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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왕의 딸이 앓아 누웠다. 토끼의 간을 먹으면 낫는다 했다. 별주부 거북이가 나서 토끼를 데려온다 했더라나. 육지로 나온 별주부가 감언이설로 토끼를 꾀어 왕 앞에 대령했으나 간을 햇볕에 널어 말리는 중이라며 넘치는 재치로 배가 갈릴 위기를 넘긴다. 구토설화를 제재로 한 토끼전 이야기다. 이렇듯 토끼는 흔히 지혜롭고 꾀가 많은 동물로 묘사되곤 한다. 순수하고 순결하며 평화로운 이미지 덕에 우리 조상들은 토끼를 이상향의 동물로 여겼다. 민화에서는 흔히 해를 발이 셋 달린 까마귀, 삼족오로 표현하고 달은 토끼로 표현하곤 한다. 달을 보며 풍류를 즐기고, 시 한 수 멋들어지게 읊던 그 시절에는 달에 사는 토끼가 이상향이 아니었을까.
토끼띠는 묘(卯)의 넉넉하고 푸근한 양기를 받아 원만한 기품, 자애로운 정을 지니고 있다. 그래서 토끼해에 태어난 사람은 다른 이들에게 호감을 얻고, 느긋하며 온화한 기질의 소유자라고들 한다.
토끼가 이상향이라서일까. 어진 성품의 토끼띠들은 이상주의자들이 많다. 또 심미적인 성격 덕에 예술가들이 많은 띠도 토끼띠다. 토끼띠는 내성적이지만 완벽주의자에 가깝고, 판단력이 뛰어나 학자의 기질을 많이 갖고 있기도 해 뭇사람들로부터 존경과 신임을 받는다. 조용하고 성실해 보이는 성격의 이면에는 의지가 강하고 자신감이 넘치는 면이 있기도 하다. 신묘년인 2011년의 경우에는 음기가 강해서인지, 여느 해보다 여성의 지위가 상승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여성기업가나 여성정치인이 인기를 얻는 한 해가 될 것으로 보는 이들이 많다고 한다.
여성 뿐이랴. 2011년 한 해는 노력하는 모든 이들이 토끼가 방아를 찧는 달에까지 그 행운과 행복, 사랑과 건강이 넘치게 될 것이다. 토끼는 이상향의 동물이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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