는 계기를 마련해 주었다.
20세기 최고의 맞수로 손꼽히는 처칠과 히틀러는 공통점도 많았지만 그에 못지않게 다른 점도 많았다.
두 지도자는 오랜 세월 역경과 실패에도 굴하지 않고 자신의 목표를 추구한 초인적인 면모를 지녔으며 국민에게 그 색깔과 방법은 달랐지만 꿈과 비전을 제시하였고 뛰어난 웅변술의 대가였으며 그들만의 독특한 트레이드마크를 활용할 줄 알았다.
이런 공통점에도 불구하고 한 사람은 역사의 위대한 인물로, 또 한 사람은 역사의 사악한 CEO로 평가 받는 이유는 무엇일까?
제2차 세계대전을 주도하고 수백만 유태인을 학살한 전범 히틀러는 제1차 세계대전의 패전으로 불만에 찬 독일인들의 불평불만을 한 곳으로 모으기 위해 교묘하게 유태인이라는 재물을 희생양으로 삼았으며 군중 연설의 중요성을 일찍이 간파하고 군중의 마음을 사로잡기 위한 방법을 끝없이 연구하고 연습하여 철저히 계산된 정치 연설을 이용할 줄 알았다.
또한 수수한 “국민의 총통”이라는 인상을 주기 위해 동물이나 어린이와 사진 찍기를 즐겨 했는데 이 모든 것이 계획되고 꾸며진 카리스마를 위함이었다.
그런 반면 독일의 무차별 공격으로 풍전등화의 위기에 노인 영국을 승리의 길로 이끈 처칠은 히틀러식 카리스마는 없었지만 그에 버금가는 리더십은 있었다.
처칠에게는 철저히 계산되고 꾸며진 연설문은 아니었으나, 논리와 이성으로 상대를 설득시킨 탁월한 언어 구사능력이 있었다.
상대방을 존중하고 조언을 구할 줄 알았으며 자신을 낮출 줄 알았다.
그러나 오늘날의 지도자들이나 정치가들은 대부분 히틀러가 인위적으로 만들고자 했던 카리스마의 방법을 따라 하고 있다. 멀리 10년, 20년 앞을 내다보고 국가의 미래를 걱정하기 보다는 보여주기 위해 꾸며진 환상이나 비생산적이고 소모적인 정쟁에 에너지를 쏟고 있는 것이다.
처칠의 리더십은 국민들에게 영감을 주는 지도자의 원형이었지만 히틀러는 스스로 숭배의 대상이 되려고 끊임없이 노력한 결과 교묘하게 가꾸어진 카리스마를 가지게 되었고 그 카리스마 유지를 위해 결국은 판단이 흐려지고, 책임을 전가하고 인간관계를 경쟁의 관계로 만들므로 해서 패범의 길을 걷게 되었다.
만약에 히틀러가 초심을 잃어버리지 않고 현장의 야전 사령관들을 믿고 자신에 대한 충성만이 아닌 사람의 능력을 보고 적재적소에 인재를 등용하고 나에게 반대하는 다른 사람의 말도 귀 기울여 들을 줄 알았다면 오늘날 세계, 유럽의 역사는 달라졌을 것이다.
그런데 히틀러는 그 반대였다.
초심을 잃어버리고 점점 자만에 빠져 들었으며 자신의 능력을 과대평가하고 전문가들의 말을 무시하고 자신에게 아첨하며 달콤한 말만을 하는 사람을 기용하고 잘못이 있어도 자신에게 충성하면 끝까지 믿어줌으로써 일을 그르친 것이다.
반면 처칠은 항상 초심으로 돌아갈 줄 알았으며 자신과 의견이 다를 거라는 것을 알면서도 의도적으로 그 사람을 기용하고 반대의견에 귀 기울일 줄 알았으며 모든 상황을 정확히 파악하고 각종정보를 수집하고 현장 방문하여 대단한 열정과 추진력으로 일을 함으로써 전쟁을 승리로 이끌어 갈 수 있었다.
우리는 보여지는 것만 보아서는 안된다. 철저하게 계산하고 보여주기 위해 꾸며진 히틀러식 카리스마에 속아서는 안 된다는 말이다. 우리는 보여지지 않는 것도 볼 줄 아는 눈을 가져야 하며 가짜 지도자를 가려낼 수 있어야 한다.
위대한 지도자는 모든 국민들에게 동일시 할 수 있는 비전을 제시할 수 있어야 하며 어떤 역경에도 굴하지 않고 비전을 지킬 수 있어야 한다.
요즘처럼 불확실성과 급변의 사회에 필요한 리더십은 과연 무엇일까?
한국의 현실은 2차 세계대전 때의 모습과 크게 다르지 않다. 대외적으로 강대국들 사이에 끼여 제 목소리를 잃어버리고 내 땅 내역사도 제대로 지키지 못하고 있으며, 대내적으로는 청년 실업은 늘어만 가고 가정경제는 추락하고 있는 실정이다.
적지 않은 사람들이 이런 위기의 원인을 지도자의 리더십에서 찾으려고 하며 과거 강력한 지도자에 대한 향수를 가지고 있다.
그러나 현대국가에서 강력한 지도자의 통제 받지 않는 강력한 권력이 끝까지 성공한 적이 없다.
이런 시대에 맞는 리더십은 과연 어떤 것일까? 민주적 리더십일까, 아니면 카리스마적 리더십일까? 우리는 흔히 말한다.
위대한 지도자는 도덕성을 갖춘 야망, 카리스마, 대중의 영감을 불러일으킬 수 있는 능력, 참모를 적절하게 활용하는 능력, 반대의견에도 귀 기울일 수 있는, 초심으로 돌아갈 수 있는 겸손함을 갖춘 사람이라고. 아무리 대단한 카리스마와 영감을 주는 능력을 갖춘 지도자라도 시대가 그를 맞을 준비가 되어 있지 않으면 잊혀진 존재가 된다고 했다.
과연 이 시대가 요구하는 지도자의 자질은 무엇일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