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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꿈치 부상 등으로 임의탈퇴 후 3년여만에 선발등판 2006년 삼성 경기 이후 5년만의 승리, 개인통산 2승째
“눈물이 날 것 같았습니다. 승리투 의 요건을 채우는 순간 저 스스로가 대견했습니다.”
6년 전 무려 5억원의 계약금을 받으며 데뷔한 거물유망주에서 온갖 시련을 견뎌 드디어 데뷔 첫 선발승이라는 값진 열매를 맛본 두산 베어스의 투수 서동환.
서동환은 지난달 31일, SK와의 원정경기에서 선발 등판했다. 3년 1개월여 만에 오른 1군 마운드였다. 5이닝동안 70개의 공을 던지며 1피 홈런 탈삼진 3개 사사구 2개 1실점으로 승리투수에 올라섰다. 개인통산 2승째다. “2008년 임의 탈퇴 후 많은 것을 느꼈습니다. 고교시절의 버릇을 버리지 못하다가 주변인으로 맴돌면서 나 스스로를 전부 뜯어 바꾸자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경남고에서 2학년 때 전학한 신일고 3학년 시절 서동환은 단연 최대어였다. 1차지명 대상자가 아니던 서동환은 150㎞를 훌쩍 넘기는 직구로 스카우터들의 시선을 사로잡았다.
두산이 그를 놓칠 리가 만무했다. 팀 내 역사상 3위인 5억원의 계약금과 함께 두산에 입단했지만, 2005년 첫 경기부터 부진한 모습으로 정재훈에게 기회를 내주다가 고질적 제구 불안과 두 번의 팔꿈치 인대 수술로 결국 2008년, 좌절을 맛봐야 했다.
재활에만 1년 걸린다는 의사의 소견이 나왔다. 2009년 8월 임의탈퇴가 해제됐지만 의욕이 앞서 무리하게 던졌던 것이 화근이 돼 팔꿈치 통증이 재발했다. 야구인생이 끝날 수도 있는 절체절명의 순간이었다.
이를 악물고 재활에 매달린 끝에 3년을 넘겨 돌아와 SK전 선발로 마운드에 선 서동환은 비 때문에 19분이나 경기가 중단되면서 노게임으로 선언될까 봐 불안에 떨었다. 팔꿈치 수술 후유증 때문에 직구 최고 구속이 144㎞에 그쳤지만 두산 베어스는 5-1로 SK를 이겼다. 2006년 4월, 삼성과의 경기 이후 5년 1개월 만에 승리를 맛본 것이다.
“저 혼자만의 힘으로 이룰 수 없는 일입니다. 무엇보다 동료들과의 호흡이 1차 조건이었지요. 멀리 부산에서 언제나 응원해주시는 부모님과 저를 다시 일어서게 한 힘이 돼준 주변의 모든 분들께 감사합니다.”
해마다 봄이면 표가 없어 못 본다는 프로야구의 숱한 팀들과 선수들 중 서동환이 유일한 고성사람이다. 그의 원적이 고성 삼산면 병산리라는 것을 아는 고성사람은 몇 되지 않는다. 부모님은 이미 고성을 떠나 부산에 새로운 둥지를 틀었지만 큰아버지를 비롯한 친인척들은 아직도 고성에 거주하고 있다. 어쩌면 곧 사직구장에서는 부산갈매기 대신 ‘고성갈매기 서동환’이 울려 퍼질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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