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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오시장 부산집 돼지국밥 …인생 희노애락 담긴 곳
영오 재래시장에는 50년 동안 오직 한길 인생을 걸어온 하기선 할머니의 돼지국밥집이 있다.
부산집으로 잘 알려진 이 곳은 장안에 소문이 자자하다. 이곳에 오면 사랑과 온정과 애환과 반가움이 함께 어우러져 있음을 볼 수 있다.
또 할머님의 넘치는 정까지 덤으로 맛볼 수 있다.
밤 세워 끓인 툭툭한 돼지뼈 국물에 갖은 양념을 넣어 끓여 한 덩이의 밥에 철철 넘치게 국물을 부어 엄지 손가락이 푹 담길 정도로 넘치는
사랑을 함께 해내놓는 국밥집에 오랜만에 만난 친정오라비의 손에 이끌려 와 한 서러움을 토해 내는 아낙 가엾은 누이동생 삶이 안타까워 마시는 막걸리 한 잔…
어렵디 어려운 바깥사돈 안사돈을 만나 서로의 자녀들 안부와 부탁을 논하고, 옆집에 사는 동무도 장터에서 만나니 반가워 막걸리 한 잔의 온정을 나누는 장터 사람들의 모습…
돼지국밥집 다 이그러져 가는 도저히 식당이라 볼 수 없는 판자집 속에는 모든 세상의 이치를 볼 수 있는 추억이 여기에 있다.
해가 저물라치면 연신 내일 참을 준비하기 위해 뒤뚱 뒤둥 걸어 나오시는 할머니의 손에는 펑튀기 한 봉지랑 건빵 한 봉지를 꼭 쥔 채 걸음을 재촉하신다.
이 모습은 우리 할머니의 검정고무신과 건빵 한 봉지의 추억을 느낄 수 있다.
한창 재래시장이 성황을 이룰 때는 5일장 하루에 막걸리 30말씩을 팔아 내셨다는 하기선 할머님.
그의 말씀 속에 난 할머니의 손에서 인생의 희노애락을 읽을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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