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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고성출신 기획행정위원회 소속 김대겸 의원입니다. 올해는 신기록 수립의 해인 것 같습니다. 눈이 와도 사상 처음이니, 100년만의 폭설이니 뭐니, 한파가 닥쳐도 사상 처음이니 어쩌니 합니다. 지난 1월 27일 유엔 농업 식량기구인 FAO에서는 “한국 구제역 사태는 반세기 동안 그 유래를 찾아 볼 수 없을 정도”라고 했습니다. 소도 울고, 농민도 울고, 온 나라가 운다고 합니다. 정말 그렇습니다. 소독한다고 밤낮 주야로 설 명절도 없이 열심히, 정말 열심히 최선을 다 했지만 청정지역 우리 경남의 방역체계는 구멍이 뚫리고 말았습니다.
저는 우리 경남의 방역망에 구멍이 뚫렸다고 해서 그렇게 밤낮으로 수고하신 공무원을 나무라려고 하는 것이 절대로 아닙니다. 지난 석달 동안 구제역 방제에 참여하신 공무원 여러분 너무나 애쓰신 노고에 이 자리를 빌어 감사의 말씀을 드리려고 합니다.
아울러 구제역 방역업무에 참여하셨다가 유명을 달리하신 하동군 농업기술센터 고 임경택 특화산업계장님께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이렇게 현장에서는 전장을 방불케 하고 전투에 참여한 병사처럼 열심히 하고 있지만 정작 작전을 지시해야 할 야전사령부격인 우리 경상남도나 중앙정부에서는 어딘지 모르게 어설퍼 보이는 구석이 있습니다. 오죽 했으면 구제역 핑계로 미국산 소 전면개방을 위한 명분 축적과 논리를 만들어 내기 위해 대충, 대충 방제작업에 임한다고 하는 소리를 할까요?
믿지 않으려고 했는데 정부발표에 따르면, 번식용 젖소를 1천67두 정도 수입을 검토한다고 하고 분유 또한 3만톤 가량을 무관세로 수입한다고 하니 그것이 점차 현실화되어 가는 것 같기도 합니다. ‘가축전염병예방법’ 제4조에 의한 경상남도 가축방역협의회 구성 및 운영조례 제3조제3항에는 위원은 “축산 또는 수의학에 관한 학식과 경험이 풍부한 사람 중에서 도지사가 임명 또는 위촉한다.”라고 했는데 현실은 어떻습니까?
구성원들이 어떻게 구성되어 있습니까? 경상남도 각 시·군 축산과장들과 한우·양돈·축산육우협회 도 단위 회장과 도 축산진흥연구소장과 각 지소장들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구성원들의 면면을 보십시오. 축산에 관한 학식과 경험이 풍부한 사람들 인줄은 알겠으나, 수의학에 관한 학식과 경험이 풍부한 사람은 누구입니까?
각 시·군 축산과장으로 인원수만 채우려면 경상남도 가축방역협의회가 아니라 경상남도 시·군 축산과장 친목회라고 불러야 하는 것 아닙니까? 적어도 구성원의 반 정도 아니 1/3이라도 수의학 전문가로 구성되어야 이번과 같은 구제역 사태가 일어나도 도지사에게 조언이라도 할 수 있을 정도가 되는 것 아닙니까?
소독약이 20도 정도의 온도에 사용해야 하는 약제임에도 연방 얼음이 어는 도로에서 사용하면서 염화칼슘을 섞고 소독제의 배합률을 높여 농도를 진하게 하면 아무 문제가 없다고…. 어떤 약제는 세균성에 대한 소독약이라 바이러스인 구제역에 약효가 있는지 없는지 조차도 모르는 소독약제를 사용해도 어느 누가 알아야 면장을 하죠?
도대체 이분들 누가 언제 임명했습니까? 임명했으면 임기는 언제까지입니까? 이런 사항들은 공개되어 있어야 하는 것 아닙니까? 현실이 이러하니 지난해 11월 30일에 개최한 경상남도 가축방역협의회 회의를 한 회의록을 요구했더니 회의록이 없다는 것입니다. 회의를 했는데, 왜 회의록이 없습니까?
공식적으로 다시 한번 더 묻습니다. 진짜 회의록이 없습니까? 심의한 내용이 없으면 없지, 의결한 안건이 없으면 없지, 왜 회의록이 없습니까? 2010년 11월 30일이 얼마나 중요한 날입니까? 바로 그 전날 11월 29일 안동에서 구제역이 양성으로 판정나고 축산업계가 비상이 걸린 날이 바로 이 날입니다.
우리도의 가축방역협의회는 이날 회의록도 없는 회의를 한 번 한 후, 전국이 구제역이 창궐하여 난리법석이 일어나도, 또한 도내 김해나 양산에서 구제역이 발생하여 발등에 불이 떨어져도 회의 한번 한적도 없는 이름만 있고 실적은 없는 유명무실한 경상남도 가축방역협의회입니다.
지금 항간에는 구제역 바이러스는 감기 바이러스와 같은 것이라서 봄이 되면 가만히 있어도 사라질 것이라고 하는 말들이 떠돕니다. 그렇게 자신이 있으면 손놓고 그렇게 하십시오. 우리나라보다 훨씬 위도가 아래에 있는 대만은 4월달에도 구제역 발생이 있었지 않았습니까?
지난 1997년 대만에서는 구제역 대재앙으로 18만명이라는 실업자 양산과 돼지 385만두가 살처분돼 41조 이상의 어마어마한 경제적 피해를 입었으며, 영국도 2001년도에 15만의 농민이 일자리를 잃고 실업자로 전락하는 한편으로 600만두의 돼지를 살처분하여 11조원의 피해액을 발표한 적이 있습니다.
규모면에서 거의 배가 되는 영국의 피해액이 왜 상대적으로 적느냐 하면 영국은 생매장 대신 소각처리 방식으로 처리했기 때문에 2차 환경오염의 문제가 없었기 때문입니다. 우리나라의 피해액도 앞으로 천문학적 규모로 급증할 전망입니다. 정부는 현재까지 살처분 보상과 구제역 백신비용 등으로 3조원 정도의 피해가 발생했다고 밝히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는 이제 서서히 우리에게도 다가오는 2차 환경재앙 비용 등을 전혀 고려하지 않은 것으로, 환경재앙 예방비 등을 투입할 경우 그 액수는 눈덩이처럼 급증할 전망입니다.
우리는 대만이나 영국 이 두 나라의 사태를 타산지석으로 삼아 씨 가축이 없어서, 이어지는 가축의 가격폭등, 지금 서서히 나타나고 있는 유제품가격의 폭등, 실업자가 되어버린 축산 종사자의 실업 문제, 앞으로 얼마나 더 쏟아 부어야 할지 모르는 2차 환경오염 문제 등등….
이처럼 축산농가에 미치는 손실뿐만 아니라, 축산품의 가격상승, 수질오염 등 우리의 경제와 환경에 막대한 악영향을 끼치고 있는 구제역 재발방지와 환경오염 방지를 위한 새로운 대책을 제시할 것을 촉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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