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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노구의 시인은 세상을 노래하고 자연을 노래하는데 거리낌이 없다. 세상만사를 단 몇 줄의 글귀만으로 풀어내는 데는 이 노시인을 따라올 자가 없다. 한민족 염원인 통일까지도 그의 글에서는 섬세하게 한편으로는 강렬하게 그려진다.
김춘랑 시조시인이 여섯 번째 시조집인 ‘새 꽃바침 노래’를 선보였다. 1부부터 5부까지 그의 100여 작품을 실었다. 새 꽃바침 노래에서는 그의 이미 발표된 작품과 미발표작 단시조들을 고루 만날 수 있다. 그는 책머리에서 “음악은 해석하지 않고 듣는 예술이며, 문학은 논의하지 않고 읽어서 느끼는 예술이라기에 사족을 달지 않기로 했다”한다. 그렇다. 이것이 바로 그의 ‘시세계’인 것이다.
언젠가 김열규 교수는 김춘랑 시인을 두고 ‘불의 혀’라 했다. 그의 기개와 열정은 20대 못지 않다. 80이 가까운 노구를 이끌고도 그는 통일을 염원하고, 자연을 노래하며 세상사를 논한다.
어찌 보면 그를 대표하는 연작일 임진강 쑤꾹새 중 ‘애타는 밤-임진강 쑤꾹새·27’에서 그는 임진강을 사이에 두고 대치하고 있는 남북의 아픔을 애달프게 노래한다. ‘허허한 저 바다의 끝간 그 어디쯤에 / 떴다가 또 잠기는 그대는 섬이어라 / 만날 날 기약 없으니 애타누나 나의 밤은’. 그는 임진강가의 쑤꾹새다. 쑤꾹새는 온종일 북녘을 바라보며 울음을 토한다. 그의 시조집을 놓고 이우걸 시인은 “오래 외우고 있던 동시를 다시 읽는 기분이다. 무리 없는 음보, 가볍지 않은 주제가 조화를 이루고 있다”고 했다.
이상옥 시인은 “이 시대의 가장 절실한 배달민족의 염원인 통일에 대한 집단의식구조를 표상함으로써 이 시대의 전위에 선 시인임을 실감케 했다”고도 말했다. 김춘랑은 민족을 노래하는 이다. 통일을 염원하고, 세상의 바른 길을 말하는 시인이다. 그의 작품집에서는 그런 그를 낱낱이 볼 수 있다. 그의 존재가 한국문단의 큰 힘인 이유 그리고 그 원천이 그의 ‘새 꽃바침 노래’에 고스란히 담겨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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