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성에 대한 수많은 격언들이 보여주듯 주부는 가정의 꽃이자 기둥이다. 하지만 근대화과정에서 주부에 대한 존경이 편협하고 악착스러운 이미지로 축소되어간 느낌이 없지 않다.
아줌마는 경상도 방언으로는 ‘아지매’라고 한다. 이 아지매들은 '왈순아지매'나 아침 출근길 라디오 방송의 ‘자갈치 아지매’처럼 구수하고 걸쭉한 사투리에 악착스럽고 바지런하다가도 능청스럽기까지하다. 어느 집에 숟가락이 몇 개가 있는지 누가 누구와 바람을 피웠다더라하는 ‘카더라방송’의 유력한 소식통이 되기도 한다.
여담이지만 예전에 새시장에서 본 일이다. 촌에서 나물과 채소를 키워서 장에 갖다 파는 할머니가 소쿠리에 나물을 담아 놓고 있었다. 이 때 어떤 중년부인이 팔짱을 끼고 발로 나물이 담긴 양동이를 툭툭 차면서 얼마냐고 묻는 것이다.
또 어머님이 흉내를 잘 내시던 이야기 하나를 소개한다. 땔감나무 시장이 서는 윗시장에서의 일이다. 옷을 잘 입고 비싼 반지를 낀 부인이 나무 장수에게 ‘아이구 머리야! 나무 장사 나무장사 나무 한 짐 얼마요’하며 짐짓 반지 낀 손으로 몇 번이나 자기의 이마를 짚더라는 것이다. 어떤 경우엔 거만하고 도도하게 처신해야 할 때가 있지만 나물파는 할머니나 나무 장수를 상대로 그런다면 교양이 없는 무뢰한의 처사라 아니할수 없다. 이제 사회의 불의와 부조리에 맞서 참다운 주권을 실현하는 도도함과 세련됨을 보여야 할 때이다.
근대화시대의 숨가쁘고 난잡한 시기를 지나 품격을 갖춘 여성상을 선보여야 한다. 이제 아지매 정신으로 적극적이고 당당한 시대를 열어가자. 아지매는 아름답고 지적이고 매력적인 여성을 의미하는 줄임말이다. 첫째 아름다운 여성이 경쟁력이 있다.
이미자의 ‘아씨’를 비롯 수많은 트로트에 담긴 인고의 세월을 지내면서도 꺽이지 않는 북방정서를 그리워하는건 왜 일까. 살면서 고생을 아니하고 살수는 없다. 고개를 넘어야 평지가 나오는 법이다. 가난하고 힘든자에게 휘두르는 도도함이 아니라 위기를 이겨내겠다는 강인함, 모진 세월 잘 헤치고 나서 바라보는 석양처럼 외모와 함께 마음의 아름다움을 갖추어야 한다.
둘째, 지성, 지식을 갖추어야 한다. 누구도 배운 사람을 이길 수는 없다. 오늘날 서구의 CEO들을 보면 마치 심리학자나 철학자 같다. 링컨은 ‘자기 얼굴에 책임을 져야 한다’는 말을 남겼지만 이는 남녀를 불문하고 해당되는 말이다. 두꺼운 책을 읽어야 지식이 있다고 말할수 없다. 지식을 갖춘다는 것은 사회를, 세상을 알기 위해서이다. 신문이나 수필집을 읽으면서 세상과 호흡을 같이하는 것이 얼마나 가슴 벅찬 일인가.
셋째, 매력이 있어야 한다. ‘꿈’이 없는 여성은 생기를 잃는다. 이율곡, 박세리, 김연아의 뒤에는 어머니의 꿈이 있었다. 집안을 내보란듯이 일으켜 세우겠다는 독기가 있었다. 자신을 위해 투자하지 못하면 성공도 없다. 하루 10분 동안 조용한 시간에 백지를 들고 빈 밥상 앞에 앉는다. 남편의 빈 지갑을 채울 방법, 가족의 역사나 수필을 쓸수도 있을 것이다.
발전을 위한 업그레이드를 원한다면 ‘멘토’를 만들어라. 멘토는 ‘귀인’이다. 또한 스스로 귀인이 되어 도움이 필요한 사람을 도와라. 이제 한국의 전통적인 여성상에 힐러리 클린턴, 칼리 피오리나같은 아름답고 지적이고 활력과 매력을 갖춘 ‘아지매 정신’을 실천하자. 언젠가 ‘아지매 콘테스트’가 열리게 되지 않을까.
고성여성아카데미는 새로운 지식과 교양을, 지역사회에 헌신하고 봉사하는 여성상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들이 지역사회의 귀감이 되어 차상위계층을 보살피고 다문화가정과의 사회통합을 이루며 사회적 기업, 사회적 일자리 창출에 앞장서 고성 지역의 활력의 원천이 되기를 소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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