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 고성신문 | |
대부분의 사람들이 눈물나게 아팠던 값진 과거사를 잃어버리는 일이 허다하다. 배 고팠던 일, 배움에 굶주렸던 일, 모진학대와 시련을 겪었던 일들이 하나로 응집되어 오늘의 반석에 발전된 나의 존재를 있게 한 값진 모체임을 잊어서는 내일의 나를 기약할 수 없는 것이다. 이것은 진리며 역사발전의 대도다. 국가발전도 개인과 같은 맥락이다. 그 나라의 역사는 국민의 뿌리요 정신이며, 그 민족의 살아온 삶의 전체를 기록으로 남긴 것이다. 삶이란 의식주의 생활속에 노동과 철학, 과학과 예술, 문화와 문명, 자연과 우주의 총체적 섭리가 포괄적으로 내재되어 있다. 뒷사람들은 앞사람들의 삶의 거울을 통하여 오늘의 삶을 수놓고 보다 행복한 내일의 삶을 설계하는 창이 바로 역사다. 이렇게 중차대한 역사과목이 고교 필수교과에서 제외되고 교육과정 자체가 다만 대학을 가기 위한 방편으로 전락해 버린 참혹한 현실에서 성장하는 이 나라 청소년들에게 역사의 기본지식과 역사 사고의 능력 향상 및 역사발전에 이바지 할 수있는 태도와 가치관을 어떻게 길러줄 것인지 근심이 앞선다. 나는 교단에서 역사를 가르친 사람으로 교과서의 부족한 내용을 보완키 위해 독도 대마도 간도 등의 저서를 남겨 청소년은 물론 국민 모두에게 잃어버린 국토회복에 일익이 되어 달라고 호소한 지 오래다. 오랫동안 우리가 역사를 등한 시 하고 있을 때 세계 각국은 그들 나름대로의 정체성을 찾기 위해 역사교육을 강화하고 있다.
특히 중국은 우리와 접해있는 동북아공영으로 우리영토와 문화를 침탈하고 있으며, 일본 역시 독도영유권과 임나일본부의 주장을 강화하고 있다. 고성의 송학동고분군의 사실이 이들을 증명하고 있다. 요즈음 공교육의 부진 등으로 자신의 신원(身元:근원)을 잃어가는 청소년들에게 전통과 삶의 핵심이 들어있는 제나라 역사를 등한 시 한다는 것은 나라의 파멸을 자초하는 길이 된다. 뿐만 아니고 나라를 이끌고 있는 공직자들의 임용시험에서조차 역사를 빼어버렸으니 그들에게 국가관과 애국관 세계관을 바랄수 있겠는가. 우리고성에도 깨어있는 사람들이 역사교육의 재조명운동이 각종 방법으로 전개되고 있는 줄로 안다. 필자는 며칠전에 3.1운동 92주년을 맞아 암울한 일제치하에서 독립을 위해 분연히 일어섰던 선현의 애국 정신을 계승하자고 고성신문에 칼럼을 썼다. 과연 몇이나 보았는지 의문이다.
통계에 의하면 우리나라 초등학생 10명 중 5명이 매년 3.1절이 왜 공휴일인지를 모르고 있다고 한다. 그 요인은 국회나 정부, 특히 이 나라 교육부의 정신나간 교육정책과 나아가 부모나 선생님들이 독립정신의 의미를 가르치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 대대적인 독립기념일에 국기게양 집들이 다섯 집 중 하나꼴이라는 사실도 망각의 늪이다. 3.1운동의 거족적이고 비폭력 독립의거가 제국주의 식민정책에 신음하던 중국과 인도 등의 각국에 영향을 주었다는 역사교훈을 생각할 때 망각의 늪은 너무나 큰 유감이다. TV방영에 고등학교 학생들에게 한국전쟁이 어느 나라와의 전쟁이었느냐고 물은 즉, 100명 중 20%는 모른다고 답했고, 대학생을 상대한 질문의 답은 남북전쟁인데 남한이 먼저 북침을 했기에 일어 났다고 답한자가 많은 숫자라고 적고 있다. 이런 결과를 볼 때 국사를 등한 시 한 미래를 약속 받을 수 있겠는가. 오늘의 조국은 선현의 나라 위한 피와 정신의 결정체인데 역사의 뿌리를 잊어서는 안될 것이다.
이 나라 지도자들은 보통사람들보다 국가관이 나을것 같은데 불행히도 그 대답은 왜곡된 역사내용으로 국민을 오도하는 부정적 자세로 대한다. 현재 동해상의 독도에 대한 한국의 역사적 영유권을 강화하는 13개의 법안이 국회에서 방치되고 있는데 일본이 도발의 끈을 늦추자 우리의 국회의원들도 독도자체의 중요성을 잊고 있는 현실이며 대마도 영유권 문제도 일회용으로 보고 있다. 10여년간 특히 현정부의 역사의식은 한심하다 못해 한없이 비참하다. 2년전에 대통령의 최고위보좌관은 친일파를 비호하고 대륙침략의 식민통치 기지를 만든 그들의 제국정책이 한국의 근대화에 기여했다고 식언함으로써 식민통치 자체를 옹호하는 발언까지 했다. 스스로 실용주의 노선을 걷고 있다는 현정부 역시 언제나 미래가 중요하다고 한다.
그러나 과거없는 현실에서 반석위에 발전된 조국을 세운다는 것은 사상의 누각과 같다. 역사는 언제나 원인과 경과, 결과 및 의의, 가치관을 동반하기에 개인과 국가발전에 큰 영향을 주는 것이다. 앞에서 언급한 바와 같이 정작 깨어있어야 할 지도자가 정신적 지주인 역사의 중요성을 인식 못하여 정론을 국민들에게 정착시키지 못한 결과 갈갈이 찢어진 사상의 갈등속에 대중이 가야할 길을 찾지 못하고 있는 현실이다. 또한 역사교육속에 중요한 것은 내용이 제대로 된 역사를 가르치지 못하면 약이 아닌 독이 될 수 있다는 것을 명심하기 바란다. 역사 서술은 과거가 어둡다고 숨기거나 없는 것을 있다고 과장해서는 안된다. 역사교육은 치우침이 없이 엄격해야 하며, 그런 역사를 공부하므로써 우리 자신과 오늘의 현실을 객관적으로 바라보고 비판할 수 있는 힘을 가지게 된다. 역사는 죽은 과거가 아니라 현실에 살아 숨쉬고 있는 과거임을 잊지 말자. 역사가 없으면 개인이나 국가는 존재하지 않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