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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정한 명품교육은 군 전체 학생의 학력향상이다 VS 학력에만 치중하지 말아야 한다, 재능·기술교육 필요
고성군이 표방하고 나선 명품교육도시와 관 련해 논란이 식지 않고 있다. 성적지상주의를 부추긴다는 의견부터 학력만 중시하고 기능적 우수함은 천대한다는 등의 의견들이 쏟아지고 있다. 본지에서는 이러한 명품교육도시 건설에 대해 군민과 고성군의 의견을 들어봤다.
# 미국유학프로그램, 일부를 위한 특혜인가
군은 글로벌명품도시 조성을 위한 명품미국유학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현재 고등학교 3학년 학생 4명이 내년 미국 유학을 목표로 사전교육프로그램에 참여하고 있고, 고등학교 1~2학년 학생 41명이 미국 유학을 희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군은 유학을 계획하는 학생들을 위해 미국 내 커뮤니티 칼리지와 양해각서를 체결하고, 5천만원의 예산을 투입해 군내 학생들을 대상으로 영어구사능력 극대화프로그램, 유학컨설팅, 유학 소양교육 등을 진행하고 있다. 그러나 사업 초기부터 군수의 “유학에 실패해도 영어는 남지 않느냐”, “군수만 믿고 따라 오라”는 등의 무책임한 태도와 군에서 예시한 대학들과 군의 양해각서 미체결, 홍보 부족으로 인한 정보 미비 등으로 논란을 빚고 있는 상황이다.
특히 커뮤니티 칼리지에서 4년제 대학으로 편입하는 과정의 설명이 부족해 군민들은 군이 예시한 UC버클리, UCLA, UT오스틴 등의 미국 내 유명대학에 편입할 시 커뮤니티 칼리지에서의 성적을 비롯한 미국 내 절차를 따라야 함에도 불구하고, 군수의 추천서만으로 편입이 가능한 것으로 오해하는 상황이다. 이에 대해 본지에서 몇 차례 지적했음에도 군은 4년제 대학의 편입학에 대한 자세한 설명을 하지 않고 있다. 군민 이모씨는 “자세한 설명이 따르지 않는 미국 유학프로그램은 명품일 수 없다고 본다. 군민들에게 정확하고 자세한 설명을 하지 않는다면 그야말로 전시행정일 뿐”이라고 말했다.
또다른 이모씨는 “미국 유학프로그램에 너무 치우치다 보니 국내 명문대생들에게는 초기 장학금 외에 별 다른 혜택이 없다. 그렇다고 해서 미국 유학을 가는 학생들에게 특별한 혜택이 주어지는 것도 아니고, 단지 사전교육을 받는 것이 혜택이라면 유학원을 통해 가는 것과 과연 무슨 차이가 있는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특히 군 관계자의 “군이 입학 이후 진학 및 취업까지 관리하기는 힘들다”, “커뮤니티 칼리지로 유학을 가서 4년제 대학에 편입하는 아이들은 공부를 잘하는 학생일 것”이라는 말에 일각에서는 “유학을 주선만 해줄 뿐, 이런 무책임한 교육정책이 어디 있느냐”고 분개하고 있다. 이러한 지적들에 대해 군 관계자는 “미국유학프로그램을 희망하는 학생들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자신의 의지와 학부모의 동의가 관건이지, 성적과는 상관없다”며, “학생들의 학력향상을 위해 지난해부터 EBS수강을 위한 교재비 지원, 원어민 영어보조교사 지원, 인재스쿨 등을 추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 학력향상만이 명품교육은 아니다
일각에서는 “성적이 우수한 학생들만을 제대로 교육해 기르는 것이 명품 교육정책이냐”는 비난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군은 명문대 진학률을 높이기 위해 인재스쿨, SKY캠프, 명문대 팸투어 등 명문대생과의 멘토링을 통한 학력향상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그러나 이들 프로그램은 성적이 우수한 학생들을 대상으로 하고 있어, 형평성에 어긋난다는 지적이다. (사)고성군교육발전위원회에서 진행하는 장학사업 역시 저소득층자녀 지원을 제외하면 대학진학성적 우수자, 우수대학 입학자, 군내 고등학교 입학성적 우수자 등에 장학금 100만원을 지원하는 등 성적이 우수한 학생들에게 치우쳐있어 불만이 나오고 있다.
또한 고성군은 재능발굴을 위한 재능스쿨을 운영하고 특기·적성을 살리기 위한 개인별 맞춤형 방과후 프로그램 등을 지원하고 있다. 또한 글로벌 인재 육성을 위한 원어민 영어 보조교사를 지원하는 등 예술·언어방면의 지원을 펼치고는 있으나 사교육은 줄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최근 원어민교사의 영어수업이 활성화됐다고는 하나, 영어교육은 여전히 사교육에 의존하는 경향이 강하고, 공교육에 대한 불신이 사라지지 않는 상황이다. 군은 고성교육지원청과 협의해 학생들에게 악기를 하나씩 다룰 수 있는 음악교육, 독서교육, 체육교육 등을 실시하고 있다. 그러나 이 내용을 제외한 기술 관련 교육은 전무한 상황이다.
특히 경남항공고등학교 등 첨단산업기술을 배울 수 있는 교육기관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들을 위한 지원은 대회 등의 성적 우수자들에게만 그치고 있어, 우수한 기술을 익히기 위한 뒷받침이 부족하다는 지적도 함께 나오고 있다. 학부모 김모씨는 “명품교육이라는 것은 반드시 학력만을 의미하는 것이 아닌데 학생 개개인의 예술적 재능이나 기술적 측면은 무시한 채 학력 우수자들에게만 지원하고 있는 군의 교육정책은 어느 학부모에게나 불만을 살 수밖에 없다”며, 예술·기술적 재능을 키우는 것 역시 고려해야한다고 지적했다.
학부모 박모씨는 “고성군에서 예술적인 재능 및 과학, 기술적 재능으로 두각을 나타내는 학생들도 많은데 이들에 대한 지원은 전무한 상황이다. 군에서 말하는 명품교육이라는 것은 학력지상주의에 젖은 탁상공론으로 비춰질 뿐이라 과연 이것이 군내 우수 인재를 위한 것인지 의심스러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러한 의견에 대해 군 관계자는 “일부 성적 우수자들만 혜택을 받는다고 오해하는 미국 유학이나 인재스쿨, SKY캠프, 명문대 팸투어 등은 실제로 모든 사업이 신청자 위주로 이루어지고 있으며, 군에서 성적 우수자로 한정하지는 않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한 인재스쿨의 경우 지난해에는 성적우수자 위주로 진행됐으나 올해부터는 학교 자체의 특성을 감안해 예산 범위 내에서 학교별 인원만 배정, 통보 후 심화반과 과목별 수준반, 기본학습강화반 등으로 편성해 운영하고 있다고 밝혔다.
군 관계자는 “학력향상만이 명품교육이 아니라 학력향상 외에 여러 분야에 대한 교육시책을 추진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데는 적극 동의하며, 이를 위해 더욱 다양한 교육시책을 발굴,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또한 겨울방학기간을 이용해 예술, 체육 등 학생들의 숨은 재능을 발굴해 계발하는 프로그램을 추진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 평생교육의 이벤트화, 연계성 없다
군은 명품교육도시 건설을 위해 명품도시 평생교육 군민아카데미를 운영하고 있다. 이는 평생교육을 실현하겠다는 군의 의지로 비춰진다. 그러나 실상 고성아카데미나 글로벌 아카데미 등 군민 참여도가 높은 강연 프로그램의 경우 유명강사를 초청한 1회성 행사에 불과해 평생교육의 의미와 맞지 않다는 지적이다. 군민 안모씨는 “이벤트나 다를 바 없는 행사 한 번으로 군민들의 평생교육이 실현됐다고는 보지 않는다. 교육은 연계성이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지속적인 교육을 통해 군민들이 학습에 대한 만족감을 얻을 수 있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특히 올해 들어 진행된 고성아카데미와 글로벌고성아카데미 등에 초청된 강사들은 가수 현미, 방송인 이상용, 시인 고은, 영어교육전문가 이보영 등 저명한 인사였지만 모두 1회에 그친 강연이었다. 군민들을 대상으로 평생교육을 실현하기 위한 강연들이 단발 행사에 그치지 않고, 지속적으로 연계되는 프로그램의 진행으로 군민들이 결과물을 얻을 수 있는 교육이 더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또한 시니어, 여성, 서비스업, 관광가이드, 다문화가정 등 5개분야에 걸쳐 진행되는 맞춤형 평생교육 아카데미는 평생교육이라는 목적과 달리, 취업을 위한 교육으로 변질됐다는 지적이다. 이와 함께 보육교사와 베이비시터 양성, 수지침 등의 일자리창출 아카데미는 한정된 인원으로 진행되는 교육이기 때문에 다수의 군민들이 참여할 수 없어, 소수만을 위한 프로그램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군 관계자는 “평생교육을 위해 2천130만원의 예산을 투입해 기반 조성을 하고 있다. 평생교육이 이벤트성으로 진행됨에 따른 연계성 부족, 직능교육의 취업교육화 등의 군민 의견은 적극 수렴해 프로그램을 개발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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