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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성군 역사와 문화의 산실, 고성문화원. 도충홍 문화원장은 잊혀져 가는 고자미동국의 역사와 고성의 화를 살려내기 위해 오늘도 동분서주하고 있다.
#문화는 나라발전의 근간
“우리 문화원 회원이 700여명입니다. 다른 지역에 비해 꽤 활성화된 문화원이지요. 사람이 재산입니다. 우리 회원들이 힘을 모은다면 고자미동국의 유구한 역사를 더욱 깊이 연구할 수 있을 것이고, 그것은 곧 우리 고성 문화의 비약적인 발전을 가져올 것입니다.” 1969년 고성군청을 시작으로 경남도청, 고성부군수, 남해부군수, 하동부군수를 차례로 거친 31년의 공직생활동안 단 한 건의 징계도 받지 않은 도충홍 원장.
대통령표창만 두 번에, 국민근정포장 등의 화려한 수상경력이 그의 청렴한 성품과 성실한 성격을 말해준다. 지난해 가을 8대 고성문화원장으로 선임된 도 원장은 세세하게는 문화원에서 진행하는 문화학교의 내실화, 나아가 고성문화의 전반적 고증 및 발전에 대한 계획과 포부가 크다.
도충홍 원장은 산업화와 함께 도시화로 인해 획일적 문화가 만들어졌다고 풀이한다. 그 때문에 다문화가정 등의 증가로 급격한 사회적 변화가 찾아오면서 지역문화를 선도할 단체나 기관의 필요성이 더욱 크게 대두되고 있다는 것이 도 원장의 의견이다.
“먹고 살기 어려웠던 시절에야 문화가 다 무슨 소용이었겠습니까. 그러나 지금은 시대가 다릅니다. 문화는 나라발전의 근간입니다. 문화의 발전을 위해서는 문화원은 물론 지자체와 군민들의 관심과 복원 및 발전의 노력이 반드시 병행돼야 할 것입니다. 그래야만 지역문화가 더 다채로워질 겁니다.”
#문화 발전, 군민 관심이 우선
“문화적 정체성을 바로 세워야 합니다. 고성만의 문화, 고자미동국의 역사가 있지 않습니까. 역사와 문화를 고증하는 것은 문화원입니다만, 그것을 발전시키는 것은 군민입니다.” 도충홍 원장은 군민과 상생하는 문화원으로 거듭나기 위해 선임 당시부터 ‘공개적이고 투명한 운영’을 제일 먼저 약속했다. 오랜 공직생활 동안 몸에 배인 습관인 탓도 있을 것이고, 오랜 기간 고성의 문화에 깊숙이 관여하며 생긴 사명감 탓일 수도 있겠다. 군민이 만드는 문화를 위해 지역주민들이 참여해야만 운영되는 문화학교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한학자는 물론 인간무형문화재, 시조명인, 서예명인들이 강의하는 한학, 서예, 민요, 시조, 한시, 농악 등 전통문화는 물론이고 댄스스포츠나 통기타 연주 등 다양한 강좌의 운영으로, 군민들이 직접 참여할 기회가 늘었다. 몇몇 인기강좌는 꽤나 기다려야하는 경우도 있다니, 이만하면 군민들의 관심도 높아졌다고 봐야겠다.
문화원 내에서 운영하는 프로그램뿐만 아니다. 소가야풍물단은 올 가을 전국대회 참가를 위해 비지땀을 흘리고 있다. 또 고려시대의 문신이자 예·초서의 명필로 조맹부와 쌍벽을 이뤘다는 행촌 이암 선생의 이름을 딴 ‘제1회 전국행촌서예대전’도 초여름께 열린다. 문화원봉사단과 국악분과의 봉사도 쉬지 않고 이어진다.
향토사연구소는 어떤가. 임진왜란 당시 고성에서 의병을 일으켜 숱한 공을 세웠다는 최강 장군의 전적지인 전남 완도 기리포해역 탐방을 비롯해 군내의 유적 답사가 줄을 서있다. 고성의 역사를 바로 알리기 위해 군비 지원을 받아 준비 중인 지역명사록은 70% 정도의 진척을 보이고 있어 올 연말쯤에는 발간이 가능하다 한다. 또 고성지와 철성지의 한자번역이 진행 중이라 곧 한글판으로 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고성군 역사를 바로 세우다
“문화원의 역할은 향토문화를 연구하고 전통예절을 지키고, 지역 고유의 문화를 개발하는 것입니다. 때문에 문화원은 절차탁마하며 고성 문화 발전의 선봉장이 될 것입니다.”
도충홍 회장은 일정 연령층만이 참여하는 문화원이 아닌, 전 연령층을 아우르는 문화원으로 거듭나기 위해 ‘함께 즐기는 문화’를 만들고자 한다. 도 원장은 젊은이들이 참여할 수 있는 문화를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저녁시간을 활용한 기타강습은 그 출발점이다. 예산만 충분하다면 남해군처럼 큰 공연장을 만들어 저명인사들을 초청해 문화강연도 하고, 통영국제음악제에 버금가는 문화공연도 시작해보고 싶지만 현실적인 문제들이 많아 아직은 도 원장의 머릿속에만 있다.
문화원의 위상을 높이는 것도 도충홍 원장이 계획한 일 중 하나다. 그래서 모든 사업은 이사회를 통한 상세토론 후 진행하고 있다. 다행히 지역문화원의 재정상태를 고려해, 정부나 지방자치단체 등에서 문화원에 예산을 지원해야한다는 규정인 문화진흥법의 개정으로 문화원의 내실화가 기대된다.
고성군의 역사를 바로 세우는 것. 그것을 사명으로 여기는 도충홍 원장은 우선 고서들을 수집할 계획이다. 군민이 5만6천명이고 출향인이 30만명이니 어림잡아 40만명의 군민이 가정이나 종중에서 보유하고 있는 문집, 고서들을 수집하는 것이 첫 번째 목표다. 내년부터 읍면별로, 문중별로 수집을 시작하고 운영위원회를 구성할 계획이다.
고성의 역사가 고스란히 담긴 고서들이 훼손되기라도 하면 고성군의 역사가 사라지지 않을까 생각하니 아찔하다는 도충홍 원장. 그는 훗날 문화원의 역할에 대해 군민이 직접 평가할 때 열린 문화원, 투명한 문화원 그리고 진실한 문화원이라는 평을 받았으면, 싶다. 그의 눈에 투영되는 바람, 반드시 이루어지리라 기대해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