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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설명) 故 천찬호씨의 아버지 천상렬씨가 지난 27일 보건복지부로부터 의사자 증서를 받은 후 본사를 방문, 아들의 의로운 죽음이 결코 헛되지 않도록 할 것이라며 고성고에 아들의 이름을 딴 장학재단을 설립할 것이라는 계획을 전했다.
지난 7월 호남고속도로 순천 20.8㎞지점에서 사고수습을 돕다가 안타깝게 생을 달리 한 천찬호(작은 사진)씨가 의사자로 선정됐다.<본지 2010년 7월 30일자 12면 보도> 보건복지부 의·사상자 심사위원회는 지나 15일, 천씨를 의사자로 선정하고 27일 의사자 증서를 전달했다. 故 천찬호씨는 7월 12일 새벽 2시 45분경, 갑작스러운 멧돼지의 출몰로 발생한 교통사고 현장에서 사고수습을 하다가 변을 당했다.
사고 당일 고속도로는 안개가 자욱해 한치 앞도 분간하기 힘들어, 천씨는 더 이상의 사고를 막기 위해 위험을 무릅쓰고 갓길에서 수신호를 보내던 중 달려오는 트럭에 치여 목숨을 잃었다. 천찬호씨는 고성읍 송학리 천상렬씨의 1남2녀 중 독자로, 타인을 돕는 습관이 몸에 배인 성실한 청년이었다. 천씨가 졸업한 고성고등학교의 교사들은 천씨를 “예의 바르고 적극적이며 항상 남을 돕는 선한 학생”으로 회상한다
고성고등학교를 33회로 졸업하고 동국대학교 건축학과를 졸업한 후 한라건설에서 근무하던 꿈 많고 열정 많은 모범청년이었다. 천씨가 근무하던 한라건설 측은 이런 천씨의 의로움을 기리고 천씨의 선행이 후배들에게도 이어지길 바라며 지난 7월 30일 천씨의 모교인 고성고를 방문, ‘천찬호장학금’을 지원키로 했다.
‘천찬호장학금’은 두 명의 학생에게 각각 150만원씩 연 300만원이 10년간 지원된다. ‘천찬호장학금’은 천씨의 선행을 길이 기리기 위해 마련된 만큼 학업성적 우수학생보다는 선행학생에게 지급될 예정이며, 내년 첫 지급 때는 한라건설 정무현 사장이 직접 고성고를 찾아와 전달하게 된다. 고성고등학교에는 천씨의 살신성인을 기리기 위해 추모비를 건립하고 추모식수를 하는 등 천찬호씨의 희생정신을 후배들에게 전하고 있다. 이번 의사자 선정 소식에 군민들은 “젊은 나이에 생을 마감해 안타깝지만 그 희생정신은 길이 남아서 각박한 세상의 한 줄기 희망이 될 것”이라며, 자신의 욕심만 채우기 급급한 요즘 세상에 경종을 울린 천씨의 죽음을 애도했다.
천찬호씨는 이번 의사자 선정으로 일정금액의 보상금이 지급되며, 유가족들의 요청이 있을 시 화장한 유골은 국립묘지에 안치할 수 있게 된다. 한편 아버지 천상렬씨는 지난 27일 의사자 증서를 받고 본사를 방문해 “비록 짧은 생이지만 의롭게 살다간 아들의 죽음을 이제 더 이상 슬퍼하지 않을 것”이라며 “보상금 중 일부 금액으로 고성고에 아들의 이름으로 된 장학재단을 만드는 것이 내가 할 일이다”라고 말했다.
그는 또 “아들의 목숨과 바꾼 보상금을 어찌 부모가 앉아서 쓸 수 있겠느냐”며 조금이라도 더 보람된 일에 사용하는 것이 남아있는 가족들의 도리라고 했다. 이날 그는 어려운 이웃을 위해 써 달라며 성금 100만원을 본사에 기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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