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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북유럽의 하늘아래서 -폴란드·핀란드·스웨덴·노르웨이 연수기-①


이갑영(국제화재단상임이사) 기자 / 입력 : 2006년 02월 22일
ⓒ 고성신문

 이갑영(국제화재단상임이사)


 


그들의 역사 속에서 우리의 아픔을 보았으며, 그들의 미래를 위한 발돋음 속에서 우리의 희망을 볼 수 있었다.


 


. 글을 시작하며


2005년을 마무리하는 시점에서 동북유럽 4개국 연수과정은 우리 방문단 일행에게 많은 감동과 충격을 주기에 충분했다고 생각한다. 지정학(地政學)적 위치 때문에 역사적으로 기사회생(起死回生)을 거듭하며 새로운 도약의 토대를 구축하고 있는 폴란드, 또한 같은 인접 국가이면서도 지배와 피지배의 역학관계 속에서 독립과 공존의 지혜를 터득해온 스칸디나비아 3국의 역사는 우리 한국에게도 동질감(同質感)과 하나의 반면교사(反面敎師)로서의 교훈을 던져주고 있다는 점에서 이번 연수가 주는 의미가 크다고 하겠다.


 


우리는 이 연수를 통하여 약육강식(弱肉强食)은 동물세계에서 뿐만 아니라 국제관계 속에서도 냉혹하게 존재하며, 약소국이 강대국의 틈바구니에서 자립자존하기 위해서는 어떻게 대비를 하며 균형을 유지해야 하는가에 대한 방향을 제시하고 있음을 느낄 수 있었다. 


 


특히 폴란드의 경우 123년 동안 나라 이름까지 소멸되는 치욕의 역사와 제2차 대전 전후를 통하여 나치즘 독재의 형언할 수 없는 만행으로 인한 희생은 우리 일행의 가슴을 몇 번이고 쓸어 내리게 한다. 


 


도대체 인간의 도덕성의 한계는 어디까지 인가.  왜 국가라는 울타리가 소중하며 그 방호벽이 무너졌을 때 약자의 갈 곳이 어디인가.  아울러 피침(被侵)의 역사를 1,000여 회나 당해온 우리 역사와 비교할 때 무엇이 다른가. 등등에 대한 물음을 끝없이 던져주고 있다.


 


또한 「복지의 천국」이라 할 수 있는 스칸디나비아 3국의 생존 원리와 상호협동의 지혜는 세계 인류가 나아가야 할 방향을 제시하고 있다는 점에서 시사하는 바가 적지 않다. 


 


대국이 아니면서도 천혜의 자원을 이용해 가며 세계 최고의 살기 좋은 쾌적한 나라, 강자보다 약자를 더 많이 배려하는 나라, 그래서 노인과 어린이, 여성이 존중되고 시민의 권리가 옴부즈만 제도 등을 통하여 여과 없이 반영되는 이 나라에서 우리는 배울 것이 너무도 많다. 


 


. 다시 태어나는 동·북구의 우등생들


 


1. 폴란드에서


① 지정학적 운명 : 폴란드는 중동부유럽의 대평원 지역에 위치하고 있으며 주변 7개국(동쪽으로는 러시아, 벨로루시아, 우크라이나, 리투아니아, 남쪽으로는 체고, 슬로바키아, 서쪽으로는 독일)과 북쪽의 발틱해를 접하고 있다. 


 


역사적으로 강대국인 독일(프러시아), 러시아, 오스트리아 등은 전략적으로 폴란드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이를 선점하기 위한 노력을 전개해 옴에 따라 이 나라의 운명은 항상 바람 앞의 등불과 같았다. 


 


이 나라가 국가로 형성되기 시작한 것은 966년이었으며 중세기에는 크라크푸(구 수도)를 중심으로 전성기를 이루었다. 


 


그러나 수도를 16세기말에 바르샤바로 옮긴 이후 18세기부터는 열강의 쟁탈전이 시작, 1772년부터 프러시아, 러시아, 오지리 등에 의한 분할 통치로 이어지더니 1795 3차 분할 시에는 국명조차 소멸되어 123년 동안 세계지도에서 사라지는 비운을 맞다가 1918 11월 독립을 성취하게 된다.


 


 그러나 1939년 제2차 세계대전을 주도한 히틀러에 의해 또다시 강점되어 철저하게 유린되었으며 1945년 연합국의 일원으로 승리한 소련정부의 영향으로 공산정권이 수립 지속되어 오다가 1989년 비로서 자유민주 정권이 탄생되어 오늘에 이르게 된다.


 


② 약소국의 한()과 절망(絶望)


바르샤바의 유대인 추모비와 아우슈비츠 수용소의 현장은 국가라는 울타리가 얼마나 소중하며 왜 나라가 존재해야 하는지를 웅변적으로 설명해 주고 있다. 


 


히틀러가 중심이 된 나치즘의 만행 흔적의 하나로 유대인의 수용소는 유럽 여러 곳에 산재해 있지만 이곳은 250~400만 명이 대량 학살된 현장이며 현재는 박물관으로 활용하고 있다. 


 


히틀러의 등장으로 제2차 세계대전이 발발하자 폴란드는 그 첫 번째 희생양이 되어 1940~1945년에 걸쳐 유럽전역의 거주하고 있는 유대인 학살 음모계획을 수립, 그 대표적인 수용소의 위치를 이곳 아우슈비츠로 선정하였는데 그 이유는 지리적으로 유럽의 중심에 있기 때문이라고 한다. 


 


 이 마수에서 벗어난 곳은 오직 섬나라인 영국의 유대인이었으며 멀리는 노르웨이 오슬로까지도 그 대상 범위에 속했다고 한다. 


 


처음에는 유럽 전역의 유대인들에 대한 공습령이 내리자 이들이 피신할 것을 우려, 아우슈비츠가 안전지대라고 속여 자발적으로 집결을 유도하는 공고문을 게시하여 1인당 25㎏의 필수품만 지참, 안심하고 모집에 응하게 하는 등 치밀한 계획을 세웠으나 나중에는 강제적으로 색출 검거하여 이송 수감 시켰다고 한다.


 


수용소에는 유대인뿐만 아니라 폴란드 정치범, 소련군 포로, 집시족 등도 포함되었으며 일단 수용된 사람들은 소지품을 압수한 후 노동이 가능한 남자를 제외하고는 노약자나 여성은 목욕을 시키고 가스실로 직행, 학살하여 화장시켰다고 한다. 


 


수용소 입구에 독일어로 “ARBEIT MACHT FREI(노동이 자유를 만든다.)”라고 씌어진 아치형의 정문을 들어선 수용자들은 지옥을 방불케 하는 짐승보다 못한 생활을 하였다. 


 


시멘트 바닥 위에 짚을 깔고, 칸막이도 없는 화장실의 변기를 남녀공용으로 사용케 함으로써 유태인들의 자존심을 무너뜨리고 식사도 스푼 없이 하루 세끼의 죽을 입으로 마시게 하여 영양실조로 아사자(餓死者)가 속출하였다고 한다.


 


75㎏의 몸무게였던 성인이 25㎏으로 줄어 뼈만 앙상한 그들을 보면서 이곳은 분명 사람세상이 아니라 지옥임을 확인할 수 있었다. 


 


그런데 이러한 와중에서도 「앞잡이」의 방이 눈길을 끈다.  같은 수용자의 처지이면서도 편안한 침실과 좋은 식사제공 등의 특별대접을 받았다고 한다.


 


그들은 몽둥이를 마구 휘두르며 관리자보다 더 잔혹하게 처신하였는데. 그 앞잡이들은 종전 후 체포되어 죽을 때 다음과 같이 변명을 하였다고 한다. 


 


“자신이 살기 위해서는 그렇게 할 수 밖에 없었다.”고, 엄격한 통제하에서 수용자들의 노동력은 제2수용소를 건립하는데 이용되었다고 하는데 지하 감옥의 체벌이나 총살의 현장은 너무나 끔직하다. 


 


영화 빠삐욘의 암실 같은 감방에서 순교한 꼴베르 신부는 성인(聖人)으로 추대되었으며 최근 별세한 폴란드 출신의 교황 요한 바오르 2세가 이 방을 참배하였다고 한다.


 


또한 우리의 눈을 당황하게 하는 것은 무참하게 죽어간 그들의 유품을 쌓아 놓은 현장이다. 


 


그들이 지참하고 있던 필수품들……., 가방, 안경, 구두, 브러시, 장애인들의 의족과 의수, 특히 큰 방에 가득 쌓인 금발, 은발의 머리카락, 이 머리카락으로 직물까지 짜서 군수용으로 사용했다니 더 이상 할 말이 없다. 


 


그리고 천진난만하게 죽음의 가스실로 걸어가는 3명의 아이들 사진……. 이들은 무엇 때문에 이곳에 왔으며, 왜 그렇게 죽어가야만 하는가.  인간이 하느님께 지은 원죄(原罪) 때문인가.  그것을 전쟁이라는 이름으로, 아니면 독재자의 이름으로 응징하려 함인가.  인류 역사는 이를 증명이라도 하듯 반복해 왔으니 그 대리인을 통해 깨닫는 지혜가 있어야 할 줄로 믿는다. 


 


생각컨대, 우리 인류는 인간의 존엄성을 깨달을 때까지 하느님의 시험은 계속될 것이라 믿는다.      <계속>

이갑영(국제화재단상임이사) 기자 / 입력 : 2006년 02월 22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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