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5일 보건복지부 의·사상자 심사위원회에서 의사자로 선정된 천찬호씨 유족들에게 지급된 보상금 전액(1억원)을 고인의 모교인 고성고등학교에 장학금 으로 기탁해 고귀한 희생이 또 다른 꽃을 피우게 됐다. 고인의 아버지 천상렬씨는 “어려서부터 봉사정신이 투철하고 남을 돕기 좋아했던 찬호도, 깊이 사랑하고 자랑스럽게 생각했던 모교인 고성고등학교와 후배들을 위하여 기탁하는 것을 기쁘게 생각할 것이어서 기꺼운 마음으로 가족들이 뜻을 모았다”면서 “형편이 어렵고 우수한 학생들이 학업에 전념하여 학교 발전에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다. 그것이 곧 찬호를 영원히 사랑하는 길이 아니겠느냐?”며 마음을 털어 놓았다.
기탁금은 학교법인 명의로 금융기관에 영구적으로 유치하여 매년 4명의 우수한 학생에게 연간 100만원씩 장학금으로 지급하게 된다. 이에 앞서 천씨의 직장이었던 (주)한라건설은 고인의 선행을 기리기 위해 고성고교에 ‘한라건설 천찬호 장학금’으로 연간 300만원씩 10년간 신입생에게 지급하기로 한 바 있다.
고교시절 학생회장을 역임할 정도로 리더십이 강하고 모범적이었던 천찬호씨는 빗길 고속도로 교통사고 현장에서 2차 사고방지를 위해 스스로 가던 길을 멈추고 수신호를 하면서 구조활동을 돕다 마주 오던 승용차에 치여 안타깝게 숨졌다.
당시 교통사고 직후 수많은 차량이 사고현장을 무심코 지나쳤으나 이를 목격한 천씨는 망설임 없이 차에서 내려 사고 당사자를 돕던 중 불의의 사고를 당한 것이다. 천씨의 살신성인의 숭고한 희생정신을 기려 사회의 귀감으로 삼고자 보건복지부 의·사상자 심사위원회에서 의사자(義死者)로 선정하고 보상금을 지급하게 된 것이다.
한편 고성고교 측은 의롭게 숨진 천찬호(고성고 33회)씨의 선행과 봉사정신을 후배들이 기리고 본받도록 하고자 추모 식수를 했던 터에 ‘의사자 천찬호 추모비’를 건립하여 그 정신을 길이 남길 예정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